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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desk]특색 없는 운용사를 향한 질문

이명관 자산관리부 차장공개 2025-05-07 10:35:12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8일 07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의 목표는 뭘까. 보통 이 같은 질문에 실적으로 접근하는 이들이 많다. 틀린 답변은 아니지만 단기적으로 설정할 수 있는 목표에 불과하다. 정답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가장 정답에 가까운 모범답안은 있다. 기업의 목표는 바로 '영속성'에 있다는 것이다.

기업은 장기적으로 존속했을 때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경영학의 시작인 미국의 표현을 빌리자면 'On Going'이다. 영속하기 위해 지속해서 단기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성장을 추구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 이런 측면에서 국내 헤지펀드 운용사들에게 최근 고민거리가 하나 던져진 듯하다. 금융당국이 새로운 가이드를 내놓으면서다.

앞서 당국은 공모주 우선배정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공모주 전략 기반의 헤지펀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개편안이었다. 공모주 전략엔 공모주하이일드와 코스닥벤처펀드 등이 있다. 오는 7월부터 적용되는 개편안의 핵심은 공모주에 대한 의무보유 기간 적용이다. 하이일드펀드와 코스닥벤처펀드가 공모주 우선배정 혜택을 받기 위해선 15일 이상의 의무보유 확약을 걸어야 한다.

보통 헤지펀드 운용사들은 주로 공모주를 당일 혹은 익일에 정리하곤 했다. 알파 수익을 내는 데 가장 유리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신규 상장한 기업의 주가 추세를 보면 상장 초반 오름세를 보이다가 이내 시간이 흐를수록 하향 조정되곤 한다.

운용사들로선 이 같은 전략을 구현하기 힘들어지면서 공모주로 알파수익을 챙기기 어려운 상황에 내몰렸다. 운용사들로선 선뜻 하이일드펀드와 코스닥벤처펀드를 조성하기 어려워졌다는 게 중론이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점은 현재 국내에서 운용 중인 대부분의 헤지펀드 운용사들이 공모주 전략을 선호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공모주 전략의 헤지펀드는 진입장벽이 낮다. 그래서 신생 헤지펀드들은 주로 공모주 하이일드펀드 혹은 코스닥벤처펀드를 결성하곤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보통 신생 운용사가 설립이 되면 펀딩을 받기 어렵다.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 성과가 쌓이면서 어느 정도 실력을 입증하게 되면 그 후부터는 펀딩에 탄력이 붙는다. 이때 성과를 만들기 가장 수월한 전략이 바로 공모주 전략이다. 이상적인 방향성은 이렇게 만든 성과를 바탕으로 펀딩에 탄력이 붙고, 차별화된 지향점을 갖고 투자전략을 구축해 나가는 식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운용사들은 이 같은 방향성을 가져가지 못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당국의 정책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현재 국내에서 활동 중인 헤지펀드 운용사는 400여개에 이른다. 근래 들어 가파른 속도로 신생 운용사들이 생겨나고 있다. 천편일률적으로 공모주 전략을 택하고 있다.

한국형 헤지펀드는 2011년 도입됐다. 15년여가 흐른 지금 시장 규모는 50조원을 훌쩍 넘어설 정도로 성장했다. 시장에 먼저 뛰어든 이들이 수익을 잘 내고 있다 보니 우후죽순 뒤따라 뛰어들면서 이 같은 기형적인 현상이 나타난 듯하다. 운용업의 본질을 다시 되새겨봐야 하는 시점이다. 영속적인 운용사로 남기 위한 출발은 여기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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