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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칠성음료는 지금]'구원투수' 박윤기, 취임 4년차 3조 클럽 입성①ZBB 프로젝트로 원가절감, 필리핀펩시 기반 글로벌 공략

홍다원 기자공개 2024-04-12 07:50:29

[편집자주]

종합음료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롯데칠성음료가 3조 클럽에 입성했다. 코로나19 이후 유흥시장 침체와 아픈 손가락인 맥주 부문 부진을 딛고 12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제로 탄산음료와 제로 소주인 새로의 흥행으로 외형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내년 매출 목표치가 4조원인 만큼 이를 향해 도약하는 롯데칠성음료의 과거, 현재, 미래를 짚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9일 15: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칠성음료가 지난해 매출 3조원을 달성했다. 외형 확장의 바탕에는 취임 4년차인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사진)가 있었다. 코로나19와 맥주 사업 부진이 겹쳐 적자를 이어가던 시기에 구원투수로 등판한 그는 원가절감 전략으로 수익성을 개선했다.

제로 열풍에 힘입어 제로 탄산음료와 소주 새로가 연달아 흥행하면서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 이에 더해 지난해 필리핀펩시를 종속기업으로 편입해 글로벌 음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올해 필리핀펩시에서만 매출 1조원이 기대되는 만큼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분석된다.

◇적중한 ZBB 전략, 주류 수익성 개선 '총력'

1970년생인 박 대표는 동북고와 한국외대를 졸업한 후 1994년부터 현재까지 롯데칠성음료에서만 재직한 정통 '롯데칠성음료' 맨이다. 마케팅팀장, 마케팅부문장, 해외사업부문장, 경영전략부문장 등 요직을 역임한 후 2020년 말 롯데그룹 정기인사에서 롯데칠성음료 대표로 선임됐다.

박 대표가 롯데칠성음료 수장 자리에 오른 이후 실적은 눈에 띄게 개선됐다. 2020년까지만 해도 순이익이 마이너스(-) 168억원이었지만 1년 만에 1371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로 돌아섰다.


2021년 취임 직후 그가 수익성 개선을 위해 꺼내든 건 ZBB(Zero-based Budget) 프로젝트다. ZBB는 관행적으로 집행하던 예산 편성 비용을 원점에서부터 출발하는 전략이다. 기업이 예산 계획을 세울 때 전년도 비용을 기준으로 늘리거나 줄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비용 지원 여부를 일일이 처음부터 검토했다.

롯데칠성음료의 수익에 타격을 줬던 주류 부문에 먼저 손을 댔다. 음료에 적용했던 ZBB 프로젝트를 주류에도 적용하면서 판촉비 등 불필요한 비용을 줄였다. 점주들에게 자사 맥주를 팔면 인센티브를 주거나 제품 등을 지원하는 마케팅 비용 등을 끊었다.

비용 절감과 동시에 2022년 9월 출시한 새로 소주 흥행으로 주류 부문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됐다. 2019년 -588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20년 -281억원으로 손실 폭이 줄어들다가 2021년 245억원으로 급증했다. 이후에도 2022년 369억원, 2023년 336억원 등 수익을 유지했다.

주류 부문은 물론 펩시제로슈거, 칠성사이다 제로 등 제로 탄산음료의 활약으로 꾸준히 외형을 확장했다. 필리핀 법인 필리핀펩시(PCPPI) 지분 취득도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 결과 박 대표 취임 4년째를 맞은 지난해 매출 3조2247억원, 영업이익 210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1년 연 매출 2조원을 달성한 이후 12년 만에 3조원을 넘어섰다.

실적 개선과 함께 박 대표는 투자자들과의 접점을 늘리기 위해 IR에 집중하고 있다. 기관 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 IR 설명회에서 박 대표가 직접 질문에 대답하는 등 IR 강화에 힘쓰고 있다는 게 롯데칠성음료의 설명이다.

롯데칠성음료는 2021년 1분기 이후 연간 가이던스를 공개해 매출과 영업이익, 사업 부문별 실적, 투자 계획 등을 제시하고 있다.

◇'필리핀펩시'만으로 매출 1조원 공략

롯데칠성음료가 지난해 제시한 가이던스인 매출 3조원을 달성하는 데에는 필리핀펩시 역할이 컸다. 필리핀펩시는 탄산음료 및 에너지 음료 등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음료는 물론 '처음처럼' 소주도 판매한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3분기 말 필리핀펩시 경영권을 취득해 종속기업으로 편입했다. 현재 필리핀펩시 지분을 73.6% 보유하고 있다. 필리핀펩시가 필리핀 음료업계에서 2위 기업인 만큼 연 매출은 1조원 규모에 달한다.

필리핀펩시법인 매출만 놓고 봤을 때 지난해 9448억원을 기록했다. 마운틴듀와 펩시콜라 등이 필리핀 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매출을 견인했다. 필리핀 현지에는 음료 공장 12곳(루존 5개, 비사야스 4개, 민다나오 3개)을 운영하고 있다. 해당 법인에서 밀키스, 처음처럼 등 자체 음료와 소주를 현지 생산해 글로벌 음료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여기에 수익성 제고를 위해 ZBB팀을 현지에 파견했다.

필리핀펩시를 포함한 롯데칠성음료의 올해 매출 전망치는 4조원이다. 박 대표는 2024 롯데칠성음료 정기주주총회에서 필리핀펩시 법인에서만 1조원의 매출을 달성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롯데칠성음료 연결 기준 지난해 4분기부터 필리핀펩시 매출 약 2500억원이 적용됐다"며 "필리핀펩시 매출이 올해는 온전히 반영되는 만큼 외형 확장을 이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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