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분석]리더스코스메틱 오너 2세 김진구, 17년만에 지배구조 '정점'M&A 통한 화장품 사업 '성공'…주가급락 아래 승계 완료, 절세효과도 '톡톡'
김선호 기자공개 2020-06-01 12:52:09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8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리더스코스메틱의 창업자 김판길 전 회장이 최근 주식 증여를 마무리함에 따라 장남 김진구 대표가 드디어 지배구조의 정점에 섰다. 김 대표가 수장 자리에 앉은 지 17년만이다.리더스코스메틱은 김 전 회장이 1984년 창업한 골판지 제조가공 판매업 ‘산성실업’에서부터 시작했다. 1987년 ㈜산성으로 법인전환 후에도 골판지 사업에만 집중해왔다. 2004년 김 대표가 수장 자리에 앉으면서 급속한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화장품 기업으로의 전환이 시작된 시점이다.
◇'골판지→화장품' 성공 신화 일등공신
김 대표는 김 전 회장과 다른 길을 걸었다. 골판지 사업만으로는 성장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화장품 시장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수장 자리에 앉은 그 다음해 2015년 의료·식품·화장품 제품을 개발하는 프로스테믹스 지분 50%를 인수하게 된 배경이다.
2006년 종속기업 프로스테믹스을 통해 리더스코스메틱 지분을 인수한 후 화장품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해나갔다. 2011년 프로스테믹스 자회사였던 리더스코스메틱과 흡수합병을 결정했다. 모회사가 손자회사를 흡수한 것이다.
리더스코스메틱과 흡수합병하며 골판지 사업이 주 사업 목적이었던 기존 산성앨엔에스는 화장품 기업으로 전환되기 시작했다. 2012년 화장품사업부 공장 설립(경기도 용인시), 2014년 스위스, 중국, 베트남, 미국에 자회사를 설립하며 화장품 사업을 확대해나갔다.
2016년에 골판지 사업부문을 분할 후 현 리더스코스메틱으로 상호를 변경하며 화장품 기업으로서 완전한 모습을 갖췄다. 현재 리더스코스메틱은 화장품 관련 사업을 진행하는 8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화장품 사업이 중국에서 호황을 누리며 리더스코스메틱은 2016년 연결기준 매출 1813억원을 올렸다. 김 대표가 수장 자리에 오른 2004년(211억원)과 비교하면 759% 증가한 수치다. 당시 총매출의 화장품 사업은 67.9%를 차지했다.
◇외부 악재로 인한 위기…주식증여 '적기' 활용
김 대표가 이러한 경영성과를 올리며 리더스코스메틱을 이끌고 있었으나 여전히 최대주주는 김 전 회장이었다. 경영권은 장남에게 넘겨줬으나 소유권만은 손에 쥐고 있었던 셈이다.
이 와중에 2017년 중국발 악재 사드보복으로 인해 직격타를 맞으며 리더스코스메틱의 적자경영이 시작됐다. 실제 리더스코스메틱의 영업적자는 2017년 3억원, 2018년 136억원, 지난해 278억원으로 늘어났다.
이러한 실적 악화는 리더스코스메틱 주가에 그대로 반영됐다. 2015년 12만4200원으로 최고 정점을 찍었던 주가는 그 뒤 하향 곡선을 그리며 최근 4000원 이하로 떨어졌다.
오너가에서는 이를 주식 증여의 적기로 활용했다. 사실상 김 전 회장이 보유했던 지분을 모두 다 자녀에게 증여함으로써 절세 효과를 누린 셈이다. 이를 통해 지분율이 기존 3.39%에서 14.28%로 상승한 김 대표는 최대주주에 올라설 수 있었다.
리더스코스메틱은 올해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연기됐지만 한·중 관계가 점차 회복됨에 따라 중국 마케팅을 강화해 화장품 실적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수장 자리에 앉은 지 17년 만에 소유권까지 거머쥐게 된 김 대표로서는 책임감이 어느 때보다도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위기 이후 김 대표가 새로운 경영성과를 이뤄낼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리더스코스메틱 관계자는 "화장품 시장을 예의주시하며 하반기 정도에 중국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그동안 중국 매출 저하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으나 코로나19가 지나고 나면 시장 여건이 변화하는 만큼 실적 제고에 대한 기대도 크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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