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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3.0 리뉴얼]"글로벌사업은 새로운 '알파'…실패해도 과감한 도전"②조남훈 KB국민은행 글로벌사업그룹 대표(전무)

이장준 기자공개 2021-11-22 07:42:10

[편집자주]

금융사의 해외사업은 단순 본점지원 성격의 1.0, 현지화에 집중했던 2.0을 넘어 투자금융(IB)에 주력하는 3.0 시기를 걷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만난 '코로나19' 사태로 경험하지 못한 환경이 시작됐다. 금융사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언택트' 업무 정착에 주력했다. 올해는 이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리뉴얼'에 힘을 쏟은 시기다. 글로벌 각지에 진출한 금융사들은 1년 동안 어떤 변화를 맞이했는지, 또 어떤 전략을 준비 중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2일 13: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에서는 새로운 성장의 '알파(α)'를 찾기 어려워졌다. 5~10년 뒤에는 글로벌 사업이 KB금융그룹의 먹거리를 책임질 것이다."

조남훈 KB국민은행 글로벌사업그룹 대표(전무·사진)는 최근 더벨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국내에서 굳건히 '리딩뱅크' 지위를 이어온 KB국민은행은 이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후발주자이지만 그만큼 개척할 땅도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에게서 KB국민은행이 나아갈 전략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뱅커가 된 증권맨 "결과를 내려면 도전하라"

그는 '증권맨'으로 탄탄한 커리어를 쌓아왔다. 대학 졸업 직후 1994년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2017년까지 줄곧 증권사에 몸담았다. 2018년 KB금융지주를 거쳐 올해 처음 KB국민은행으로 적을 옮기며 뱅커로 거듭났다.

증권사에서는 영업력을 인정받았다. 대우증권 강남지역본부 팀장 시절 8개 지역본부 가운데 최하위에서 1등 지역본부로 끌어올리는 데 일조했다. RB(Retail Business)사업지원부 마케팅전략팀장으로 대고객 프로모션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역할도 맡았다.

2004년부터는 기획실 경영기획팀장·경영관리부장을 역임하며 기업 지배구조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사업계획과 성과관리, IR 등을 아우르는 업무도 그의 소관이었다. 당시 만든 트레이딩(Trading)사업부는 파생·채권 분야에서 획기적인 셋업으로 증권업계에서 선두적인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부문에서 역량을 키운 건 2011년 홍콩법인 이사 겸 아시아태평양(Asia Pacific) 본부 이사를 맡으면서다. 당시 홍콩법인 증자 관련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했다. 내실 있는 글로벌 진출 계획을 수립해 증권사 가운데 가장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현지법인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2012년 8월에는 런던법인장에 부임했다. 주식영업 관련 수익 외에 한국물 USD 표시채권 중개영업을 강화해 수익성을 강화했다. 이런 경력을 바탕으로 2014년에는 국제영업본부장까지 지냈다. 재임 중 경쟁사 대비 가장 높은 영업성과 개선 폭을 보였다.

능력을 인정받은 그는 2015년 KB금융 식구로 합류했다. 합병 전 KB투자증권 경영지원본부장이 돼 그룹 M&A 지원 업무, 인수 후 통합작업(PMI) 중 비즈니스 통합 업무를 수행했다.

이후 그는 소속만 달라졌을 뿐 줄곧 글로벌 부문을 이끌었다. 2017년에는 KB증권 글로벌사업본부장을 맡으며 이머징마켓 진출 전략을 담당했다. 이듬해부터는 KB지주에서 글로벌전략담당 상무를 맡다가 올해 초 KB국민은행 글로벌사업그룹 대표(전무)가 됐다.

증권사에 주로 몸담다 보니 은행에 와서는 특유의 보신주의를 타파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특히 결과를 만들어내는 일에 집중하자고 직원들에게 주문한다고 한다. 조 대표는 "실패하더라도 과감하게 도전하는 게 중요하다"며 "전략 보고서만 열심히 쓰지 말고 지금 하는 일이 재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결과물로 얘기하도록 강조한다"고 말했다.

실패했을 때 타격이 없는 사업은 성공해도 얻는 게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는 "디지털 시대에는 한 분야에서 특출난 하우스가 시장을 독식하는데 은행에서는 성공한 모델을 여기저기서 조금씩 가져와 실패하지 않으려는 문화가 있다"며 "'스텝 바이 스텝', '차근차근' 일을 하는 건 그럴듯해 보이지만 국내 은행들은 해외에서 그동안 한 번도 성공 다운 성공을 해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오랜 기간 업력을 쌓아온 외국계 은행들을 보면 치열하게 내부 토론을 거쳐 판관비 지출이나 리스크를 감내하고 시장에 진출했다"며 "비유를 하자면 전투를 하더라도 특공대 몇 명 보내는 게 아니라 최소한 연대급으로 내보낼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 허인 KB국민은행장 등 CEO도 조 전무의 생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는 "KB금융의 CEO들은 앞으로 5~10년 후 먹거리로서 글로벌 사업이 중요하다고 인식해 실무자들보다 훨씬 더 과감한 움직임을 주문한다"며 "오늘 투자했다고 내일 수익이 나는 사업은 아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그룹과 후배들을 위해 씨를 뿌려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지원한다"고 말했다.

◇프라삭 100% 지분 조기인수, 부코핀은행 정상화 '박차'

올 들어 KB국민은행의 가장 눈에 띄는 행보는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와 KB부코핀은행에 대한 추가 투자를 단행한 것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4월 프라삭의 지분 70%를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 본래 계획대로라면 내년 5~6월께 잔여지분 30%를 사들이려 했으나 이를 앞당겨 지난달 인수를 완료했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펀더멘털을 입증한 만큼 캄보디아 경제 회복과 함께 프라삭이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해서다.

조 대표는 "프라삭은 티켓 사이즈로 보면 현지 상업은행과 경쟁할 정도로 더 이상 소액금융으로 보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이익도 워낙 잘 내고 있어 기회가 될 때 인수를 안 할 이유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은 향후 2~3년간 준비를 거쳐 프라삭을 상업은행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지금보다 조달금리를 낮추면 경쟁력이 제고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동남아 비즈니스 확장의 전략적인 핵심 거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 담겼다.

동남아시아 진출의 또 다른 축을 담당하는 KB부코핀은행에도 추가 증자를 결의했다. KB국민은행은 2018년 7월 지분 22%를 취득하면서 2대 주주가 됐고 작년 9월에는 지분을 67%로 늘리며 최대 주주 지위와 경영권을 획득했다.

100여개의 인도네시아 상업은행 가운데 자산 규모 기준은 19위로 광범위한 현지 네트워크를 보유한 중형 은행이다. 8월 KB국민은행은 현재 지분율에 해당하는 4000억원 수준의 증자에 참여키로 했다. 이르면 이달 중 증자가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은 기존 부실자산을 정리하는 과정으로 경영 정상화를 위해 힘을 싣기로 했다.

조 전무는 "이미 이익을 많이 내는 회사로 프리미엄을 얹어서 인수를 한 프라삭과는 달리 부코핀은행은 부실 자산을 정리해 주는 대가로 장부가보다 할인된 가격에 인수한 만큼 정상화할 때까지 추가로 자본 투입이 불가피하다"며 "다행히 현재 이익 추이를 봤을 때는 처음 예상보다 정상화 시점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KB국민은행은 아시아 및 신흥시장에서 이들에 대한 인수 후 관리 작업에 집중하고 이른바 'MSME(Micro, Small & Medium Enterprise)' 대상 리테일 서비스 중심으로 규모를 확장할 계획이다. 더불어 베트남, 인도 등 이미 진출한 고성장 국가 내 타 지역 추가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미래 성장 잠재력이 높은 미 진출 권역에 대한 진출 가능성도 열어뒀다. 특히 EU·호주 등 선진시장 내 CIB·자본시장에 추가 진출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예정이다. 중동, 남미, 독립국가연합(CIS), 아프리카처럼 한국계 기업이 진출한 데 비해 금융기관 진출은 미흡한 곳도 염두에 두고 있다.

*출처=KB국민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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