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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 IB 10년의 발자취]IB명가 마지막 퍼즐 'M&A' 톱3 노린다④10년 넘게 불모지, 2020년 Advisory부 설립으로 반전…대기업·대형PE로 접점 확대

이상원 기자공개 2023-05-11 07:28:20

[편집자주]

KB증권이 2022년 국내 증권업계 최초로 '쿼드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그동안 그 누구에게도 허락되지 않았던 DCM과 ECM 동시 석권을 비롯해 M&A 금융자문, 인수금융까지 사실상 모든 IB부문에서 왕좌에 올랐다. 그 비결의 중심에는 따라올 수 없는 '커버리지' 경쟁력이 있다. 그리고 늘 새로운 시도를 통해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수 없이 개척해온 결과다. 지난 10년간 KB증권 IB의 발자취를 더벨이 따라 가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04일 08: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외국계 증권사와 회계법인이 독식하고 있는 인수합병(M&A) 관련 비즈니스에서 KB증권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시장 점유율면에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국내 증권사 가운데 1위에 오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부채자본시장(DCM)과 자기자본시장(ECM)에 이어 진정한 IB명가로 도약하기 위한 마지막 퍼즐을 맞추고 있다.

2020년 M&A 전담 부서인 어드바이저리(Advisory)부를 신설한 지 3년만에 거둔 쾌거다. 그리고 이 중심에는 커버리지를 담당하는 RM(Relationship manager)들이 있다. 보통 대형 프라이빗에쿼티(PE)와의 네크워킹을 통해 딜을 따오는 데 반해 KB증권은 RM이 직접 딜을 소싱하며 트랙레코드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KB증권은 올해를 기점으로 2030년까지 M&A 비즈니스 성장 로드맵을 추진하고 있다. 대기업, 대형 PE들과의 네트워킹을 확대해 점유율 10%를 달성하고 톱3에 들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업계 우수한 인재들을 영입해 빠르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M&A·인수금융, 첫 국내 증권사 1위 되기까지

KB증권은 2022년 더벨 리그테이블 M&A 자문 부문 국내 증권사 가운데 1위에 올랐다. 점유율은 2.8%로 전체 시장에서 비중은 낮은 편이다. 하지만 2008년 M&A 비즈니스를 시작한 지 14년만에 1위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이와 함께 인수금융주선 부문에서도 1위에 올랐다. 수임 건수는 10건으로 KDB산업은행과 동률을 이뤘지만 주선 규모 1조9516억원으로 금액 기준 점유율 16.26을 기록해 1위에 올랐다. 이로써 '쿼드러플 크라운'을 완성할 수 있었다.

그동안 DCM, ECM과 달리 M&A는 유독 KB증권에게 난공불락의 영역으로 통했다. 가뜩이나 외국계 증권사와 회계법인이 사실상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권사 중에서도 트랙레코드가 많은 하우스 위주로 딜을 수임해왔기 때문이다.

KB증권이 M&A 자문시장에 등장한 것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롯데칠성의 두산주류 인수를 자문하며 데뷔했다. 당시 5020억원의 대규모 딜인 데다 대기업 간 거래로 업계 주목을 받았다. 이어서 2012년 5300억원의 성우리조트 인수자문을 따내면서 하우스의 명맥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초기의 기세와는 달리 꾸준한 실적을 쌓지 못하면서 그후로 5년간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그렇게 M&A 비즈니스를 포기하는 듯 했지만 2020년 IB2총괄본부 아래 Advisory부를 신설하며 시장에 복귀를 알렸다. M&A 자문에서 20년 이상 경력을 보유한 안태석 상무를 비롯한 12명의 전문인력을 영입하며 단숨에 경쟁력을 갖췄다.

이와 함께 KB증권 IB의 중추인 RM이 M&A 비즈니스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통상적으로 증권사가 M&A 비즈니스를 키우는 과정에서 대형 PE가 공장 역할을 한다. 이에 반해 KB증권은 RM이 커버리지를 통해 딜을 직접 소싱하며 성장을 거듭해왔다. 지난해 중흥건설의 대우건설 인수자문도 RM이 따낸 딜이다.

박성원 KB증권 IB영업총괄부사장은 "M&A 자문과 인수금융 주선은 함께 키우는 것이다. 증권사가 M&A와 인수금융 비즈니스를 성장시키려는 초반에는 대형 PE와의 네트워크가 중요하다"면서 "KB증권은 RM이 직접 딜을 따오며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성장시켜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KB만의 차별화 전략 '원스톱 솔루션'

KB증권 M&A 비즈니스는 딜 소싱 방식뿐만 아니라 '원스톱 솔루션'을 통해 차별화 전략을 추구한다. 구체적으로 M&A 자문 외에도 인수금융 주선과 LP(Limited partner) 총액인수를 동시에 제공하는 방식이다. M&A 자문 시장에서 국내 증권사가 나아가야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사례로 손꼽힌다.

2020년 IS동서와 E&F PE의 코엔텍 인수자문이 대표적이다. Advisory부 설립후 첫 딜이기도 하다. KB증권은 예비입찰 단계부터 거래종결까지 E&F PE에 인수자문 과정에서 모든(full-scope) 업무를 제공했다. 4곳 이상의 잠재투자자가 참여한 본입찰에서 매도인의 니즈를 확인해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경쟁사 동향도 파악해 근소한 가격 차이로 E&F PE가 인수자로 최종 선정되도록 기여했다.

당초 E&F PE는 재무적 투자자로 입찰 경쟁력에서 다른 잠재투자자 대비 불리했다. 그럼에도 KB증권이 제시한 구조를 토대로 전략적 투자자인 IS동서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또 KB증권이 제공한 인수금융 투자확약서(LOC) 발급, LP총액인수 확약서로 자금조달 확실성을 매도인에게 입증해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듬해 진행한 KT그룹의 현대HCN 인수자문은 KB증권의 M&A 사업의 반전을 이끌어낸 딜로 손꼽힌다. 국내 이동통신 3사가 모두 참여해 시장의 주목을 받은 딜이었다. KB증권은 세밀한 협상 조율과 입찰전략을 통해 KT스카이라이프가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기여했다. 5000억원 이상 딜을 연이서 수임하며 국내 증권사 1위를 위한 기반을 닦았다.


◇2030년 로드맵 착수…'점유율 10%·톱3' 목표

KB증권은 지난해 국내 증권사 1위를 차지하며 얻은 자신감으로 앞으로의 10년을 대다볼 수 있는 원동력을 쌓았다. 이에 따라 김성현 사장도 올해 M&A 자문 역량을 강화해 2030년까지 점유율 10%를 달성해 명실공히 톱3에 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동안 중견 PE를 핵심 고객군으로 설정해 전략적인 영업에 집중해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대형 PE로도 네트워크를 넓혀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담부서를 구축해 커버리지 확장에 집중한다.

이 외에도 10대 그룹사 등 전략적투자자(SI)를 대상으로 지속적인 커버리지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인수구조 제안, 자금조달 방안 등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영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기업 지배구조개편 등으로 인한 재상장이 많아지고 있는 가운데 관련 자문 역량도 끌어올리고 있다. Advisory부를 필두로 지배구조개선 관련 상품과 전문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후속 딜로도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기대를 걸고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트랙레코드를 보유한 외부 인력을 영입해 경쟁력을 빠르게 제고시킬 방침이다.

KB증권 관계자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 파트너가 없는 해외 IB와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해외 투자자에 대한 선제적인 접근도 추진하고 있다"며 "정보 공유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하우스 역량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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