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2월 24일 07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투자 시장 분위기가 상당히 침체돼 있습니다. 고금리 기조 속에 투자부터 펀딩까지 어려운 실정입니다. VC협회를 중심으로 업계가 힘을 합쳐 난관을 이겨냈으면 좋겠습니다. 월드컵 때 듣던말 중에 하나가 '중꺾마'인데, 딱 지금 상황에 필요한 말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입니다."지성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최근 열렸던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정기총회에서 꺼낸 이야기다. 지 대표는 식순 외에 별도로 시간을 할애했다. 지 대표 입장에서 보면 협회장으로 치루는 마지막 정기총회였다. 최근 거시경제 지표의 변동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VC업계에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 VC업계는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만난 벤처캐피탈리스트들은 모두 힘들다는 이야기부터 꺼낸다. 으레 하는 엄살로 치부하기엔 피부로 힘듦이 와닿을 정도다.
파고의 시작은 금리상승이다. 미국에서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고 그 여파로 국내 금리도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의 속도로 상승했다. 이를 기점으로 펀딩 시장이 급격히 위축됐다. 민간투자 자금이 대부분 채권으로 쏠렸다. 벤처캐피탈에 출자할 자금이 사실상 마른 셈이다.
연기금과 공제회도 마찬가지였다. 연간 사업계획에 명시된 자금 정도만 출자했다. 추가로 배정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일부 출자기관들은 공표했던 출자 계획을 철회하는가 하면 약속했던 출자까지 철회하는 곳도 있을 정도였다. 실제 최근 군인공제회가 출자를 철회했다.
투자도 보수적으로 변했다. 시장에 자금이 넘쳐났을 당시엔 공격적으로 투자가 이뤄졌다. 스타트업이 원하는 눈높이의 기업가치는 덤이었다. 잠재력 하나만 믿고 높은 밸류의 투자가 이뤄졌다. 제2의 벤처붐이라 불릴 정도로 호황을 누렸던 2021년까지 자본에 의해 기업가치가 상승했다.
계속될 것 같았던 호황기는 이제 과거형이 됐다. 시장에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스타트업의 기업가치에 대한 거품 논란이 이어졌다. 기업가치 적정성에 대한 문제의식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후 VC의 투자심의도 한층 강화됐다.
이렇듯 VC업계는 지금 기나긴 겨울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봄이 언제올지 예상하기 힘들 정도다. 그럼에도 언젠가 봄날은 반드시 찾아오기 마련이다. 지금은 잘 버텨야 한다. 지 대표가 '중꺾마'를 강조했던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결국 살아남아야 훗날 찾아오는 기회도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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