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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 호실적, 일회성 이익 착시 효과? F&B 사업 철수 및 부동산 매각 영향…주주제안 의식해 '첫 배당'

김슬기 기자공개 2022-03-03 14:39:06

이 기사는 2022년 03월 02일 11: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M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일회성 이익으로 호실적을 기록했다. 1년새 당기순이익만 2000억원 가량 차이가 났다. 지난해 SM F&B 및 SM 스튜디오 매각 등으로 영업외이익이 발생했고 디어유 관계기업 재분류 등으로 인해 종속기업 처분 이익 등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SM엔터는 호실적에 힘입어 창사 이례 첫 배당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는 최근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의 주주제안을 의식한 행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2년 전 KB자산운용 역시 공개 주주서한을 보내는 등 기업가치 개선에 힘썼지만 큰 개선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결국 배당으로 잠시 주주 달래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평이다.

◇ 1년새 당기순손익 -803억→1234억원 '껑충'

지난해 SM엔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123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803억원 적자에서 2000억원 이상의 수익 개선이 있었던 것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7015억원, 영업이익은 685억원으로 각각 21%, 954% 늘었다.


순이익이 급증한 데에는 4분기 실적 덕이 컸다. 4분기에만 83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더했다. 영업이 아니라 자산 매각 등의 영향이 컸다. 우선 국내 외식 및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을 담당하는 에스엠에프앤비디벨롭먼트(SM F&B)를 청산하면서 보유자산을 매각, 272억원이 유입됐다.

2008년부터 시작된 SM F&B는 고질적인 적자사업으로 꼽혔다. 한식 레스토랑인 이테이블(e.table)로 시작했다. 2012년 크라제버거로 알려진 크라제인터네셔날과 합작, 에스엠크라제를 세웠지만 1년만에 청산했다. 2015년 코엑스 아티움에 SM타운을 오픈하며 'SUM카페' 운영을 시작했고 이듬해 복합 외식공간인 SMT서울을 오픈, 전 세계로 사업을 확장했다.

하지만 적자폭을 키우며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2019년 KB자산운용이 구조적인 적자 가능성을 문제 삼을 정도로 SM엔터 연결 기준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당시에는 정리하지 않았으나 지난해 SM엔터 최대주주인 이수만 총괄프로듀서가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면서 적자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또 SM엔터가 보유한 스튜디오를 매각하면서 200억원 가량 영업외이익이 반영됐다. SM엔터가 사옥을 성수동에 위치한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로 이전하면서 기존 강남에 있는 사옥은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지난 4분기 자산 매각 등으로만 500억원 가까운 자금이 유입됐다.

여기에 지난해 상장한 디어유도 영향을 미쳤다. SM엔터는 당초 디어유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있었으나 지난해 5월 SM스튜디오스를 설립, 손자회사 구조로 회사를 거느리게 됐다.

지배구조 변경과 JYP엔터테인먼트 지분 양도, 상장 등으로 인해 지분율이 떨어졌다. 70%대였던 지배지분율도 현재 30%대로 떨어졌다. 관계회사로 전환되면서 종속기업 처분 이익 및 지분법 평가이익이 670억원 가량 발생했다.

◇ SM엔터, 상장 후 첫 배당…주주제안 의식한 행보

SM엔터는 호실적에 힘업어 첫 현금배당을 실시할 계획이다. 주당 200원씩 배당할 예정이며 배당금 총액은 46억8000만원이다. SM엔터는 1995년 설립됐고 2000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상장 후 한 차례도 배당을 진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결정이 이례적이었다. 현금배당성향은 3.8% 정도다.

SM엔터와 함께 3대 기획사로 묶이는 YG엔터의 경우 주당 250원, 총 45억7500만원을 배당으로 사용한다. YG엔터의 2021년 연결 매출액은 3556억원, 영업이익 506억원, 당기순이익 229억원이었다. 매출 규모나 이익 규모가 SM엔터에 미치지 못하지만 현금배당성향은 20%였다. JYP엔터테인먼트는 배당에 대해 결정하지 못했다.

SM엔터가 20여년만에 배당을 결정한 이유는 최근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감사 선임을 요구하는 등 주주제안을 단행한 데에서 찾을 수 있다. 현재 SM엔터의 기업가치가 저평가 되어있다고 보고 독립적이고 전문성 있는 감사 선임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주주총회에서는 얼라인파트너스운용과 SM엔터가 추천한 감사를 두고 표 대결이 불가피하다.

SM엔터의 이런 행보는 과거와 비춰봤을 때 개선됐다는 평이다. 2019년 KB자산운용이 주주가치 개선을 위한 공개 주주서한을 보낸 바 있다. 당시 배당성향 30% 등을 요구했으나 변화가 없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19년 주주 서한에 대해 반박하면서 아쉬움이 있었으나 2년만에 F&B 청산과 비핵심자회사들의 부동산 매각, 의미있는 첫 배당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또 SM엔터의 최대주주인 이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매각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어서 최대한 몸을 사리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 총괄프로듀서가 가진 지분은 18.53%로 현재 다수의 엔터 기업들과 경영권 매각을 두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가장 유력한 원매자인 CJ ENM과도 이견이 큰 상황이어서 변수가 늘어나는 것을 꺼리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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