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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엠랩이 영풍과 혈맹 택한 이유 '유럽 RMA법' 영풍, 에스엠랩 지분 1.9% 확보…유럽향 배터리에 리사이클링 원자재 포함해야

성상우 기자공개 2023-11-02 07:57:00

이 기사는 2023년 10월 31일 16: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스엠랩을 사이에 두고 2차전지 관련 상장사들의 밸류체인 구축 움직임이 활발하다. 1000억대 증자로 에스엠랩 최대주주에 오른 금양에 이어 최근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에 힘을 싣고 있는 영풍이 주요주주로 나섰다.

세 곳의 사업이 결합된다면 영풍이 추출해낸 원재료를 에스엠랩이 받아 양극재를 생산한 뒤 최종적으로 금양이 배터리셀을 생산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금양-에스엠랩의 동맹에 이어 후발 투자자로 영풍까지 나선 배경엔 유럽의 '핵심원자재법(RMA)‘이 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에스엠랩은 최근 영풍으로부터 100억원 규모 지분투자를 받았다. 지난 25일 주금 납입이 완료됐으며 이를 통해 영풍은 에스엠램 지분 1.9%를 확보했다.

영풍의 지분 참여는 같은 날 850억원 규모 출자로 최대주주에 오른 금양에 이어 두 번째 맺은 ‘2차전지 혈맹’이라는 의미가 있다.

앞서 금양은 지난 7월부터 일찌감치 1050억원 규모의 에스엠랩 출자를 결정했다. 금양은 올해 들어 국내 증시의 집중 관심을 받은 2차전지 섹터의 핵심 수혜자다. 다만 정작 배터리셀 제조 기술에 대해선 아직 검증이 안됐다는 의구심이 시장에 남아있는 상태다. 금양의 에스엠랩 투자 역시 이 같은 시장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결단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에스엠랩은 전기차용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만드는 곳이다. 양극재는 배터리의 용량과 출력을 결정하며 원가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소재다.

특히 에스엠랩의 기술은 하나의 입자(단결정)로 양극재를 양산하는 데 특화돼 있다. 단결정 양극재는 배터리 내에서 쉽게 부서져 전지 수명을 떨어뜨리는 기존 다결정 양극재를 대체할 것으로 각광받고 있다.

에스엠랩은 세계 최초로 망간과 니켈로만 구성된 단결정 양극재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최근 글로벌 2차전지 시장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으며 실제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 기업과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아직 상용화 전으로 유의미한 매출이 없음에도 에스엠랩이 증시 상장을 앞둔 2차전지 종목 중 대어급으로 분류되는 이유다.

에스엠랩 사옥 전경

영풍이 에스엠랩을 택한 이유도 기술력에 있다. 최근 속도를 내기 시작한 신성장 사업 폐배터리 리사이클링은 폐기된 배터리에서 리튬·니켈·코발트 등 양극재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를 뽑아내는 사업이다. 추출한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매출처 중 하나로 에스엠랩을 낙점한 셈이다.

에스엠램 입장에서도 영풍은 긴밀한 조력자가 될 수 있다. 최근 유럽연합(EU)이 제정한 핵심원자재법(RMA)을 준수하기 위해선 리사이클링을 통해 공급받은 원자재가 필수적으로 확보해야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해당 법에 따르면 향후 유럽에 공급되는 전기차 배터리에는 제조 과정에서부터 리사이클링으로 확보한 리튬, 니켈 등 원자재가 일정 비율 이상 활용돼야 한다. 사용 비중은 2025년부터 2028년 이후까지 매년 순차적으로 높아진다.

유럽 매출 비중이 높은 2차전지 관련 부품·소재 생산 기업이라면 리사이클링을 통한 원재료 공급처를 선점해야하는 상황이다. 에스엠랩은 원자재 공급처를 지분 유치를 통한 ‘혈맹’ 관계로 확보한 셈이다.

세 기업의 협업은 지리조건상으로도 시너지 발휘가 가능하다. 동남권을 중심으로 한 2차전지 벨트를 형성할 수 있다. 에스엠랩과 금양이 각각 울산과 부산에 소재를 두고 있으며 영풍의 주력 리사이클링 공정도 경북 지역에 포진해있다. 지리적으로 인접해있는 이점을 활용해 양극재를 만드는 에스엠랩에 영풍이 리튬을 공급하고 금양이 배터리셀을 만드는 체계가 형성될 경우 사업상 시너지가 상당할 것이란 분석이다.

안형민 에스엠랩 CFO는 “영풍의 이번 투자는 재무적 차원의 투자이지만 관련 산업 대기업이 당사의 기술력과 사업 비전을 높이 평가하고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사용후 배터리에서 리튬,니켈,코발트 등 핵심 소재 금속을 회수하는 영풍이 양극재 생산을 주업으로 하는 당사와 향후 이차전지 사업 분야에서 긴밀하게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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