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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B네트워크, 독립 9년만에 AUM 1조 명가 재건…원동력은 '베테랑 인력' [KTB네트워크 상장 도전기]③'36년 업력·13년차 대표' 신진호 부회장…27년 현장 경험 김창규 대표

이명관 기자공개 2021-07-08 07:12:13

[편집자주]

VC업계가 때아닌 호황기를 맞이하고 있다. 제2의 벤처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 같은 분위기에 편승해 기업공개에 나서는 VC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그 중 단연 눈에 띄는 곳은 1세대 VC인 KTB네트워크다. 더벨은 지난 30년 동안의 KTB네트워크 발자취를 따라가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2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B네트워크는 벤처캐피탈(VC)로 독립 후 한때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지금은 운용자산이 1조원을 넘는 우량 VC로 성장했다.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VC 중 AUM이 1조원을 넘긴 곳은 11곳에 불과하다.

KTB네트워크가 AUM 1조원 대열에 합류한 시기는 지난해다. 작년 말 기준 운용 중인 16개 벤처펀드를 합산한 AUM은 1조1245억원 수준이다. 2011년 창업투자회사로 재전환한지 9년 만에 운용자산을 대폭 늘리며 벤처캐피탈 명가(名家)로 다시 도약했다.

◇명가 재건 산증인 '13년차 대표이사' 신진호 부회장

명가 재건의 중심엔 KTB네트워크의 흥망성쇠를 함께한 신진호 부회장과 김창규 대표가 있다. 이들은 과거 KTB네트워크가 KTB투자증권으로부터 분할되기 이전부터 함께 해 왔고, 침체기때 다수의 심사역이 이탈했을 때도 함께 자리를 지킨 동지다.

'신·김' 양대 베테랑 심사역이 자리를 지킨 덕분에 KTB네트워크는 2011년부터 반전드라마를 쓸 수 있었다. KTB네트워크는 2008년 독립 후 펀딩을 하지 못했고, 3년간 암흑기를 보내야만 했다. 그러다 2011년 창업투자회사로 사실상 재출범했다. 생존을 위한 선택이었다. 기존 신기술금융 사업자로 영업활동을 더이상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창업투자회사로 닻을 올린 KTB네트워크는 3년의 암흑기를 털어내듯 빠르게 정책자금 중심으로 펀딩에 나섰다. 물론 쉽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정책금융공사로부터 선택을 받으며 재기의 신호탄을 쐈다. 위탁운용사로 선정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요소는 바로 사람이었다. 신·김 양대 베테랑 심사역의 존재가 3년 동안 신규 펀딩이 없었던 KTB네트워크를 선택한 이유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VC업계 관계자는 "당시 정책금융공사는 KTB네트워크의 오랜 경험과 트렉레코드(투자 실적)에 주목했다"며 "1세대 VC로 10년 이상 경력의 벤처캐피탈리스트 인력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신진호 부회장과 김창규 대표는 KTB네트워크 부활은 물론 대형 VC로 성장하는데 힘을 보탰다. 그렇게 신 부회장은 올해 3월 '부회장' 타이틀을 달았다. 김 대표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 공동대표자리에 올랐다. 그간의 노고를 인정받은 모양새였다.

신 부회장은 서울대학교 화학공학과 대학원을 나온 엔지니어다. 옛 현대전자(SK하이닉스)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그는 1985년부터 KTB네트워크에 몸담고 있다. 업력으로 보면 36년을 한 곳에 머무르고 있는 셈이다.

그가 KTB네트워크의 핸들을 잡기 시작한 시기는 2008년이다. 입사한 지 23년만이다. 당시 KTB투자증권으로 분리돼 독립한 KTB네트워크의 초대 대표를 맡았다. 힘겨운 시기였지만, 잘 버텨냈고 끝내 결실을 맺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는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두루 섭렵하며 활발하게 투자했다. 중국은 물론 미국 등 지역도 다양했다. 신 부회장의 투자전략은 '가치투자 원칙'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투자할 기업을 고를 때 최고경영자의(CEO)의 학력과 경력, 기업의 재무상태 뿐만 아니라 회사 경영진들의 관계, 사업의 지속가능성, 직원들 사이의 팀워크 등 가치적 요소들을 파악하는 데 공을 들이곤 한다. 그것이 지금의 KTB네트워크를 만들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고의 조력자 '김창규 대표'

신 부회장에게는 항상 최고의 조력자가 있었다. 바로 김창규 대표다. 김 대표는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경제학 석사를 거쳐 동남리스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KTB네트워크에 합류한 시기는 1994년이다. 김 대표는 올해로 27년차를 맞이하는 베테랑이 됐다.

그는 1994년 KTB네트워크의 전신인 한국종합기술금융에 합류했다. 이후 민영화로 KTB네트워크로 바뀐 뒤에도 꾸준히 자리를 지키며 벤처투자에 매진했다. 벤처캐피탈리스트로서 김 대표의 누적 투자금액은 2000억원에 이른다. 그는 IT벤처붐부터 버블이 꺼진 최악의 상황까지 직접 현장에서 겪으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이 과정에서 자신만의 노하우를 구축한 그는 산업군별로 나타나는 패러다임 변화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기반기술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커다란 파급효과가 나오고 이때 기존에 각광받지 못했던 기업이나 서비스들이 반등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같은 투자 노하우를 기반으로 김 대표는 벤처투자를 총괄하며 KTB네트워크의 명가 재건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KTB네트워크가 운용하는 주요 벤처펀드의 대표펀드매니저로 나서고 있다. 'KTBN 7호 벤처투자조합(약정총액 682억원)', 'KTBN 14호 벤처투자조합(53억원)', 'KTBN 16호 벤처투자조합(1950억원)' 등이다.

그의 대표작으로 첫 손가락으로 꼽히는 투자기업은 '배달의 민족'이다. 배달의 민족을 개발한 우아한 형제들이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에 5조원에 가까운 가격에 팔리면서 잭팟을 터트렸다. KTB네트워크는 투자 원금의 27배에 달하는 차익을 실현했다. KTB네트워크가 2014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투자한 금액은 22억6000만원 수준이지만 회수한 금액은 625억원 선이다.

KTB네트워크는 다른 VC들이 투자금 회수에 나설 때도 기존 보유 정책을 유지했다.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 장기 보유로 전략을 세운데 따른 조치였다.

김 대표 외에도 박선배 전무, 신태광 상무도 KTB네트워크에서만 15년 이상 몸담은 베테랑이다. 10년 이상 동거동락하며 호흡을 마추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안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정도 전무도 KTB네트워크의 재건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정 상무는 KTB네트워크 설립 이전 모회사에서 벤처투자와 관련한 각종 기획, 투자기업 기업공개(IPO), 부실 벤처자산 관리 등을 담당하며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2008년 신설된 KTB네트워크에 합류했다. 이후 빠른 시간 안에 자리를 잡는데 힘을 보탰다.

업계에서는 투자를 제외한 경영지원, 리스크관리, 준법감시인의 업무 등 창업투자회사의 모든 안살림을 도맡아 온 정 상무의 노고가 KTB네트워크의 조직문화를 이끄는 힘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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