'실탄 확보' 에이치엔티, 차입인수 지배구조 바뀌나 유증·CB 발행 300억 유입, 최대주주 주담대 리스크 여전
박창현 기자공개 2019-09-23 08:12:20
이 기사는 2019년 09월 20일 13:2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이치엔티 새주인이 인수 과정에서 계획한 자금 조달 거래를 모두 성사시켰다. 300억원의 신규 자금이 들어오면서 자율주행 신사업 추진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무자본 M&A' 논란을 일으켰던 주식 담보 대출 중심의 차입 인수금융 구조는 여전하다. 주가 하락 등으로 담보권이 실행될 경우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사업 진행 및 경영권 유지를 위해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에이치엔티는 최근 300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확보했다. 한국전자 컨소시엄이 경영권을 인수한 후 예고했던 3건의 자금조달 거래가 모두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먼저 지난 달 초 1회차, 2회차 전환사채(CB) 발행 거래가 완료됐다. 에이치엔티밸류펀드 1호, 2호가 투자자로 나섰고 각각 100억원 씩, 총 200억원을 투자했다. 이어 100억원 규모의 유증 거래도 순조롭게 끝났다.
에이치엔티가 총 300억원의 실탄을 마련하면서 신사업 추진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전자 컨소시엄은 에이치엔티를 인수하면서 자율주행 분야를 신성장 동력을 삼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3D 정밀지도 시스템 구축과 △자율주행 센서 개발 △자율주행 시범지구 구축 등 자율주행 관련 사업 14개를 새롭게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경영진도 완전히 물갈이 했다. IT와 기계 공학 전문가들이 대거 경영진으로 합류했다. 캐나다 부총리를 지낸 장 샤레(Jean Charest)와 티에리 모린(Thierry Morin Valeo) 전 발레오(Valeo) 회장도 이사진에 합류했다. 투자 재원이 확보된 만큼 신규 M&A 등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가 시작될 것으로 점쳐진다.
속도를 내고 있는 사업 분야와 달리 차입 인수금융에 의존한 대주주 지배구조는 변동이 없는 상태다. 한국전자는 180억원에 달하는 에이치엔티 인수 대금을 모두 외부에서 빌려 마련한 탓에 무자본 M&A 꼬리표가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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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한국전자는 에이치엔티 보유 주식 300만주(17.5%)를 모두 담보로 맡기고 대출을 받았다. 차입 금액은 180억원으로, 한국전자가 에이치엔티 경영권 지분을 사면서 지불했던 투자금과 정확히 일치한다. 채권자는 '주식회사 일이'다. 한국전자가 담보제공 종료일까지 채무 상환을 이행하지 못하면 담보 주식이 모두 채권자 측에 넘어간다. 물론 최대주주 지위도 잃게 된다.
결과적으로 한국전자는 취득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서 M&A 투자금을 모두 충당했다. 자기자본 없이 매매 대상 주식을 맡기고 빚을 내 거래를 성사시키는 '무자본 M&A'가 이뤄진 셈이다. 무자본 M&A는 그 자체로 불법은 아니지만 무리한 외부 차입으로 시세조정 등의 자본시장법을 위반할 가능성이 높아 투자자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에도 한국전자 측은 주식 담보 대출 계약 기간을 연장했다. 당초 지난달로 종료될 예정이었던 대출 계약은 올 11월 말까지로 연장된 상태다.
불안정한 지배구조는 향후 신사업 확장과 추가 자금조달 과정에서 상당한 제약 요인이 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주가 하락 시 담보권 실행으로 최대주주가 변경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시장의 잠재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더라도 기관투자자들이 섣불리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없는 이유다.
한국전자와 에이치엔티 역시 이 같은 약점을 알고 기관 투자자 측에 우호 세력 구축과 최대주주 자금 출처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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