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볕드는 해외 태양광 산업]태양광 '한 우물' 현대엔솔, 기지개 켜는 미국 사업세이프가드로 주춤했던 미 사업, 유럽 진출 기회로…IRA 수혜 기대
김동현 기자공개 2022-11-01 07:36:15
[편집자주]
국내에서 태양광 산업은 정치적 이유로 부침을 겪어 왔다. 태양광 발전의 효율성부터 중국 기업이 독점하다시피 한 산업 밸류체인까지 국내 태양광 산업에 대한 의문점이 따라왔다. 그러나 미래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라는 점은 확실한 만큼 국내 기업의 태양광 도전은 계속됐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대외 환경의 변화로 해외 태양광 시장이 열리고 있다. 더벨이 태양광 시장에 뛰어든 기업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8일 14: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태양광 기업들은 석유화학 소재로 사업을 시작해 태양광 소재로 사업 범위를 넓힌 사례가 많다. 화학소재 분야에서 안정적인 생산능력을 확보한 가운데 신사업으로 태양광 관련 사업을 추진했고, 지금도 다양한 소재 사업 가운데 태양광을 하나의 사업부로 두고 있다.이에 반해 현대에너지솔루션은 다소 다른 행보를 걸었다. 시작은 현대중공업의 그린에너지사업부였지만 별도 법인으로 출범한 이후에는 태양광 '한 우물'만 파고 있다. 그결과 태양광 업황에 따라 부침이 있었지만 최근 해외에서 불어오는 신재생에너지 바람을 타고 빛을 보고 있다.
◇업황 둔화·적자에도 견딘 태양광 사업
2011년 현대중공업은 태양광·풍력 사업을 기존 전기전자시스템사업본부에서 분리해 '그린에너지사업본부'라는 별도 본부로 설립했다.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회사는 그린에너지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린에너지사업본부 출범 당시만 해도 전세계 신재생에너지 산업은 2009년 1620억달러에서 2020년 1조달러까지 성장할 것이란 전망들이 나왔다. 현대중공업 역시 이러한 성장세를 기대하며 울산에 있던 모듈 공장을 2008년에 충북 음성으로 옮겨 생산능력을 키웠다. 10MW에 불과했던 모듈 생산능력을 70MW까지 늘렸으며 30MW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셀공장도 준공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그린에너지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렸다. 2010년대 중반부터 불어닥친 태양광 산업의 업황 둔화를 피해가지 못했다. 당시 태양광 소재인 폴리실리콘, 웨이퍼 가격이 폭락했고 그린에너지사업부의 핵심 제품인 모듈 가격 역시 2013년 와트당 90센트에서 2017년 30센트 수준으로 떨어졌다.
2016년까지 그린에너지사업이 흑자를 기록한 시기는 2015년(영업이익 163억원) 한번뿐이다. 태양광 사업만 떼내 2016년 12월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현 현대에너지솔루션)라는 별도 법인으로 출범한 직후인 2017년에도 매출 2598억원, 영업손익 -228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한국·미국·유럽 매출 다변화…기대되는 IRA
그럼에도 현대에너지솔루션은 지역 다변화 전략을 통해 기나긴 적자늪을 이겨냈다. 2017년까지만 해도 현대에너지솔루션의 매출 50%는 미국 시장에서 나왔다.
그러나 그 다음해 매출의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미국 현지에서 태양광 모듈에 관세 30%를 부과하는 '세이프가드' 조치가 발동하며 미국 매출이 급감했다. 2017년 1289억원(전체 매출 대비 비중 50%)에 이르던 미국 매출은 2018년 485억원(14%)까지 떨어졌다.
현대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시장의 빈자리를 국내 매출로 메꿔 오히려 흑자전환이라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았다. 2018년 국내 매출은 278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0% 가량 늘었고, 국내 모듈 시장 점유율은 15%에서 25%로 10%P 증가했다. 이 기간 회사의 영업손익도 -228억원에서 143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이후 위축된 미국 시장 대신 유럽·호주에 공격적으로 진출하며 매출 지역을 다변화했다. 2019년까지 2~3% 수준이던 유럽·호주 매출 비중은 2020년 3분기 18%(144억원)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두자릿수로 올라섰고, 올해 3분기에도 매출 비중 46%(1238억원)로 미국을 대신하는 핵심 시장으로 성장했다.
2020년 와트당 20센트까지 떨어졌던 모듈 판매가격은 올해 상반기 기준 와트당 25센트 수준으로 올라가며 점차 상승세를 타고 있다. 현대에너지솔루션은 유럽을 중심으로 사업을 키워가는 동시에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통과로 기대되는 미국 시장에서도 사업을 다시 확장할 계획이다.
2019년부터 운영 중인 미국 모듈 판매 법인(HYUNDAI ENERGY SOLUTIONS AMERICA)을 중심으로 주택용 모듈 영업·마케팅을 강화한다. 여기서 나아가 국내에 한정된 생산공장을 해외에도 설립할지 타당성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경남제약 품는 휴마시스, 유통네트워크·진단키트 '시너지'
- [Company Watch]글로벌텍스프리, 프랑스 자회사 '적자 전환'
- [Red & Blue]'주목도 높아지는 폐배터리' 새빗켐, 침묵 깨고 반등
- [HLB '리보세라닙' 미국 진출기]시장 우려 불식 나선 진양곤, 갑자기 마련된 기자회견
-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 '경영권 지분 매각'으로 선회
- 한양, 만기도래 회사채 '사모채'로 차환한다
- 동인기연, 'GS 출신' 30년 베테랑 전호철 상무 영입 '성장 방점'
- 에스트래픽, 적자 '일시적 현상'... 2분기 수익개선 기대
- [Company Watch]'자회사 회생신청' 투비소프트, 성과 없는 신사업
- '크라우드 펀딩' 와디즈, '테슬라 요건' 상장 추진
김동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Peer Match Up/광고 3사]지분 변화 속 이사회 개방, 오너 참여는 이노션 한곳
- [On the move]위기의 NCC, '친환경' 활로 찾는 한화토탈
- [Peer Match Up/광고 3사]대표 배당주 넘어...기업가치 상승 포커스
- [2024 공시대상기업집단]SK그룹 계열사 200곳 돌파, 에코플랜트·SKC 사업재편 효과
- [Peer Match Up/광고 3사]글로벌·디지털 '인오가닉' 이후, 새판짜는 성장 전략
- 조현상의 물류, ㈜효성 자사주로 우군 확보
- [Peer Match Up/광고3사]탄탄한 캡티브 물량, 계열 의존 줄이기 '공통 과제'
- [퍼포먼스&스톡]동박 '흑자' 롯데EM, 주가도 '상저하고'할까
- '순환재활용' 고객사 공개한 SK케미칼, 미래 자신감 반영
- [Peer Match Up/광고 3사]산업 성장사 쓴 삼성·현대·LG 계열의 '3사 3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