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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IRA 해법은]공장 가동까지 3년, 판매 감소보다 '실기'가 문제③전기차 판매 탄력받을 시기...점유율 높일 기회 놓칠 수도

조은아 기자공개 2022-11-11 10:43:12

[편집자주]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는 이름처럼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재정 긴축방안이 주된 내용이다. 특히 북미에서 최종 조립한 전기차에만 보조금 혜택을 주는 조항이 포함됐다. 이는 현대차와 기아에 치명적이다. 보조금 규모가 한대당 약 1000만원(7500달러)에 이르는 만큼 전기차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IRA 발효 3개월, 법안 수정 가능성과 현대차그룹의 대응 방안, 미래 전망 등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08일 17: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직까지 미국에서 IRA 발효에 따른 현대차그룹의 판매량 감소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하반기 판매량이 줄어들고는 있지만 원인을 IRA로 보기는 어렵다.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생산 부족, 선적에 따른 계약시점과 인도시점의 차이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와 기아는 10월 미국에서 3499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전달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9월에는 3533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이는 8월 판매량(4078대)보다 13% 줄어든 수치다. 7월(4966대)보다는 29% 감소했다. 특히 6월(7129대) 이후 4개월 연속 전월 대비 감소했다.

IRA와 의미있는 상관관계를 찾아보기 어렵다. 매달 발표되는 판매량은 차량이 소비자에게 넘겨지는 시점이 기준이기 때문에 법안 발표 전 계약된 물량이 대부분이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는 전량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출되기 때문에 차를 받기까지 한 달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미국 소비자들이 아직 법안 발효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은 연말까지 정산해서 이듬해 4월 세액공제 혜택을 준다. 구매할 때 바로 가격을 깎아주는 한국과는 전기차 보조금 지급 방식이 다르다.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 대표모델인 아이오닉5과 EV6의 신차효과가 꺾이기 시작했다는 분석 역시 가능하다. 아이오닉5는 1월부터, EV6는 2월부터 미국 현지에서 본격 판매되기 시작했다. 처음 차가 나온 뒤 몇 개월 반짝 인기를 끄는 신차효과가 사라지고 판매가 감소할 만한 시기라는 설명이다. 통상 휴가를 앞둔 5~8월 차가 많이 팔리는 만큼 9월 이후 판매량이 감소하는 추세이기도 하다.


현대차그룹 내부에서는 내년부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부적으로 매우 심각한 위기라고 보고 있기도 하다.

공영운 현대차 사장은 10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보조금 액수(7500달러)가 커 고객 입장에서 저희 차를 선택하기에 상당히 어려운 장벽을 만나게 됐다"며 "회사 판매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특히 공장 가동 전 3년 동안 단순히 판매량만 주는 게 아니다.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전기차 연간 판매량은 4만~5만대로 전체 현대차그룹의 판매량과 비교하면 아직까지는 크게 의미있는 수준은 아니다.

문제는 타이밍이다. 한창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 만큼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 판매가 주춤하면 브랜드 인지도가 하락하고 그간 구축한 딜러망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이 더욱 큰 문제로 꼽힌다. 2025년 공장을 가동한다는 계획이지만 정상화되고 손익분기점을 달성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의 점유율은 2025년 20%, 2030년 50%, 2040년 85%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는 현재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한창 주목을 받으며 판매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블룸버그는 앞서 6월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 판매 실적을 보도하면서 "미안, 일론 머스크, 조용히 잘 나가는 현대차(Sorry Elon Musk. Hyundai Is Quietly Dominating the EVRace)"라고 호평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이 판매 추세를 이어가기 위해 자체 보조금을 지급해 가격을 기존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경우 판매량에 따라 달라지지만 조단위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이 주춤하는 사이 미국 차들이 치고나갈 가능성도 높다. 아직은 현대차와 기아의 판매량이 IRA와 무관하듯 미국 차 역시 IRA에 따른 이익을 누리고 있지는 않아 보인다.

IRA 혜택을 받는 전기차 모델 가운데 가장 많은 4개 모델을 보유하고 있는 포드의 전기차 판매량 추이를 보면 알 수 있다. 포드의 최근 판매량 그래프는 현대차와 같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 7월 7669대, 8월 5897대, 9월 4691대로 꾸준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다만 내년부터는 미국 차들의 수혜가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테슬라는 IRA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골드만삭스는 10월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당시 가격보다 40% 높여 305달러로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는 제네럴모터스(GM)의 목표주가도 현재보다 30% 높은 42달러로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는 "테슬라는 이미 미국에서 자동차, 배터리를 모두 제조하고 있어서 IRA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판매가격을 인상하지 않더라도 세제 혜택으로 이익이 늘어나는 효과를 누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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