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금융 차기 리더는]임추위, 손병환 최종 낙점 "DT 임무 바통 적임자"'기획통' 디지털 역량 뛰어나…'2000억' DT 프로젝트 완주 기대
손현지 기자공개 2020-12-23 14:40:20
이 기사는 2020년 12월 22일 15: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최종 회장 후보로 손병환 농협은행장을 선임했다. 김광수 전 농협금융 회장이 추진하던 2000억원 규모의 거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하기 위한 포석이란 평가다. 그간의 진행상황을 잘 아는 내부 디지털 능력자를 선임해야 한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22일 농협금융 임추위는 추가 회의를 열고 숏리스트 후보들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진행했다. 당초 24일에 진행하기로 예정돼 있었지만 회장 공백기를 최소화 하는 차원에서 일정을 앞당겼다.
이날 임추위는 손 행장을 최종 후보로 지목한 뒤 이사회에 보고했다. 이후 농협금융은 곧바로 주주총회를 열어 선임을 마무리했다. 차기 회장의 임기는 내년 1월1일부터 2022년 12월31일까지 2년이다.
이날 면접에는 손 행장과 외부 후보 한 명 등 총 두 명의 후보가 참여했다. 임추위 위원(4인)은 만장일치로 손 행장의 손을 들어줬다.
손 행장은 앞서 11일 추렸던 롱리스트 후보들 중에서도 월등히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출신 후보 선임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과 디지털 역량을 갖춘 인재를 찾고 있었다는 점에서 특히 높은 점수를 받았다.
더불어 손 행장이 그동안 보여온 경영성과도 이번 회장 선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사회는 농협금융이 5대 금융지주 반열에 오른 만큼 실적 고공행진 기조를 이어나갈 인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손 행장은 경영 내실화와 미래 혁신을 위한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재무와 금융기획 업무를 두루 경험한 손 행장은 이력 면에서도 이사회가 바라는 차기 회장에 가장 근접한 인물이었다. 지난해 농협금융 글로벌전략안을 수립하며 기획업무에서도 강점을 드러냈다.
농협금융 이사회는 "손병환 후보는 오랜 기획통으로 뼛속까지 농협맨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그룹에 대한 애정과 함께 경영 의지도 강하다고 판단했고, 내부 직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손 행장은 농협금융의 핵심 과업 중 하나인 '디지털 경영' 역량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농협금융지주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프로젝트에 사활을 걸고 있다. 총 2000억원의 예산 중 농협은행에 400억원을 할당한 상태다. 2018년부터 보스턴컨설팅그룹(BCG)로부터 자문을 받아 비은행 경쟁력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손 행장이 올해부터 농협은행의 핸들을 쥔 뒤 디지털 성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그는 데이터사업부와 인공지능(AI) 전담조직을 신설해 농협은행의 디지털금융 경쟁력을 높였다.
농협금융 고위 관계자는 "손 행장은 과거 농협은행 스마트금융부장을 지내면서 디지털쪽 기예가 깊은 인물"이라며 "그룹 차원에서 DT프로젝트에 심혈을 기울여 생산성 향상을 꾀하고 있는 만큼 CEO로서 자격이 충분했다"는 평이다.
또 애자일(Agile) 경영을 본격화하며 셀 조직으로 전환했다. 셀은 실무 중심인 IT기업에 주로 취했던 방식이다. 최근 카카오뱅크 등 신규 출현한 인터넷은행이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맞춰 혁신을 기한 결정이다. 농협은행 특성상 주택담보대출이나 옴니채널 마케팅 분야에 신규고객 유입이 절실한 카드 분사를 내재하고 있어 활용도가 높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농협은행의 모바일뱅킹 앱 올원뱅크의 가입자 600만명 달성이 코앞이다. 또 비대면 개인종합자산관리(PFM) 서비스인 'NH자산+'도 대고객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 데이터 기반 사업을 강화하면서 데이터 상품 판매는 물론 컨설팅 비즈니스도 개시했다.
이번 인사에 손 행장이 영남권 인사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성희 농협중앙회장과의 지역적 연결고리 때문에 선임 과정에서 큰 부담이 없었다는 전언이다. 손 행장은 경남 진주 출신으로 대표적인 현직 영남권 인물로 분류된다. 경기도 출신인 이성희 회장이 영남권 조합원들의 지지를 통해 선출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은 인사가 단행됐다는 분석이다.
손 행장이 농협금융지주로 자리를 옮기면서 임추위는 이달 중으로 차기 농협은행장 선출 작업을 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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