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횡령 이어 부정대출…리더십 흔드는 '내부통제 부실'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대상 350억 규모…임종룡 회장·조병규 행장 임기 중에도 발생
최필우 기자공개 2024-08-13 11:13:54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2일 07시3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이 잇따른 횡령 사태를 수습하기도 전에 또 다시 내부통제 부실 논란에 휩싸였다.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법인에 350억원 규모의 부적정 대출을 실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2년 간 수백억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세 차례나 이어지고 있다.잇따르는 내부통제 부실은 우리금융의 리더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손 전 회장 임기 중 시작된 부정대출은 임종룡 회장과 조병규 행장 재직 중에도 취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직 CEO들이 연루되지 않은 사건이라 해도 내부통제 부실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친인척 대출 616억원 중 350억 부적정 취급

이번 현장조사는 제보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금감원은 손 전 회장 친인척 측에서 가치가 없는 담보나 상환 여력이 부족한 보증인을 내세웠음에도 불구 28건, 350억원 규모의 대출이 부적정하게 이뤄졌다고 결론을 내렸다.
금감원은 손 전 회장의 지배력이 이번 부정대출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손 전 회장이 지주에 지배력을 행사하기 전 해당 친인척 관련 대출이 5건, 4억5000만원 규모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손 전 회장이 회장으로 재임하던 기간 대출 규모가 급증한 셈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9일 기준 대출잔액은 304억원으로 단기 연체 및 부실 대출 규모가 198억원이라고 공개했다. 이중 담보 가용 감안시 손실 예상액은 82억~158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와 관련 올해 1~3월 자체 검사를 실시해 관련 임직원 8명에 대해 면직 등의 조치를 내렸다. 또 대출을 주도한 A 본부장에 대해 면직, 성과급 회수를 결정했고 관련 지점장에게는 감봉을 조치했다.
◇CEO 직접 책임 없다지만…금융 당국 "내부통제 정상 작동 안해"
우리은행은 내부통제 제도를 추가적으로 개선한다는 방침이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100억원 규모의 횡령 사건이 발생한 지 불과 두달 만에 350억원 규모의 부정대출 사건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두달 전 발생한 100억원 규모의 횡령 사건도 2022년 700억원 규모 횡령 사건이 발생한 지 2년 만에 재발한 사건이었다. 최근 2년여간 수백억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세차례나 잇따라 발생한 것이다.
100억원 규모 횡령 사건과 함께 이번에 드러난 부정대출도 임 회장과 조 행장 임기에 걸쳐 있다. 임 회장은 지난해 3월, 조 행장은 지난해 7월 취임했고 부정대출은 올해 1월까지 취급됐다.
이번 금융사고에 대한 책임을 CEO에게 직접 묻기 어렵다는 게 은행권 중론이다. 지배구조법 개정으로 최근 도입된 책무구조도 제도도 지주 회장과 은행장이 금융사고 발생 또는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했다면 별다른 책임을 묻지 않도록 설계돼 있다. 부정대출에 연루돼 있지 않은 임 회장과 조 행장에게 금융 당국 차원의 제재가 내려지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대규모 금융사고를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금융은 임 회장-조 행장 체제가 구축된 직후인 지난해 7월 내부통제 시스템과 인사 제도를 재편했지만 이후에도 수백억원대 횡령과 부정대출을 방지하지 못했다. 이들의 임기 중 금융사고가 재차 발생할 경우 CEO 리더십을 흔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감원은 "지주 회장에게 권한이 집중된 현행 체계에서 지주 및 은행의 내부통제가 정상 작동하지 않은 사안"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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