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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블루프린트 체크]'사업다각화' 외쳤던 미래반도체, 재고 늘리는데 '올인'2023년 운전자산 100% 넘게 늘려, 피어그룹 PER과 괴리

안정문 기자공개 2024-04-03 07:22:59

[편집자주]

기업들은 IPO 과정에서 공모자금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비즈니스 계획과 전망을 내놓는다. 그러나 상장 이후 실제 자금 집행과 실적은 그것과 차이가 나는 게 다반사다. 이에 더벨은 IPO 당시 기업이 내놓은 계획과 그 이후 실제 사이의 괴리가 얼마나 되는지, 또 주가산정 때 활용했던 비교군이나 실적 추정치가 타당했는지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8일 14: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반도체가 상장 당시 성장의 핵심으로 사업 다각화를 내세웠지만 세부 자금 사용계획을 재고확보 중심으로 세웠다. 매출 확대를 예상하고 지난해 재고확대에 공모자금을 투입했지만 실적은 기대치와 다르게 줄어들었다. 공모자금 가운데 다각화와 관련된 해외진출 자금은 아직 검토단계에 그치고 있다.

◇전략과 달리 자금 사용은 재고자산 확대 위주

미래반도체는 2023년 1월27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신규 공모자금 활용의 키워드는 '사업 다각화'였다. 세부적으로 파운드리 고객사 판매채널 구축, 제조사와 협업을 통한 글로벌 시장 개척, 삼성계열사 유통파트너 취득 모색, 시스템반도체 비중 확대, 신규 벤더 아이템 발굴 등을 들었다.

자금 활용 계획은 미래반도체가 내놓은 다각화 전략과 사뭇 달라 보인다. 증권신고서를 살펴보면 미래반도체 기업공개로 확보한 자금 189억원 가운데 160억원은 운전자금(2023~2024년), 20억원은 해외진출(2023~2025년), 9억원은 기타 운영자금(2023~2025년)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전체 조달자금 가운데 84.7%, 대부분을 운전자금, 그 가운데 재고자산 확대에 활용하는 셈이다.

미래반도체는 주요 거래처의 수요 증가 및 신규 거래선 확보로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운전자금을 확충하겠다고 설명했다. 유통업은 특성상 재고 보유규모가 매출로 직결되는데 고객 주문 후 고객에 납품하기 위해서는 매입처로부터 재고를 선구매해 판매하는 방식이므로 운전자본이 많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운전자산은 크게 늘었다. 매입채무와 재고자산을 더한 운전자산은 491억400만원으로 전년도 229억8400만원보다 113.6% 늘었다. 세부적으로 2023년 매입채무는 187억3400만원으로 1년 전 13억8700만원과 비교해 1250% 증가했다.

재고자산은 303억7000만원으로 2022년 215억9700만원에서 87억7300만원, 40.6% 커졌다. 이 수치는 미래반도체가 운전자금으로 활용하겠다 계획했던 160억원의 절반에 가깝다. 앞서 미래반도체는 2023년과 2024년 2년에 걸쳐 160억원을 운전자금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미래반도체 관계자는 "증권신고서의 자금계획과 같이 재고를 확보하는 데 공모자금을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반도체의 IR북에 따르면 경영 계획에서 2024년까지 2021년~2022년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당시 매출 성장폭은 67.7%, 영업이익 성장폭은 13.3%였다. 다만 실적은 상장 당시 예상했던처럼 늘지 않았다. 2023년 매출은 1년 전 5501억5300만원보다 30.8% 줄어든 3805억1000만원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221억200만원에서 94억700만원으로 57.4%, 순이익은 150억1300만원에서 50억6400만원으로 66.3% 감소했다.

일부 자금은 아직 자금집행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미래반도체는 해외사업 진출과 관련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20억원을 활용하겠다고 증권신고서에 썼다.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장 1년 PER, 피어그룹과 동떨어져

미래반도체는 1996년 1월 설립된 반도체 유통 기업이다. 반도체 유통 사업에 관심이 있던 삼성전자 출신 전문가들이 모여 창업했다. D램, 낸드플래시와 같은 메모리 상품과 터치 화면 압력 감지기, 카메라 이미지 센서 등의 시스템 반도체 상품을 주로 유통한다. 사업 구조는 국내외 대리점을 통해 삼성전자, 페어차일드 등의 반도체를 판매하는 방식이다.

미래반도체는 25년 동안 회사를 이끌고 있는 이정 대표를 비롯해 사내 중역 대부분이 삼성전자 출신으로 설립 이후 핵심 고객사인 삼성전자와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성장했다. 국내에서 삼성전자 제품을 유통하는 대리점은 미래반도체를 포함해 에스에이엠티, 신성반도체 등 3곳 정도가 있다.

당시 미래반도체는 메모리 반도체나 시스템 반도체(비메모리 반도체)를 유통하는 회사들 가운데 재무 유사성을 고려해 최종 피어그룹으로 매커스와 유니트론텍을 선정했다.

상장 1년이 지난 현재 미래반도체의 PER은 피어그룹과 크게 동떨어져 있다. 미래반도체의 PER은 57.32, 매커스는 10.22, 유니트론텍은 6.59다. 미래반도체가 PER을 산정하기 위해 실적이 비슷한 회사로 꼽은 회사가 있다. 에스에이엠티와 유니퀘스트가 그곳인데 각각 PER 9.44, 10.51를 기록했다. 유사업종인 반도체 및 반도체장비와 관련된 업종의 PER도 11.5라는 점을 고려하면 미래반도체의 지난해 실적은 주가대비 크게 낮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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