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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타깃된 삼성…준감위 "필요하면 역할하겠다" 해외투자자 결집에 대응방안 마련, 3기 구성 앞두고 연임 가능성 열어둬

이상원 기자공개 2023-12-19 15:22:01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9일 15: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이하 삼성 준감위)가 정기회의를 진행했다. 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가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이찬희 위원장의 메세지에 관심이 집중됐다. 아직 그룹 내부적으로 대응방안을 검토중인 만큼 언급을 최대한 아꼈지만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내년 2월 새로운 3기 위원회 출범을 앞두고 이 위원장의 연임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3기에는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야 하는 가운데 그동안 해당 사안을 고민해온 만큼 적임자로 평가된다. 여기에 그룹내 준법경영 문화를 정착시키며 뚜렷한 성과를 내면서 연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잇따른 헤지펀드 압박, 말 아낀 이 위원장

삼성 준감위는 19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12월 정기회의를 열었다. 이날 특별한 안건은 없는 일상적인 수준의 회의인 것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평소처럼 관계사의 내부거래, 후원금에 대한 심의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그럼에도 추운 날씨속에서 언론의 관심은 평소보다 컸다.

최근들어 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가 잇따라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 명확한 자본 배분 계획 도입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외국계 투자자들간의 세 규합 움직임이 있는 만큼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당초 이와 관련해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 위원장은 관련해 말을 아꼈다.

이 위원장은 "어떤 내용으로 주주서한이 왔는지 아직 전달받지 못했다. 검토할 시간이 없었다"며 "내용을 알고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의견을 전달하거나 권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사로부터 구체적인 내용을 공유받으면 준감위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12월초 영국 행동주의 헤지펀드 '팰리서캐피탈'은 삼성물산에 지배구조 개편을 요구하는 주주서한을 보냈다. 런던의 또 다른 헤지펀드 '시티오브런던인베스트먼트'가 주주서한을 보낸지 한 달만이다. 이외에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 '화이트박스어드바이저스'도 최근 삼성물산 측을 만나 명확한 자본 배분 계획 도입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압박이 이달초부터 본격화된 만큼 아직 삼성그룹 내부에서도 대응전략이 구체화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두 차례의 준감위 정기회의가 남아있다. 여기에 임시회의를 통해 상시로 논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삼성 준감위가 의견을 내기까지 시간적 여유는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최근들어 주주제안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당장 입장을 내기에는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삼성 준감위는 의견을 제시하는 곳이다. 아직 삼성그룹 차원의 대응방안이 나오지 않은 가운데 준감위가 먼저 어떠한 메세지를 전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2023년 12월 19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이찬희 위원장이 서울 삼성생명 서초사옥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임 가능성 열어둔 이 위원장, "관계사 평가받겠다"

삼성 준감위 2기 위원회는 내년 1월 정기회의를 끝으로 회기를 마무리한다. 2월 3기 위원회 출범을 앞두고 이 위원장의 연임 여부가 가장 주목받고 있다. 독립성을 기반으로 위원장이 추천하는 방식으로 위원회를 구성하기 때문이다. 이미 내부적으로 검토가 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위원장은 "임기가 끝나가니까 저희도 회사도 고민을 하겠지만 아직까지 방향에 대해서 결정한 바는 없다"며 "시험은 학생이 치지만 채점은 교수가 한다. 관계사가 2기 위원회의 활동을 어떻게 평가하는지가 3기와 관련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기가 1기에 계셨던 분들, 새로운 분들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뤘듯 3기도 이에 맞는 구성을 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위원장에게 위원회 구성에 대한 독립성을 완전히 보장했다. 향후 결정에 따라서 3기 위원회 구성도 맞물려 갈 것이다. 평가를 받아보겠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이 확답은 피했지만 평가를 받아보겠다고 언급한 만큼 연임 가능성은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규정상 연임이 가능한 데다 2기 위원회에서 삼성그룹내 준법경영 문화를 정착시켰다는 점에서는 연임 가능성은 충분하다. 여기에 그동안 지배구조에 대해 많이 고민해왔던 만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이원장은 "준감위가 시작할때는 낯설거나 번거롭거나 귀찮은 존재였을지 모르지만 2기를 거치면서 회사에 꼭 필요한 존재라는게 정착됐다"며 "준법경영 문화가 체질화됐다는게 2기의 가장 큰 성과다. 1기 성과를 바탕으로 2기가 발전하고 2기 성과로 3기가 발전하는 식으로 조금씩 정진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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