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중견그룹]화천그룹 '경영 승계' 시계가 돌기 시작했다③권영열 회장, 화천기공 통해 그룹 지배…두 차례 증여, 장남 서서히 지배력 확대
황선중 기자공개 2022-02-07 09:04:49
[편집자주]
중견기업은 대한민국 산업의 척추다. 중소·벤처기업과 대기업을 잇는 허리이자 기업 성장의 표본이다. 중견기업의 경쟁력이 국가 산업의 혁신성과 성장성을 가늠하는 척도로 평가받는 이유다. 대외 불확실성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산업 생태계의 핵심 동력으로서 그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중견기업들을 면밀히 살펴보고, 각 그룹사들의 지속 가능성과 미래 성장 전략을 점검하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1월 28일 10: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화천그룹은 오너 2세인 권영열 회장이 지배하고 있다. 그는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화천기공의 대표이자 최대주주로서 안정적인 지배력을 선보이고 있다. 여타 계열사에 대한 지분 규모도 상당해 그룹 내 입지는 확고하다는 평가다. 다만 70대 중반 나이에 접어든 만큼 서서히 경영 전면에서 물러날 채비를 하는 모습이다. 특히 장남의 그룹 내 지배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다.권 회장은 그룹의 중추인 화천기공 지분 23.3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오너일가로 구성된 특수관계인을 모두 포함하면 48.78%에 달한다. 화천기공은 그룹 주요 계열사인 화천기계와 서암기계공업, 시리우스인베스트먼트의 최대주주로서, 실질적으로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권 회장은 여타 계열사 지분도 상당수 보유하고 있다. 그룹 재단인 서암문화재단에선 최대주주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화천기계(지분 2.31%)와 서암기계공업(14.21%)에선 2대주주 자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에프앤가이드 지분도 3.08% 들고 있다. 사실상 모든 계열사의 지분을 직접 보유하면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셈이다.
그룹 경영을 전면에서 이끄는 것도 눈에 띈다. 올해 만 75세인 권 회장은 화천기공과 화천기계에서 각각 각자대표를 맡고 있다. 지난해까지 서암기계공업 대표도 맡았다. 1979년 부친인 고(故) 권승관 명예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넘겨받은 이후 40년 넘게 경영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의 관심은 권 회장 중심의 지배구조가 언제까지 유지되느냐다. 일각에선 올해 서암기계공업 대표직을 내려놓았다는 점을 토대로 본격적인 경영승계가 임박했다는 관측을 제기한다. 권 회장은 그간 동생인 권영호 각자대표와 함께 서암기계공업을 이끌었지만, 지난 1일 권영호 대표의 아들인 권형록 이사에게 자리를 넘겼다. 형제경영에서 부자경영으로 전환한 것이다.
현재 가장 유력한 승계 대상은 권 회장의 장남인 권형석 화천기계 각자대표다. 1973년생인 권형석 대표는 2005년 화천기공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았다. 2016년부터는 권 회장과 함께 화천기계를 직접 경영하고 있으며, 이사회 의장직까지 맡고 있다. 화천기공에서는 마케팅 담당 사내이사로 근무 중이다.
권 대표는 지분 구조상으로도 그룹 내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화천기공에 대한 지분은 10.0%로 2대주주에 올라있다. 지분은 부친의 증여를 통해 확보했다. 권 회장은 지난 2019년 6월과 2020년 4월 두 차례에 걸쳐 약 16만8000주(7.63%)를 권 대표에게 물려줬다.
권 회장은 1946년 7월 광주광역시 태생이다. 1969년 2월 한양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이후 같은해 3월 화천기공에 입사했다. 자재구매부터 생산, 자금조달과 같은 실무 경험을 쌓은 끝에 1979년 부친으로부터 경영권을 이어받았다. 경영 외적으로는 한국공작기계공업협회 회장직,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직 등을 역임했다.
화천그룹 관계자는 "권 회장은 여전히 주요 경영상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있다"면서도 "자세한 경영승계 내용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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