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목 엔지니어링 뉴 리더십]건화, IPO 재추진…도화엔지 색 지운다①주관사 삼성증권 선정, 황광웅·규영 부자일가 지배구조 재구축 전망…2세 경영 전면 7년째
신상윤 기자공개 2025-05-19 07:44:29
[편집자주]
토목 엔지니어링업계에 리더십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경제 발전과 성장을 같이 한 창업 및 1세대와 달리 2세대는 엔지니어링 산업의 질적 성장과 신사업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다. 물밑에서는 승계 구도 재편 논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더벨은 엔지니어링 기업들의 리더십 교체와 맞물린 성장 전략과 지배구조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5일 14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토목 엔지니어링 전문기업 '건화'가 창립 35주년을 맞아 기업공개(IPO)에 다시 도전한다. 업계 후발주자로 출발했지만 도화엔지니어링 출신 임원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리더십을 꾸린 건화는 35년만에 국내에서 한 손에 꼽는 토목 엔지니어링 전문기업으로 도약했다.이번 상장 추진은 건화 오너십을 구축한 황광웅 회장 일가의 지배구조 재구축과도 이어진다. 특히 건화는 IPO를 통해 오너 2세인 황규영 대표이사 중심의 지배구조 구축에 나설 것으로도 관측된다. 아울러 상장에 성공하면 도화엔지니어링의 고(故) 곽영필 회장 등이 보유한 지분들도 일정 수준 정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상장 주관사 '삼성증권' 선정, 10여년 만에 IPO 재도전
15일 관련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건화는 최근 삼성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다. 건화가 절차를 밟아 상장에 성공하면 토목 엔지니어링 업계에선 도화엔지니어링(2010년·유가증권), 유신(2002년·코스닥), 한국종합기술(2011년·유가증권) 등에 이어 네 번째 상장사가 된다.
앞서 건화는 한 차례 상장을 추진했다. 2010년 도화엔지니어링이 상장했던 시기를 전후해 건화도 IPO를 준비했지만 잠정 보류했다. 하지만 최근 상장 주관사를 선정한 데 이어 이달 8일부터 IPO와 상장 후 공시 및 주식 관련 업무를 담당할 직원 채용에 나선 건화는 이르면 내년 상장을 목표로 관련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토목 엔지니어링 전문기업 건화는 물관리와 환경, 국토개발, 교통 인프라, 플랜트 및 CM(감리) 등을 핵심 사업으로 성장세를 거듭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288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7.2%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000억원대 수주도 따내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1990년 3월 설립된 건화는 도화엔지니어링 출신들이 설립한 기업이다. 당시 도화엔지니어링은 국내 수요 증가와 맞물려 지역 연고권 등이 논의되자 지역에 거점을 둔 엔지니어링 기업 설립을 추진했다. 당시 부사장이었던 황광웅 회장이 건화 창업에 총대를 멘 배경이다.
설립 초기 건화는 황 회장 등 18명의 엔지니어로 출발했다. 도로부와 수도부, 도시부 등을 시작으로 사업부를 확대했다. 창립 35주년을 맞은 올해 건화 임직원은 1600여명으로 증가했고, 전 세계 50여개 국가에서 다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건화 이사회는 현재 대표이사 3인과 사내이사 1인 등으로 운영된다. 황규영 대표이사가 2019년 취임한 가운데 이듬해 홍경표 회장과 김문성 사장이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여기에 2023년 황준기 경영지원본부장 부사장이 합류해 이사회는 4인으로 운영 중이다. 황 대표이사는 황 회장 아들로 오너 2세다.
◇황광웅·규영 부자 지배구조 재구축 전망, 도화엔지 등 오너일가 외 엑시트 관측
건화는 IPO를 통해 해외 시장 진출 등 사업 확장 과정에서 대외 인지도를 높이고, 신인도를 향상하는 성과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국내 SOC 시장이 정부 예산 등의 한계로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해외 진출을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건화 IPO가 오너일가 지배력 재구축과도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지난해 말 기준 건화 최대주주는 지분율 20.1%를 보유한 황 회장이다. 반면 2대주주는 도화엔지니어링 오너였던 고(故) 곽영필 회장(19.6%)이다.
그 외 건화 주주로는 오세항 전 도화엔지니어링 회장(14.6%)과 김영윤 도화엔지니어링 회장(13.6%), 박승우 도화엔지니어링 회장(2.0%) 등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황 회장이 도화엔지니어링에서 나와 건화를 창업할 때 초기 자본금을 지원하면서 주주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일부는 건화 경영에도 참여했었다.
이들이 건화에선 경영 활동을 하지 않는 만큼 향후 상장 과정에 주식을 처분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오랜 기간 유동화가 어려웠던 자산을 현금화할 수도 있다.

상장이 황 회장 일가를 중심으로 건화 지배구조를 재구축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특히 오너 2세인 황 대표이사는 건화 경영 전면에 나선 지 올해 7년째이지만 지배력은 미미하다. 보유 지분은 대외적으로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다.
건화 주주는 30명이다. 1.5% 이상 주식을 가진 주주 9명이 83.9%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황 대표이사는 포함되지 않은 가운데 21명이 16.1%를 나눠 가진 것을 고려하면 직접 보유한 지분이 없거나 미미한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를 고려하면 향후 상장 과정에서 황 대표이사가 신주를 취득하는 등을 통해 지배력을 확대할 수도 있다.
엔지니어링 업계 관계자는 "건화는 황 회장이 설립할 때 도화엔지니어링 임원들이 일부 자본금을 출자했었다"며 "상장을 재추진하는 것은 황 회장 등 오너일가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재편하려는 목적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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