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10월 11일 14: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리츠가 자(子)리츠를 통해 6200억원 규모 종로타워 인수를 마무리한다. SK리츠는 금리 인상기 속 금융비용을 줄이기 위해 매입 초기 단기 조달 전략을 택했다. 브릿지론 형태로 자산을 매입한 후 유상증자로 최종 자금을 마련한 SK U타워 거래 방식을 따를 예정이다.

11일 부동산투자업계에 따르면 SK리츠의 자리츠 토털밸류제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토털밸류제1호리츠)는 오는 12일 종로타워 매각 측인 KB자산운용과 매매 계약을 종결할 계획이다.

토털밸류제1호리츠는 6214억원에 종로타워를 사들인다. 거래비용 등을 포함해 인수에 투입될 전체 자금은 6768억원이다. KB자산운용은 2019년 이지스자산운용으로부터 4637억원에 이 건물을 인수한 바 있다. KB자산운용은 3년 만에 30% 수준의 시세차익을 거두는 셈이다.

SK리츠는 이달 중 자리츠에 4211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토털밸류제1호리츠가 발행하는 보통주 2105만5000주(발행가 2만원)을 SK리츠가 모두 취득하는 구조다. 13일까지 납입을 마칠 계획이었으나 다소 지연돼 이달 내 출자가 끝날 것으로 보인다.

토털밸류제1호리츠가 종로타워를 인수하는데 필요한 나머지 2500억원 가량은 대출로 조달한다. 자리츠의 부동산 자산을 담보를 차입이 진행된다.

SK리츠가 토털밸류제1호리츠에 지원한 4211억원은 대부분 만기 1년 이내 단기 자금이다. SK리츠는 지난달 초 이사회를 열어 회사채 3600억원 안팎, 전자단기사채 3985억원 안팎을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최근 금리 인상 기조로 인해 리츠 수익률 하락 우려가 커지면서 회사채 발행이 기대만큼 순조롭지 못했다. 지난달 1년물 960억원을 모집했는데 모집금액을 하회하는 910억원의 주문을 받는데 그쳤다. 목표로 했던 최대 1500억원 증액도 이뤄지지 않았다. 미매각물량은 총액인수 계약에 따라 한국투자증권과 SK증권, 삼성증권 등이 사들였다.

예상치에 크게 못 미친 회사채 발행 규모와 달리 전자단기사채는 3000억원 넘게 발행했다. SK리츠는 3340억원을 차입해 출자 자금을 모았다. 전자단기사채는 만기 1년 이내 사채로 통상 3개월 마다 발행된다. 이밖에 내년부터 전환 청구가 가능한 전환사채를 290억원어치 발행하기도 했다.

SK리츠는 단기 조달에 집중하면서 향후 리파이낸싱을 통한 금리 부담 완화를 꾀하고 있다. 미국발 금리 인상에 따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8월 2.5%까지 기준금리를 높였는데 이달 중 빅스텝을 단행해 3%까지 금리가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당장 연말까지 금리 인상이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내년 상황에 대해선 예측이 어려운 만큼 1년 만기로 돈을 빌리는 모습이다.

SK리츠는 이미 브릿지론 조달 방식으로 자산을 편입한 경험도 있다. 리츠 대형화를 위해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SK하이닉스 사옥 SK U타워를 인수할 때 전자단기사채를 활용했다. 지난 6월 5072억원에 SK U타워 인수 계약을 체결한 SK리츠는 2500억원 수준의 전자단기사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이후 8월 2102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해 이를 전자단기사채 상환 자금으로 썼다.

부동산투자업계 관계자는 "SK리츠가 내년 유상증자를 통해 금리 조정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이라며 "금리를 낮춰 투자자에게 돌아가는 배당률을 높이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SK리츠는 리파이낸싱 외에 종로타워 임대료 현실화를 통한 수익률 개선 계획도 짜고 있다. 이를 위한 여건도 잘 갖춰져 있다. SK그룹은 지난 5월 친환경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SK E&S·SK에코플랜트·SK에너지 3개사의 환경 사업 관련 조직과 SK지오센트릭·SK온·SK임업 3개사를 종로타워로 모아 SK그린캠퍼스를 출범시켰다.

이 덕에 현재 종로타워는 SK그룹 계열사가 전체 임대면적의 46%를 사용 중이다. 오피스 면적만 놓고 보면 62%를 쓰고 있다. SK리츠는 종로타워 자산 편입 초기 상대적으로 낮은 배당률을 보이다가 임차인과 협의 후 배당률이 점차 우상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리츠 관계자는 "모자리츠를 연결해서 보았을 때 투자자가 기존 배당률과 유사한 배당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