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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AI를 움직이는 사람들]AI로 게임 견고함 키운 이경종 실장④불필요한 수작업 획기적 단축…"초고품질 디지털 액터 개발" 포부

서하나 기자공개 2020-12-17 07:15:35

[편집자주]

인공지능(AI)과 인간이 공존하는 세상이 다가왔다. 얼마전만 해도 AI 투자는 직접 돈을 버는 것과 거리가 멀단 인식이 강했지만 어느덧 많은 산업에서 AI를 떼놓고는 미래를 이야기하기 어려울 정도다. 엔씨소프트는 2011년부터 전문 연구조직을 꾸려 AI 기술 개발에 매진해왔다. 현재는 전문 연구 인력만 200명에 이를 만큼 커졌다. 더벨이 NC AI 조직을 움직이는 사람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5일 0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산업계 최고 화두인 인공지능(AI)은 아직까지 '돈 못 버는 사업'이란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엔씨소프트는 인공지능을 효율적으로 사업화하는 데 일정 부분 성공했다. 엔씨는 게임 개발 전과정에 AI를 도입해 불필요한 수작업을 줄이고, 이전과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생성하고 있다.

이경종 실장(사진)은 엔씨의 AI 센터 중 게임 AI 연구·개발을 이끈다. 최고의 AI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용자에게 새로운 가치와 즐거움을 주겠단 포부로 지금 이 순간에도 게임 속 AI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게임 개발 과정은 수백억원의 돈과 수백명의 인력, 장기간의 시간이 투여되는 엄청난 작업이다. AI 기술을 통해 무수한 시행착오와 소요되는 시간, 비용을 단축할 수 있다면 이는 새로운 경쟁력이 될 것이다." 이 실장은 2017년 10월 엔씨 블로그에 이런 글을 남겼다.

3년이 지난 지금 그의 이런 믿음은 곳곳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나 게임 시장이 모바일 중심으로 개편되면서 개발 속도와 비용은 곧 경쟁력이 됐다.

엔씨의 게임 대다수는 화려한 고품질 그래픽이 상징이다. 이런 고품질 애니메이션 제작을 위해선 엄청난 수작업이 수반된다.

예를 들어 수많은 좀비가 뛰어가고 총에 맞는 장면을 만들기 위해선 어마어마한 수작업이 소요된다. 이 과정에 AI를 도입하면 기본 동작 모델링만으로 수많은 캐릭터 생성이 가능해진다. 개발자는 AI가 만들어낸 캐릭터에 리터칭 작업만 참여하면 된다.

이 실장은 이런 기획, 아트, 프로그래밍 등 게임 개발 전면에 있어 개발자의 지루한 수작업을 덜고, 창의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AI를 개발하고 있다. △딥러닝 기반 역운동학을 이용한 AI 기반 캐릭터 애니메이션 생성 기술 △딥러닝 기반 기존 애니메이션 제작 과정을 대폭 자동화한 기술 △딥러닝을 활용한 전통적인 애니메이션 제작 기술의 단점을 크게 보완한 기술 등은 이 실장의 대표 성과다.

개발팀과 긴밀한 협업도 게임 AI 랩의 특징이다. 예를 들어 개발팀이 고민하는 업무를 가져와 AI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지를 묻고, 게임 AI 랩은 이런 기술이 괜찮을 것 같다고 보여주는 식이다. 현업단의 고민이 AI 조직에 바로바로 전달되고 해결된다.

이 실장은 게임 제작 과정뿐 아니라 콘텐츠를 한층 풍부하게 만드는 AI 개발에도 성과를 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블레이드앤소울 내 AI 기반 게임 콘텐츠 '무한의 탑'이다. 무한의 탑은 사람 대신 AI를 상대로 대결을 펼칠 수 있는 콘텐츠로, 사람과 똑같은 스킬셋을 사용해 전투를 할 수 있는 플레이어 VS 플레이어(PvP) AI가 도입됐다.

엔씨소프트의 '블소 토너먼트 2018 월드챔피언십' 행사에서 무명의 고수로 소개된 AI와 프로게이머가 시합을 벌이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 엔씨소프트)

게임 AI 기술력은 엔씨의 게임을 한층 견고하게 만드는 데도 활용된다. 일반적으로 게임 내 등장하는 몬스터는 순서대로 혹은 조건부로 정해진 패턴을 보이지만, AI를 탑재하면 한층 세밀한 역할이 가능해진다.

리니지2M에 등장하는 여왕개미 보스는 각 혈맹들의 우세나 위기 상황에 따라 각 혈맹에 버프를 주거나 죽기 직전 플레이어에게 상태 이상 스킬을 거는 등 능동적으로 대처한다. 오르펜 보스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하는 AI처럼 플레이어의 상태를 실시간 데이터로 읽어 들여 행동 패턴을 정한다. 이를 통해 한층 실감 나고 전략적인 전투를 유도할 수 있다.

프로게이머와 AI 플레이어인 '비무 AI'간 대결, 딥러닝 기반의 게임 캐릭터 애니메이션 기술과 디지털 액터 기술 연구개발 등이 모두 이 실장의 손에서 탄생했다. 이 모든 성과엔 게임 업계 '최초'란 타이틀도 붙었다.

1978년생 이 실장은 고려대 전산학 학사 학위와 서울대 전기컴퓨터공학 석사(지능형 데이터 시스템 연구실) 학위를 받았다. 1998년 이씨오, 2007년 LG전자 MC연구소 선임 연구원으로 일하다 2011년 이재준·장정선 두 센터장의 제안으로 엔씨 AI 랩에 합류했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과 AI 업계에서 인지도가 높은 두 센터장에 대한 믿음이 합쳐진 결과였다. 2015년 엔씨 게임 AI 팀장, 2017년 게임 AI 실장에 올랐다.

이 실장이 이끄는 게임 AI 랩이 최근 집중 투자하는 분야는 AI 기반 캐릭터 애니메이션 기술이다. 엔씨는 초고품질 디지털 액터와 풍부하고 자연스러운 애니메이션 구현을 미래 게임의 핵심 경쟁 요소 중 하나라고 보고 있다. 이 실장은 이에 따라 AI를 활용해 기존 전통 방식의 단점을 개선하고 영화같은 몰입감을 줄 수 있는 게임을 구현하겠단 포부다.

이 실장은 정작 게임 AI가 사람을 완전히 대체하는 일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그는 "AI를 만들면서 사람이란 대단한 존재라고 느끼는데 사람에겐 무척 간단하고 쉬운 일도 AI에게 시키려면 정말 큰 노력이 들기 때문"이라며 "게임 AI가 사람의 창의적인 일까지 대체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어디까지나 사람을 돕는 방향의 AI 개발에 몰두 중이란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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