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에스디플렉스 15년 투자로 얻은 것은 듀폰과의 합작, 50% 지분 보유…제품 시너지 크지 않고 대표이사 배출만
김슬기 기자공개 2019-09-24 08:18:06
[편집자주]
대기업-중소기업 간 상생 모델이 중요해지고 있다. 기술 개발 과정에서 대기업과 협력사간 공동 연구를 하고 안정적인 공급 체인을 만드는 것은 양측이 윈윈할 수 있는 모델이다. 더 나아가 대기업들이 협력사 지분에 투자를 하면서 관계를 더 공고하게 하는 모델까지 나오고 있다. 대기업들이 협력사 지분에 투자한 사례를 통해 상생 모델의 성적표를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9월 23일 15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SDI의 관계기업 중에는 에스디플렉스(SD Flex)라는 곳이 있다. 국내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관계기업 중 삼성디스플레이나 삼성경제연구소를 제외하면 에스디플렉스가 거의 유일한 관계사라고 볼 수 있다. 삼성SDI가 에스디플렉스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04년으로 15년 전으로 거슬러올라가야 한다.에스디플렉스는 2004년 듀폰(E.I. du Pont de Nemours and Company, Inc.)과의 합작으로 만들어진 회사다. 다만 합작을 결정한 기업은 옛 제일모직이다. 에스디플렉스는 플렉시블 인쇄회로기판(FPCB·Flexible Printed Circuit Board)에 들어가는 소재를 만드는 곳이지만 시장규모가 협소한 탓에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삼성SDI가 보유한 에스디플렉스의 장부가액은 105억원으로 나타났다. 삼성SDI가 보유한 에스디플렉스의 지분은 보통주 202만주로 전체 지분의 50%이다. 삼성SDI의 최초투자금인 78억3300만원에 비해서 34% 가량 증가한 것이다. 다만 과거 제일모직이 추가로 30억원 가량을 증자했기 때문에 실제론 투자 수익률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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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디플렉스는 2004년 9월 옛 제일모직과 듀폰이 각각 50%씩 지분출자를 통해 만들어졌다. 그해 제일모직과 듀폰은 각각 70억7000만원씩(141만4000주)을 출자해 141억4000만원의 자본금을 만들었다. 이듬해 추가적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각각 60만6000주를 추가적으로 취득했다. 각 회사 모두 30억3000만원을 추가로 투입했다. 결과적으로 제일모직과 듀폰은 에스디플렉스에 100억원 가량의 자금을 넣었다.
삼성SDI가 해당 지분을 처음으로 보유하게 된 시점은 제일모직이 해당 기업에 출자한지 10여년이 지난 2014년이었다. 삼성SDI가 2014년 7월 제일모직의 소재사업부문을 합병하면서 에스디플렉스 투자지분 역시 삼성SDI로 넘어오게 됐다. 2004년부터 2013년까지 제일모직 사업보고서 상의 최초투자금액은 70억7000만원으로 기재되어 있지만 삼성SDI 사업보고서에는 78억3300만원으로 공시됐다.
에스디플렉스의 합작은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에스디플렉스가 만드는 주력 상품은 'Pyralux(파이라룩스)'로 폴리이미드 필름 위에 구리를 얇게 접착시켜 회로를 형성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FPCB의 기본 소재가 되는 재료로 휴대폰이나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액정표시장치(LCD) 등에 들어간다.
에스디플렉스가 취급하는 제품이 한정적인데다가 관련 시장의 성장세가 크지 않아 실적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2004년 합자회사를 만든 뒤 실적을 보면 2005년 매출 28억원을 기록한 뒤 2006년 150억원으로 크게 성장했으나 이후 100억원 밑으로 매출이 떨어졌다. 2013년 225억원의 매출이 가장 컸고, 이후 100억원 안팎에서 매출이 일어났다. 또 2005년부터 2009년까지는 쭉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2010년부터는 10억원대의 이익을 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이 78억원이었고 3억원대의 영업손실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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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 시절 에스디플렉스 장부가액은 30억원대를 기록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장부가액은 32억8500만원이었다. 삼성SDI로 지분이 이전된 이후에는 다소 장부가액이 높아졌다. 2014년말에는 79억5000만원으로 책정됐고, 2015년말에는 85억5000만원, 2016년에는 89억7500만원으로 집계됐다. 2017년(93억4400만원), 2018년(93억2300만원)에는 90억원대로 평가됐다.
삼성SDI 관계자는 "현재 에스디플렉스와는 지분관계만 있다"고 밝혔다. 다만 관계사이기 때문에 에스디플렉스의 임원은 삼성SDI 출신이 가고 있다. 현재 에스디플렉스를 이끌고 있는 박승호 대표는 삼성SDI의 출신이며 전임 대표들 역시 옛 제일모직과 삼성SDI 출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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