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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신사업 점검]온라인 플랫폼 '글라이드'보다 더 큰 그림다시 짜는 하림산업과 '시너지' 이커머스 전략, '양재 물류센터' 핵심시설

김선호 기자공개 2023-02-13 08:15:05

[편집자주]

1978년 닭고기 전문기업으로 시작한 하림그룹이 육류가공은 물론 유통, 물류 등으로 사업 다각화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오랜기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모펀드와 파트너십을 비롯한 인수합병(M&A), 자본 출자 등 방법과 영역을 가리지 않고 변신을 모색 중이다. 여전히 하림은 성장에 목마르다.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을 위해 공격적으로 신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는 하림그룹의 현주소와 남은 과제를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0일 10: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림그룹의 HMR(가정가정편식) 등 신사업 구도는 지주사 하림지주에 편입된 자회사의 사업을 살펴보면 보다 명확해진다. 하림산업(부동산개발·식료품 제조)에서 식품을 생산하고 전자상거래업 글라이드에서 판매하는 구도다.

이밖에 외식업 엔바이콘, 의료용 물질·의약품 제조업 에버미라클, 등이 있지만 '더미식' 브랜드로 대변되는 하림그룹의 HMR 사업은 하림산업과 글라이드가 주축이라고 할 수 있다. B2C 채널에 힘을 싣고 있는 가운데 글라이드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글라이드는 기존 홈쇼핑업체인 NS쇼핑에서 신규 유통 플랫폼 개발을 진행하는 P사업부가 2019년 독립 법인으로 분할하면서 설립됐다. 이때부터 NS쇼핑에서 전무를 지낸 이민기 대표가 글라이드를 이끌고 있는 중이다.

다만 하림그룹은 글라이드에서 멈추지 않고 또 다른 온라인 플랫폼 사업을 전개해 나갈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중이다. 건립이 지연되고 있지만 양재동 물류센터와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새롭게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유상증자·자금조달로 이룬 '매출 43억', 적자는 증가

글라이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글라이드의 가치에 대해 하림그룹은 '신선한 자연 식재료로 최고의 맛', '도매·대리점과 같은 중간 유통 과정을 뺀 정직한 가격'이라고 소개했다. 축산업에서 시작해 대기업으로 성장한 하림그룹이 내놓은 HMR에 대한 철학이라고도 할 수 있다.

글라이드는 하림산업에서 생산한 식품뿐만 아니라 외부 업체도 입점해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구조다. 다만 글라이드만의 차별성을 높이는 방안에서 추구하는 HMR의 지향성과 결이 맞아야지만 이곳에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고 하림그룹 측은 설명했다.

이를 이뤄내기 위해 글라이드는 NS쇼핑에서 분할한 후 유상증자와 자금조달을 통해 실탄을 마련했다. 사업초기부터 유상증자를 통해 NS쇼핑으로부터 자금을 수혈했다. 2020년 60억원, 2021년 50억원, 2022년 50억원을 유상증자로 운영자금 등을 확보했다.

그리고 에코캐피탈로부터 2022년 두차례에 걸쳐 각각 40억원을 단기차입했다. 에코캐피탈은 올품이 지분 100%를 보유해 하림지주가 기타특수관계자로 인식하고 있는 곳이다. 올품은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장남 김준영 JKL파트너스 시니어매니저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하림지주가 NS쇼핑에서 분할한 NS지주를 흡수합병하면서 글라이드의 최대주주가 NS지주에서 하림지주로 변경됐다. 올해 초 하림지주는 글라이드가 진행한 14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자금을 투입했다.

이는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글라이드를 정상궤도에 올리기 위한 하림그룹의 의지이기도 하다. 글라이드의 매출은 출범한 2019년 1571만원에서 2020년 6억722만원, 2021년 40억7542만원으로 증가했다. 이를 보면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매출은 4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73.7% 증가했다. 그러나 여전히 적자를 탈출하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같은 기간 순손실은 72억원으로 39.5% 증가했다. 사실상 자체 생존할 수 있을 정도의 수익 구조가 마련되지 않은 셈이다.

◇양재동 물류센터와 연계한 푸드커머스 '밑그림'

하림그룹 관계자는 "글라이드와 차별화한 별도의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글라이드는 그룹 철학을 담은 식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양재동에 건립된 물류센터와 연계한 사업과는 거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공개적으로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드러낼 시기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다만 서울시와 갈등으로 첫 삽을 뜨고 있지 못하지만 양재동에 건립하고자 한 도시첨단물류단지가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온라인 플랫폼의 핵심시설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현재 양재동 부지를 소유하고 있는 계열사는 하림산업이다. 설립된 2012년에는 주된 사업이 유통업이었지만 2016년 양재동 소재 토지를 구입하면서 부동산업으로 변경됐다. 이후 2019년 12월 하림식품을 합병하면서 식품 제조사업까지 영역이 확장됐다.

이를 보면 하림산업은 전북에 위치한 하림푸드콤플렉스 시설을 운영해 HMR 등을 생산하고 양재동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서울권에 이를 배송하는 시스템을 갖추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온라인 플랫폼까지 가동시켜 소비자와 접점을 넓히는 청사진을 그린 셈이다.

글라이드가 초기 시범단계였다면 하림그룹은 더 확장된 온라인 플랫폼을 갖추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있는 양상이다. 신세계그룹이 업계 1위 이마트와 연계한 쓱닷컴을 출범시켰듯이 하림그룹은 식품 생산·제조를 기반으로 이커머스 시장을 넘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글라이드는 그룹이 그리고 있는 온라인 플랫폼의 최종 단계는 아니다"라며 "도심 내 소비자에게 신선한 식품을 빠르게 전달하기 위한 목적에서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를 조성하고자 하고 이를 연결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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