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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점프 2024]"40년 넘게 쌓인 반도체 기술력, 프리미엄 적용 시점"②이승환 신성이엔지 기술혁신본부장

성상우 기자공개 2024-01-31 08:43:46

[편집자주]

새해 코스닥 기업은 생존의 시험대에 놓였다. 조달 사정은 위축된지 오래됐고, 신사업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옥석이 가려지는 시기, 기업들은 한해 먹거리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사업계획에 담았다. 새로운 도약대를 찾아 퀀텀점프를 꿈꾸는 기업들의 비전을 현장에서 직접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4일 10: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술적으로나 생산 효율 및 캐파 측면에서나 동종 업계에서 신성이엔지를 따라올 수 있는 곳은 없다. 이 분야에서만 40년 이상 쌓아온 기술력과 사업 노하우를 따라잡기가 그리 쉽지 않다.”

지난해 말 신성이엔지의 기술 총괄자로 전격 영입된 이승환 기술혁신본부장(부사장, 사진)의 어조엔 자신감이 묻어났다. 지난 30년간 파트너사의 입장에서 신성이엔지의 기술 역량을 지켜봐온 데서 나온 확신이 강해 보였다.

올해는 신성이엔지에게 중요한 분기점이다. 실적 측면에선 지난해 반도체 업황 부진을 뒤로 하고 1조원대 볼륨을 키워야 하는 구간이다. 사업 측면에선 2차전지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놓고 해외 매출을 본격적으로 확대하는 시점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부사장의 영입은 신성이엔지가 기술 우위를 통해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30년 가까이 삼성그룹에 몸담으며 삼성전자 반도체팹을 비롯해 삼성SDI 헝가리 공장 등 그룹의 주요 생산시설 설계를 도맡아 온 이 부사장의 역할에 업계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오스틴FAB·헝가리 공장 등 대형 프로젝트 섭렵

하이테크 생산시설 설계자로서의 이 부사장 커리어는 1994년에 시작됐다. 연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삼성엔지니어링에 입사해 설비설계·시공을 맡았다. 이후 분사한 휴먼텍코리아를 거쳐 최근까지 약 20년간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에 몸 담았다.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는 삼성물산 자회사로 삼성그룹의 주요 공장·플랜트 등 하이테크 산업 시설을 전문 설계하는 곳이다. 여기서 이 부사장은 △미국 텍사스 오스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FAB2) 설계를 비롯해 △삼성전자 최초의 EUV팹 △삼성SDI 헝가리 현장 등 그룹 차원에서도 굵직한 설계 프로젝트들을 다수 맡았다.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한 150만평 규모 반도체 팹은 그가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임원 시절 맡은 마지막 프로젝트다.

이 부사장이 수행한 대부분의 프로젝트에 신성이엔지가 클린룸 공사 협력사로 참여했다. 그와 신성이엔지가 사업 파트너로 인연을 맺은 기간만 30년이 넘는다. 그만큼 신성이엔지 사업을 잘 파악하고 있는 적임자가 이 부사장인 셈이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의 사업 확대와 2차전지 드라이룸 사업 성장 차원에서도 이 부사장의 커리어는 독보적인 자산으로 여겨진다.

◇3나노 파운드리·전고체 배터리 기술 대응 준비

신성이엔지 기술 총괄자로서 이 부사장의 임무는 동종업계에서 유지해 온 기술 격차를 더 벌리는 것이다. 타업체 입장에선 생산효율과 규모 면에서 진입장벽으로 작용하는 부분이다.

그는 “클린룸 주요 설비의 생산 과정을 일종의 수직계열화처럼 전부 내재화·자동화하면서 효율과 정확도를 끌어올렸다”며 “각 공정에 필요한 요소 기술을 모두 자체 보유하고 있어 아웃소싱 비중이 작다"고 설명했다.

이 부사장이 지휘하는 신성이엔지 기술부문의 강점은 업계 최대규모 R&D 조직이다. 그는 “70여명 규모의 연구·기술 인력풀은 동종업계 중견사 중 찾아보기 힘들다”면서 “기술적으로도 FMC(Fan·Motor·Controller)와 같은 요소기술 및 AI 기반의 에너지저감기술, 불순물 측정·관리 기술을 직접 보유한 경쟁사는 국내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부사장의 시선은 반도체·2차전지 업계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미래 기술에 향해있다. 그는 “3나노 파운드리 양산이 되는 시대라 생산 공정이 더 미세화되면서 분자단위 불순물(AMC) 방지와 습도 관리가 더 엄격해졌다”면서 “생산장비에 더 효율적으로 탑재할 수 있는 제습 모듈(EDM)을 최근 개발해 테스트할 예정이고 여기에 케미컬 제어 기능도 추가된다”고 설명했다.

2차전지 드라이룸과 관련해서도 그는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공정에 대응하려면 더 높은 사양의 습도 관리가 필요하다”면서 “우리는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 국부 습도 관리 시스템인 ‘드라이부스(Dry Booth)’를 개발해 공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보유 기술의 적용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신사업도 구상 중이다. 이 부사장은 “최근 데이터센터(IDC) 분야 진출을 준비 중”이라며 “아직 공개할 순 없지만 업계에서 요구되는 수준의 제품 개발이 완료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총괄자로서 이 부사장의 중장기 목표는 신성이엔지의 기술 우위를 가격 협상에서도 관철시킬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는 “사실 신성이엔지의 기술력은 이미 업계에서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다”면서도 “수주 단계에서 기술 경쟁보단 가격 경쟁이 더 우선시되는 건설 산업 특성상 기술 프리미엄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신성이엔지의 독자 기술력으로 고객 니즈를 충분히 충족시키는 의미있는 기술을 통해 산업 전체의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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