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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특례 코스닥 재점검]'전기차 유망주' 이지트로닉스, 밸류 적용한 실적 전망치 '하회'①올해 순익 120억 기대 '난망'…"발주처 양산 일정 연기"

성상우 기자공개 2023-11-27 16:39:06

[편집자주]

기술특례 상장제도는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춘 기업의 자본시장 진출을 도왔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바이오 등 많은 이익 미실현 기업들의 자금조달 동아줄이 됐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 기업 파두의 어닝 쇼크로 인해 기술특례 상장사의 이익 부풀리기 논란이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더벨이 올해 기술특례 상장사가 제출한 투자설명서상 실적 전망과 현재를 비교,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3일 10: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지트로닉스는 개화하는 전기차 시장 수혜 기대감을 온 몸에 받으며 지난해 코스닥 시장에 데뷔했다. 예상대로 무난하게 기술 평가를 통과했고 전반적인 상장 프로세스를 어렵지 않게 마쳤다. 세자리수 경쟁률을 기록하며 밴드 최상단으로 공모가가 매겨졌다.

‘블루칩’으로 여겨졌던 이지트로닉스는 예상 외로 부진했다. 실적은 상장 당시 전망치를 하회했고 주가도 높은 변동을 보였다. 공모 당시 1753억원이었던 시가총액은 23일 기준 700억원선까지 떨어졌다.

이지트로닉스 상장 이후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증권]

◇소부장 특례로 코스닥 입성…상장 직전 3~4년간 준수한 수익성 유지

이지트로닉스는 2022년 2월에 소부장 기술특례로 코스닥에 상장했다. 나이스평가정보가 A등급을 주며 기술성 평가를 통과시켰고 NH투자증권이 상장 과정을 주관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전기차 부품업체 유망주로 시장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자체 개발한 전기차향 및 통신 인프라용 고효율 전력변환장치의 기술력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것이란 평가였다. 실적도 준수했다. 상장 직전까지 3~4년간 특례상장 기업으로는 드물게 순이익을 내온 업체였다. 안정적인 100억원대 중반 수준 매출에 영업이익률이 20%를 넘기기도 했다.

청약 및 공모 과정에서도 흥행을 기록했다. 기관 수요예측에서 134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확정 공모가는 밴드 최상단인 2만2000원에서 확정됐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1753억원이었다.

당시 강찬호 대표는 "전력변환장치는 다양한 사업군에서 활용이 높고 한가지 사업군에만 집중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매출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면서 “4년 뒤 매출 1000억원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상장 직후부터 적자로 전환…EV향 매출, 전망치의 25% 수준 그쳐

장밋빛 미래가 기대됐던 이지트로닉스 실적은 아이러니하게도 상장을 기점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수년간 꾸준한 흑자를 내오던 수익구조도 상장 첫 해에 처음 적자로 돌아섰다. 적자는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주가 역시 상장 이후 줄곧 하락세다. 중간에 소소한 반등을 보이기도 했지만 장기 관점으로 보면 확연한 우하향 곡선이다. 상장 6일차인 2022년 2월 11일 이후 단 한번도 공모가를 회복한 적이 없다. 올해 들어선 하락폭이 더 커지고 있다. 하반기 이후 또 한번 급락 흐름을 맞으면서 주가는 8000원선까지 내려왔다. 상장 첫날 기록한 최고점(3만450원) 대비 3분의 1 토막에도 못 미치는 가격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는 주가다. 상장 이전 기술평가 단계에서부터 전기차 산업 밸류체인에서 기술적 우위를 갖고 있다고 믿었던 투자자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이지트로닉스의 주력 제품은 전력변환 장치다. 전기차용 전력변환 장치(DC-DC Converter, Inverter 등)와 통신인프라 구축에 들어가는 정류기·중계기 등의 장치 비중이 가장 크다. 상장 당시 주관사(NH투자증권)와 회사 측이 강조했던 셀링 포인트는 전기차향 부품 사업의 성장 가능성이었다.


이지트로닉스와 NH투자증권은 EV향 전력변환장치 부문의 상장 첫해(2022년)와 이듬해의 별도 기준 매출 전망치를 각각 105억원, 289억원으로 잡았다. 그러나 2022년 거둔 실제 매출은 25억원에 그쳤다. 전망치의 25% 수준이다. 올해 매출은 3분기 말 누적 기준 42억원이다. 연간 기준으로 단순 환산하면 56억원인데 전망치(289억원)에 턱없이 모자란다.

◇공모 시총 1700억에 올해 이익 전망치 122억 반영…실제론 적자

공모 당시 기업가치가 올해의 연간 순이익 전망치가 반영된 수치라는 점도 주목해볼 부분이다. 미래의 이익 전망치를 기준으로 피어그룹과 비교해 밸류를 산정하는 것이 통상적인 가치평가모델이긴 하지만 전망치와 실제 실현 이익 간 괴리가 크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상장 당시 이지트로닉스와 NH투자증권은 올해 실적 전망치를 매출 456억원·순이익 122억원으로 잡았다. 공모가를 산출하는 밸류에이션 과정에 이 수치가 대입됐다. 상대가치평가법에 따라 예상 순이익(122억원)에 피어그룹 4개사(이노와이어리스·오이솔루션·와이엠텍·우리산업)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인 32.55배를 반영했다. 이렇게 도출된 공모가 밴드로 수요예측을 거쳤고 밴드 최상단인 2만2000원이 일반 투자자들에게 파는 주식 가격으로 최종 확정됐다.


올해 연간 100억대 순이익이 예상됐던 이지트로닉스는 실제로는 3분기까지 11억 규모 순손실을 내고 있다. 매출 볼륨 역시 전망치의 절반 이하다.

강 대표가 호언장담한 ‘4년 내 1000억원 매출 달성’도 요원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한 사업군의 변동에 관계없이 매출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던 그의 광고성 발언도 결과적으로 허위 광고가 됐다. 이지트로닉스 실적 부진이 현대차 등 전방산업(EV) 대기업들의 발주 연기에 따른 타격이기 때문이다.

이지트로닉스 관계자는 이에 대해 “2022년도 예측치와 실적치의 괴리는 경기침체 및 EV 예상 수출액 감소, 원재료 및 제조경비 상승에 따른 원가 증가, 연구개발 품목 증가에 따른 경상연구비 증가 등이 사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방 산업 발주처인 현대차 등 국내외 메이저 전기차 메이커들이 전반적으로 양산 일정을 내년 이후로 미룬 것이 컸다”면서 “특히 동유럽 소재 발주처들의 경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납품 일정에 변수가 생긴 타격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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