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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코퍼레이션은 지금]'보안관리' 시장 개척자, 종합디지털 기업 도약 꿈꾼다①이득춘 대표의 결단, 국내 대표 EMS기업 성장…적극적 M&A로 신사업 추진

이상원 기자공개 2024-05-07 07:43:21

[편집자주]

이글루코퍼레이션이 설립된 지 어느덧 25년이 흘렀다. 국내 정보보안이라는 개념 자체가 약하던 시절 통합보안관제를 도입해 성공 가도를 달리며 국내 대표 보안기업 중 하나로 발돋움했다. 이제는 한 단계 더 도약을 준비 중이다. 회사를 이끈 이득춘 대표의 시선은 보안관제를 넘어 이제 디지털로 향해 있다. 3년 전 M&A를 단행하며 빠르게 사업 다각화를 벌이는 중이다. 이글루코퍼레이션의 성장 스토리와 새로운 도약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등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2일 15: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글루코퍼레이션이 설립되던 1999년 당시 국내 보안시장은 극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다만 1990년대 들어 PC 보급이 확산돼 보안에 대한 관심은 상당히 높아졌던 시기였다. 당시 인하대학교 전자계산학과를 나와 삼보컴퓨터에서 영업을 담당하던 이득춘 대표는 이를 사업 기회로 삼았다.

국내 보안 1세대인 그는 보안기업 싸이버텍홀딩스에서 정보보안 사업본부장을 맡으며 보안 분야를 배워나갔다. 보안 서비스라는 개념조차 생소하던 당시 '보안관제(EMS)'가 필요한 시대가 반드시 올 것이란 확신을 갖게 됐다. 이글루코퍼레이션을 설립하게 된 바탕이다. 이 대표는 이글루코퍼레이션을 기반으로 국내 보안 업계 EMS 시장 개척자가 됐다.

◇폐업위기에서 7년 만에 상장, 코스닥 상위 30% 기업

이글루코퍼레이션의 전신은 이글루시큐리티다. 사명을 고민하던 이 대표는 캐나다 이누이트족이 만든 얼음집 '이글루'를 떠올렸다. 두꺼운 얼음벽이 차가운 바깥 공기를 차단해주는 이글루와 같이 날로 진화하는 보안 위협으로부터 안전하게 고객의 정보자산을 보호하겠다는 생각을 담았다.

기업 설립 이면에는 1999년 경험이 컸다. 삼보컴퓨터 출신들이 세운 싸이버텍홀딩스에서 근무했던 당시 이 대표는 글로벌 보안기업 체크포인트 초청으로 이스라엘을 방문했다. 함께 초청된 회사 중 '네트릭스'라는 미국 기업이 보안관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 대표는 네트릭스 대표와 대화를 통해 앞으로 통합관제 시장이 열릴 것이란 확신을 갖게 됐다.

한국으로 돌아와 싸이버텍홀딩스 당시 김상배 대표를 설득해 보안관제 사업을 시작하기로 하고 이글루시큐리티를 만들었다. 이곳의 대표이사 직책과 싸이버텍홀딩스 업무를 겸직하기로 약속하고 사업 허락을 받았다. 이 대표와 대학동기 이용균 전 부사장이 의기투합했다. 둘은 30억원을 모아 30명의 인력으로 그 해 11월 사업을 시작했다.

이 대표에게 초반 3년은 괴로움의 연속이었다. 보안시장이 막 형성되던 시기다. 기업들이 선뜻 마음을 열지 않았다. 누적 적자가 27억원에 달하며 폐업 위기에 몰렸다. 이후 2003년 기회가 왔다. 당시 '슬래머 웜 바이러스'로 국내 인터넷 시장에 대란이 일어났다. 이를 계기로 정부가 보안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시장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우정사업본부가 이글루코퍼레이션의 제품을 도입했다.

회사 관계자는 "우정사업본부에서 최초로 도입하면서 저희가 입지를 다지게 됐다"며 "이를 계기로 지금까지도 공공기관 쪽에서는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500곳이 넘는 고객사 중에서 지금도 약 80%가 공공기관이다"라고 말했다.

보안관제 분야 최강자로 떠오르면서 매년 20% 이상의 꾸준한 매출 성장세를 이어갔다. 회사 설립 7년 만인 2006년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 2009년에는 매출 200억원 넘어선데 이어 이듬해 곧바로 300억원 고지를 밟았다. 수익성도 꾸준히 확보하며 2010년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창업 11년 만에 마침내 회사 성장성을 시장으로부터 인정받았다.

지난해 연결기준 이글루코퍼레이션 매출은 1070억원에 달한다. 역대 최고 실적이다. 30명으로 시작했던 직원 수가 작년 말 정규직 기준 1044명까지 늘어났다. 창업 초기 대비 약 35배 늘어난 셈이다. 2021년 인수합병(M&A)까지 잇따라 단행하며 파이오링크, 코드마인드를 비롯해 총 4개 계열사를 거느리게 됐다.

이달 들어서는 코스닥 소속부도 벤처기업부에서 우량기업부로 변경됐다. 우량기업부 선정 기준은 기업 규모가 최우선이다. 자기자본 또는 시가총액 1000억원 이상이 6개월 넘게 이어져야 한다는 기준이 있다. ROE 또는 당기순이익이 최근 3년간 각각 5%, 평균 30억원 이상이어야 한다. 1600개가 넘는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이글루코퍼레이션은 상위 30% 이내 기업이 됐다.


◇보안관제 경쟁력으로 사업 다각화, AI·빅데이터·클라우드 진출

이글루코퍼레이션이 개척한 보안관제 분야는 해킹, 바이러스 등의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기업의 자산을 보호하기 위한 활동을 의미한다. 보안장비를 24시간 365일 물 샐 틈 없이 모니터링해 보안사고의 징후를 탐지하고 즉각 통보해 초동 대응에 나서는 서비스다.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 집계에 따르면 국내 보안 서비스 시장에서 보안관제 서비스 비중은 2022년 말 기준 7.2% 수준이다. 같은 기간 전체 매출은 4013억원 수준이다. 현재 6조원 가량의 국내 보안시장 규모를 감안하면 아직 성장할 여지가 많이 남아있다. 특히 보안시장은 2020년부터 비대면 환경과 원격근무 증가로 빠른 성장을 거듭해왔다.

이글루코퍼레이션은 성장세를 타고 보안을 넘어 종합 포괄적인 디지털 기업으로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22년 보안관제 중심이었던 사업 구조에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서비스까지 추가하며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이글루시큐리티에서 지금의 사명으로 변경한 이유다.

그 일환으로 M&A 시장에서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그동안 M&A에 소극적이던 대부분 보안기업과 대조적이다. 2021년 NHN이 보유하던 네트워크 솔루션 기업 파이오링크 지분 28.9%를 300억원에 매수했다. 이로써 이글루코퍼레이션은 파이오링크 최대주주에 올랐다. 우호지분을 더해 40% 가까운 지분을 들고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같은 해 소프트웨어 테스팅 전문기업 코드마인드를 인수했다. 인수 금액은 크지 않지만 업계 최초 화이트박스 테스팅을 완전 자동 방식으로 제공하는 도구를 개발한 기업이란 점에서 당시 M&A가 준 의미가 컸다. 해당 시장은 2027년까지 약 600억달러(약 83조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글루코퍼레이션은 코드마인드와 함께 신시장 공략을 구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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