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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 탈탄소 드라이브]LNG로 가는 폴라리스쉬핑, 다음 과제는 부채부담 완화⑤선대 현대화로 CII규제 대응, EEXI규제 대응은 천천히…422.3% 부채비율 낮추기 우선

강용규 기자공개 2023-05-02 07:35:15

[편집자주]

해상 환경규제가 강력해지며 해운사들은 차세대 선박연료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아직 규제에 대응할 솔루션들의 검증은 부족하지만 2050년의 규제도 해운사들에게는 가시권이다. 해운시황이 가라앉는 상황에서 선대 친환경화를 위한 투자 역시 부담스럽다. 더벨은 국내 해운사들의 친환경 선박 투자전략 및 각 사별 재무상황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8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폴라리스쉬핑은 국내 최대 광탄선사다. 운용 선박 48척 중 사선(직접 보유한 선박) 31척의 평균 선령이 5년에 불과할 정도로 젊은 선대를 갖추고 있다. 최근 교체한 선박들은 LNG 추진선으로 개조가 가능해 해상 환경규제 강화에 대응할 능력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눈앞의 규제 대응능력을 확보한 만큼 폴라리스쉬핑은 앞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 전념할 것으로 예상된다. 폴라리스쉬핑은 선대를 현대화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부채를 안았다. 영업활동을 통해 안정적으로 현금흐름을 만들며 부채 부담을 줄여가고 있으나 여전히 부채비율이 400%를 웃돌고 있다.

◇ 1조6000억 집중투자로 탄소집약도 규제 대응능력 갖춰

폴라리스쉬핑은 2022년 유형자산 취득에 836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77% 감소했다. 폴라리스쉬핑의 유형자산 취득금액은 2017~2021년의 5년 동안 2019년을 제외하고 3000억~4000억원 수준을 꾸준히 기록하다 지난해에 다시 2016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앞서 2017년 폴라리스쉬핑은 브라질 광산회사 발레(Vale)와 25년의 장기운송계약을 체결하고 이 계약 수행에 투입하기 위한 초대형 광석운반선(VLOC) 18척을 현대중공업에 발주했다. 척당 800억~900억원으로 전체 발주규모가 1조6000억원에 이르렀다. 2022년 4월 마지막 18호선을 인도받으며 일련의 집중 투자가 종료됐다.

이 투자를 전후로 폴라리스쉬핑의 선박 보유척수를 살펴보면 2016년 30척에서 2022년 31척으로 단 1척 늘었을 뿐이다. 그러나 이 기간 보유 선박의 장부가액은 1조5517억원에서 2조3138억원으로 49.1% 증가했다. 새 선박을 순차적으로 인도받는 한편으로 감가상각이 진행된 노후 선박을 중고로 처분해왔기 때문이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이런 과정을 거치며 폴라리스쉬핑의 선박 평균연령은 5년 안팎으로 낮아졌다. 광탄선 시장 경쟁자들의 절반 수준이다. 통상 광탄선 등 벌크선의 노후 여부를 가르는 기준이 선령 15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폴라리스쉬핑의 선대는 굉장히 젊은 편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올해 선박의 운항기록을 토대로 선박의 탄소 배출량을 측정해 이를 A(매우 우수)~E(열위)의 5개 등급으로 세분화하는 CII(탄소집약도지수) 규제를 내년 시행한다. D(다소 열위)등급과 E등급의 선박에는 효율 개선계획을 승인받지 못하면 운항을 제한하는 페널티가 부과된다.

선박의 연령이 높을수록 낮은 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선박에 적용되는 탄소 저감기술과 에너지 절약기술은 시간이 지날수록 발전하기 때문이다. 이에 해운업계에서는 폴라리스쉬핑이 젊은 선대를 꾸린 만큼 CII 규제에 높은 대응능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신용평가 조사에 따르면 폴라리스쉬핑은 D등급과 E등급 대상 선박이 단 6척, 18%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대상 7개 해운사 가운데 규제 노출 비중이 가장 낮았다. 규제로부터 안전하다고 평가되는 A등급과 B등급 선박의 비중은 67%로 가장 높았다.

◇ 에너지효율 규제는 점진적 대응, 창출 현금으로 재무개선 전망

국제해사기구의 선박 탄소배출 규제는 CII 규제 이외에 올해 발효된 EEXI(현존선 에너지효율 설계지수) 규제도 있다. EEXI 규제는 선박의 탄소 배출량을 2008년 평균 대비 2024년 20%, 2025년 30%, 2030년 40%, 2050년 70%로 단계적 감축하도록 한다.

현재 조선사들의 탄소저감기술 발달 수준을 고려하면 늦어도 2030년의 40% 규제부터는 벙커C유와 해양경유 등 석유 기반 선박연료로 대응이 불가능하며 LNG나 LPG 등 가스연료 추진선이 필요하다고 조선업계는 바라본다.

폴라리스쉬핑은 발레와의 계약에 투입한 초대형 광석운반선 18척을 모두 LNG 레디선(LNG 추진선으로 개조가 가능한 선박)으로 확보했다. 엔진 개조 투자를 진행하면 2030년 이후로도 규제 대응능력을 갖출 수 있다는 말이다.

LNG 레디 벌크선 1척을 LNG 추진선으로 개조하는 데는 60억~70억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5년(2018~2022년)을 기준으로 폴라리스쉬핑은 영업활동에서 연 평균 2355억원의 현금흐름을 창출했다. 선박 개조 투자가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폴라리스쉬핑은 선박 개조를 순차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박 개조에 수개월의 시간이 걸리는 반면 발레와의 운송계약에 선박을 꾸준히 활용해야 한다는 점에서다. 대신 한동안 영업활동으로 창출하는 현금흐름을 채무 상환에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022년 말 기준 폴라리스쉬핑의 부채비율은 422.6%로 집계됐다. 선대 교체 투자를 한창 진행하던 2019년의 1544.6%에서 크게 낮추기는 했으나 여전히 건전한 수준으로 보기는 어렵다. 다만 폴라리스쉬핑의 연간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2016년부터 7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폴라리스쉬핑은 발레뿐만 아니라 포스코, 한국남동발전, 현대글로비스 등 다수의 우량 화주와 장기운송계약을 체결해 안정적인 현금 창출이 가능하다"며 "지난해 대규모 투자가 마무리된 만큼 부채 부담 완화에 속도가 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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