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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그룹은 지금]영풍 석포제련소, 60일 조업정지 피할 수 있나②작년 10일 정지 이어 60일 정지 취소소송 중… 정지처분 유지되면 수천억 손실 불가피

강용규 기자공개 2022-10-04 07:33:06

[편집자주]

영풍그룹에서 잡음이 흘러나온다. 고려아연의 계열분리 가능성이 떠오르는가 하면 영풍 석포제련소는 조업정지의 위기를 맞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영풍과 고려아연 등 핵심 계열사들의 신사업 행보가 주목받고 있으며 오너 3세 경영자들이 경영능력을 입증해가는 등 긍정적인 시그널도 함께 감지된다. 영풍그룹이 마주한 눈앞의 이슈들을 더벨이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8일 17: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풍그룹의 대표사업인 아연 제련사업은 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영풍과 계열사 고려아연으로 이원화된 체계가 구축돼 있다. 울산 온산제련소를 기반으로 하는 고려아연이 호실적을 이어가는 것과 달리 경북 석포제련소 기반의 영풍은 지난해 적자를 내는 등 고난을 겪었다.

영풍 석포제련소는 소재지인 봉화군과 인근 낙동강의 환경오염을 유발했다는 혐의로 조업을 60일간 정지당할 위기를 맞고 있다. 실제 조업을 멈추게 된다면 정지 전후의 준비기간이 필요한 데다 수율 회복에도 시간이 걸리는 만큼 실적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ESG 경영이 대세가 되는 가운데 그룹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 60일 조업정지, 원인과 쟁점

28일 영풍에 따르면 경북도를 상대로 제기한 석포제련소 조업정지 처분 취소 소송의 항소심을 준비하고 있다. 앞서 6월3일 대구지방법원이 원고인 영풍 측의 패소 판결을 내린 데 불복해 같은 달 17일 항소장을 제출했다.

이 재판은 환경부가 2019년 4월 석포제련소의 특별점검을 실시한 데에서 시작했다. 점검을 통해 아연 제련의 전해공정 도중 카드뮴을 함유한 폐수가 침전조 외부로 일부 유출됐다는 점이 드러났다.

경북도는 이를 물환경보전법 위반으로 보고 석포제련소에 조업정지 120일을 사전 통지했다. 이후 행정안전부의 행정협의조정위원회를 거쳐 2020년 12월 조업정지 일수가 60일로 최종 결정됐다. 영풍은 즉각 반발하며 조업정지 처분의 취소 소송을 냈으나 1심에서는 패소했다.

소송의 쟁점은 물환경보전법의 해석이다. 영풍은 석포제련소에 이중 옹벽조를 설치해 폐수가 침전조에서 넘치더라도 공공수역까지는 유출되지 않도록 사전에 대비했으며 실제 유출 폐수를 전부 회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폐수가 최종 방류구를 거치지 않고 유출된 만큼 그것이 공공수역인지 아닌지를 구분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업계에서는 영풍이 석포제련소의 조업정지를 피해가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선이 우세하다. 이미 비슷한 사유로 지난해 11월 조업을 10일 정지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애초 조업정지 기간 120일에는 가중처벌의 성격이 포함돼 있는 것이다.

앞서 석포제련소는 2018년 기준치 이상의 폐수를 유출한 혐의로 경북도로부터 석포제련소의 조업을 20일 정지하는 처분이 내려졌다. 영풍은 이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했으며 1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받았으나 2심에서는 일부 승소해 조업정지 기간을 10일로 줄였다. 조업정지 처분을 완전히 취소하기 위해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최종 판결은 조업정지 10일이었다.

경북 봉화군의 영풍 석포제련소 전경. (자료=영풍)

◇ 60일 조업정지, 영향은?

제철이나 제련 등 용광로를 이용하는 산업은 기본적으로 용광로의 상시 가동을 전제로 한다. 용광로에서 녹은 상태로 배출되는 쇠붙이를 가공하는 것에서 일관 공정이 시작되는 만큼 용광로가 멈추면 모든 공정이 멈춘다는 말과 같다.

영풍의 경우는 2021년 11월 10일 조업정지를 위해 제련로의 불을 껐다. 1970년 석포제련소를 가동한 이후 처음이었다. 이 조업정지를 위해 정지기간 전후로 1개월씩의 준비 기간을 거쳤으며 영업손실이 700억~800억원가량 발생했다는 것이 영풍 측의 설명이다. 이후 아연괴 생산 수율을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무형의 손실은 제외한 수치다.

영풍그룹의 제련업 자매회사 고려아연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961억원을 거뒀다. 창사 이래 최초의 영업이익 1조 돌파이자 영업이익 신기록이었다. 반면 영풍은 영업손실 268억원을 보며 전년 영업이익 467억원에서 적자전환했다. 조업정지가 아니었다면 영업이익 개선은 몰라도 흑자는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용광로의 가동 정지 기간이 길어진다면 용광로 내부에 녹은 상태로 존재하는 광물이 식어 굳어버린다. 이 경우 광물을 최대한 녹여 빼내고 용광로 내부의 내화물(열을 견디는 소재)을 교체하거나 상황에 따라서는 기존 용광로를 폐기하고 새 용광로를 설치해야 한다.

영풍 측은 조업정지 10일이 제련소가 버틸 수 있는 한도였다고 설명한다. 60일의 조업정지는 제련로 재구축 혹은 교체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기간이다. 업계에서는 석포제련소가 60일 멈출 경우 가동 정상화에 6개월~1년이 소요될 수 있으며 수천억 단위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본다.

석포제련소의 장기간 조업정지 혹은 비정상 가동은 단순히 영풍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 아연은 철강재 표면에 도금돼 철의 부식을 늦추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전자재료로도 활용되는 현대 산업의 필수재다. 글로벌 1위 고려아연에 가려있기는 하나 영풍 석포제련소 역시 아연괴 생산량 기준 글로벌 4위의 대형 제련소이며 국내 아연 수요의 30%가량을 담당한다.

영풍 관계자는 “조업정지 처분의 취소를 위해 2심에서 영풍의 입장을 최대한 소명하겠다”며 “이와 별개로 석포제련소의 친환경성 강화를 위해 지속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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