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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사분석]㈜두산, 반년만의 공모채 재도전…재무개선 덕 볼까잇단 사업부 매각에 외형 축소 불가피…대규모 현금 유입 긍정적

김수정 기자공개 2021-05-21 13:49:19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0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이 올해 첫 공모채 수요예측을 나선다. 400억원 목표로 수요를 파악해 최대 800억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그룹 경영 개선안의 일환으로 주요 자산과 자체 사업을 매각하면서 포트폴리오가 축소되고 외형이 작아지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두산중공업 등 계열사 지원 부담도 신용도에 압박이 되고 있다.

최근 공모채 발행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긍정적인 결과를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두산은 자산·사업부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를 크게 개선하고 있는 데다 잔여 사업에서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는 점을 내세워 투심을 공략할 전망이다. 풍부한 회사채 시장 투심 속에서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의 도움도 예상된다.

◇연 4.10%~5.10%, 최대 800억 목표

㈜두산은 4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을 목표로 오는 24일 수요예측을 실시할 계획이다. 목표금액을 초과하는 주문이 들어올 경우 가산금리 수준을 감안해 최대 800억원까지 발행금액을 늘릴 방침이다.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 키움증권이 대표 주관사로서 발행을 총괄한다.

㈜두산이 공모채를 발행하는 건 작년 11월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지난해 마지막 발행 당시 ㈜두산은 2년물 1400억원 목표로 수요예측에 나섰지만 630억원 주문을 받는 데 그쳤다. KDB산업은행 이름을 걸고 대표 주관사단으로 합류한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가 미매각 물량을 대부분 인수한 덕분에 목표금액을 채웠다.

㈜두산은 이번 수요예측에서 희망 금리밴드로 연 4.10%~5.10%를 제시할 예정이다. 민간 채권평가사가 산출한 ㈜두산 개별민평과 BBB0 등급민평, 시장에서 유통되는 ㈜두산 회사채 가격, 채권시장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지난 17일 기준 ㈜두산 2년물 개별민평은 5.119%, BBB0 등급민평은 5.241%로 각각 집계됐다.

㈜두산은 1933년 설립된 두산 계열 최상위 지배회사다. 2009년 1월 사업 지주회사로 전환해 지주회사 역할과 함께 자체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자체 사업 포트폴리오는 전자기판, 산업차량, 정보통신 등으로 이뤄졌다. 올 1분기 말 기준 박정원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회사 지분 47.2%를 보유했다.

◇계열사 지원 부담 불구, 재무구조 개선 뚜렷

㈜두산은 이번 회사채에 대해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로부터 BBB0 등급과 '안정적' 전망을 받았다. 한국기업평가는 BBB0 등급에 '부정적' 전망을 부여했다. 관계사 지원 부담이 ㈜두산 신용도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핵심 계열사인 두산중공업의 경영실적과 재무안정성, 신인도 등은 ㈜두산의 신용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대규모 손실 누적으로 재무안정성이 저하되고 있다. 이에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를 위해 재무 개선안을 진행하는 중이다.

이와 함께 신용평가사들은 ㈜두산이 자체 사업 포트폴리오와 영업 기반이 축소되고 있는 점을 우려 요인으로 보고 있다. 다만 그럼에도 양호한 수익성과 재무구조를 유지할 것으로 평가했다.

㈜두산은 그룹 경영 개선안의 일환으로 주요 자산과 사업을 매각하고 있다. 지난 1월 모트롤 부문을 매각한 데 이어 오는 7월 산업차량 사업을 매각한다. 사업 다양성 약화와 외형 축소가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남은 사업에서 양호한 수익성을 유지할 여지는 충분하다. 전자부문은 경쟁력이 우수하고 정보통신 부문은 캡티브 수요가 받쳐준다.

사업 매각은 재무적으로 메리트를 안겨주고 있다. ㈜두산은 사업 매각을 통해 대규모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자체 재무안정성을 크게 개선하고 있다. 별도기준 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 비율은 작년 말 8.2배에 달했지만 올해 1분기 말 5.7배로 축소됐다. 산업차량 부문 매각 대금이 유입할 경우 4.5배 내외로 개선될 수 있다.


◇이전과 달라진 투심 기대

흔치 않은 비우량 등급 공모채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크다. ㈜두산은 BBB급 신용등급을 달고 공모채 시장을 찾는 몇 안 되는 발행사 중 한 곳이다. 최근 발행에선 번번이 순탄치 않은 과정을 거쳐 목표 금액을 마련했었다.

작년 마지막 발행 당시 SPV가 미매각 물량을 대부분 인수한 덕분에 목표금액을 조달할 수 있었다. 그보다 2개월 앞서 공모채 시장을 찾았을 때에는 코로나19 사태가 막 터지면서 비우량채 투자 수요가 자취를 감춘 탓에 미매각을 겪었다.

다만 이번에는 미매각이 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회사채 시장 수요 여건이 워낙 좋아 비우량채도 고금리 매력을 내세워 나오는 족족 완판되고 있다. 올 들어 공모채 2년물을 발행한 BBB0급 기업 대부분이 오버부킹을 달성하며 밴드 하단 금리에 증액 발행을 성사시켰다. 두산인프라코어와 한진칼, 한신공영 등이 대표적이다.

직전 발행 때처럼 SPV의 도움을 기대할 수도 있다. SPV는 당초 예정보다 유효기간이 늘어난 상태다. 한국은행은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하자 연초로 예정했던 SPV 운영 기간을 올 7월까지 6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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