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일진 인수 앞둔 롯데케미칼, '빅딜'일까 '악수'일까글로벌 경기 침체에 '본업' 현금창출 우려…재무구조 향방 주목
박기수 기자공개 2022-10-06 07:35:29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려면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전자는 '빚의 규모와 질'을 보여준다. 자산에서 부채와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비롯해 부채 내 차입금의 비중과 형태 등이 나타난다. 후자는 '빚을 갚을 능력'을 보여준다.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을 통해 이자와 원금을 상환할 능력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더벨은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통해 기업의 재무 상황을 진단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30일 15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진머티리얼즈라는 대어를 낚으려는 롯데케미칼을 두고 업계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 신사업 진출을 위한 과감한 시도라는 평 가운데 '오버페이'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눈 여겨볼 점 중 하나는 인수 주체인 롯데케미칼의 기초체력이다.전통적으로 재무구조를 보수적으로 관리해왔던 기업답게 현 시점에서 기초체력은 훌륭한 편이다. 다만 글로벌 석유화학 시황 악화와 더불어 향후 전망도 녹록지 않다. 현금창출 면에서 비우호적 상황이 예상된다는 시각이 짙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률은 0.55%다. 별도 기준으로 보면 이 수치는 0.29%까지 내려간다. 0%대 이익률은 근 10년 내 실적을 되돌아봐도 쉽게 찾기 힘든 수치다.
현금창출이 어려워지면서 영업으로 도는 현금흐름도 경색됐다. 롯데케미칼의 상반기 연결 기준 EBITDA는 4771억원으로 작년 상반기(1조6369억원)의 29.3% 수준이다. 적었던 현금 유입에 운전자본투자와 자본적지출(CAPEX), 배당금지급 분을 모두 합산한 상반기 잉여현금흐름(FCF)은 마이너스(-) 1조6233억원이었다.
문제는 앞으로도 비우호적 환경이 지속되거나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 시황은 글로벌 경기와 궤를 함께 하는 편인데 기준금리 상승으로 인해 수요가 감소해 글로벌 경기 침체 현상이 오면 석유화학 업체에게는 부정적 요소가 될 수 있다"라면서 "올해는 유가 상승, 공급 증가 등으로 연간으로 볼때 영업적자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레버리지 비율은 아직 빅딜이 이뤄지지 않은 현재 시점에서는 여전히 우량하다. 상반기 말 연결 부채비율은 52.09%다. 현금이 차입금보다 많은 사실상 무차입 경영 기조를 올해 벗어나기는 했으나 순차입금비율은 5.95%로 낮은 편이다.
다만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한 이후에도 전통적인 우량한 재무구조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는 의문 부호가 달린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일진머티리얼즈의 지분을 인수하는 데 약 2조5000~2조7000억원의 자금을 소요할 전망이다.
이 뿐만 아니라 일진머티리얼즈는 이후에도 수조원대 투자가 예고돼 있다. 일진머티리얼즈 내에서 투자 재원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롯데케미칼의 자금 수혈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빅딜 성사 직전인 롯데케미칼을 둔 업계의 우려가 비롯되는 지점들이다.
빅딜을 앞두고 앞서 언급된 수익성 지표 악화가 더욱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영업이익이 급감하면서 올해 상반기 말 롯데케미칼의 연결 이자보상배율은 1.11배로 '뚝' 떨어졌다. 작년 말 이 수치는 17.52배였다.
인수 소식을 접한 시장의 즉각적 반응은 부정적에 가깝다.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소식이 알려졌던 이달 28일 롯데케미칼의 주가는 8%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증권가 관계자는 "배터리 소재 기업의 밸류에이션이 높아졌다는 점을 고려해도 롯데케미칼의 인수 금액이 과도하다는 평가가 짙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김화진칼럼]영국 RBS
- '환경 변화 고려' CJ제일제당, 그린바이오사업 계속 키운다
- [DN솔루션즈 IPO]고심끝 상장 철회…비우호적 시장 환경에 '결단'
- [i-point]신테카바이오, ‘2025 글로벌 IP 스타기업’ 선정
- [i-point]채비, 서울시 전기버스 충전 인프라 확대 사업자 선정
- [영상/Red & Blue]현대엘리베이터 '주주환원, 리포트, 실적' 삼박자
- 기지개 켜는 인성정보의 '헬스케어'
- [i-point]인텔리안테크, 정부 저궤도 위성통신망 구축 '핵심'
- [NHN 리빌딩]'아픈 손가락' 콘텐츠, 더디지만 잠재력 확신
- [영상]‘메타가 탐낸’ 퓨리오사AI의 백준호 대표에게 들었다…회사의 향후 계획은
박기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소명해야 할 것
- [조선업 리포트]삼성중공업, 3년만에 FCF '플러스' 전환…4883억 순상환
- [조선업 리포트]삼성중공업, 관과의 '연결 고리' 강화
- [밸류업 성과 평가]DB손보, 금융권 2위…메리츠에 모자랐던 '한 끗'은
- [밸류업 성과 평가]포스코홀딩스, 업황 악화에 고전…밸류업 '하위권'
- [Financial Index/한화그룹]그룹 전반 차입 부담 심화, 에어로 유증만으로 될까
- [밸류업 성과 평가]'10위권 밖' HMM, 마의 PBR 1배 '벽'
- [밸류업 성과 평가]HD현대일렉트릭, 밸류업 1위 영예…실적·주가 완벽 뒷받침
- [밸류업 성과 평가]코스닥 기업 80%가 TSR 마이너스, 밸류업 의지 절실
- [조선업 리포트]사업부에 힘 싣는 한화오션, 관료 출신 사외이사도 영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