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화왕관 새주인 금비 '승자의 저주' 피해갈까 인수금 자기자본 대비 80% 육박...병마개 시장 경쟁 심화로 재무 부담 우려
이 기사는 2010년 10월 06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리병 제조업체 금비가 회사 명운을 건 인수합병(M&A)이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자기 몸집보다 큰 회사를 인수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금비의 도전이 '대도약의 발판'이 될지 '승자의 저주'로 끝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비는 지난 달 30일 병마개 제조업체인 '삼화왕관'을 611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업계는 금비와 삼화왕관의 시너지 효과를 인정하면서도 금비의 회사 규모에 비해 너무 큰 매물을 집어삼킨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금비와 삼화왕관은 회사 규모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 지난해 금비의 총 자산은 947억원으로 인수 대상인 삼화왕관(1064억원)보다 120억원 가량 적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역시 삼화왕관(782억원, 100억원)이 금비(776억원, 54억원)를 앞서고 있다.
금비 입장에서는 비슷한 규모의 회사를 인수해야하는 만큼 상당한 재무적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금비 측이 밝힌 인수가액은 611억원. 이는 지난해 금비 자산총액(947억원)의 64.53%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자기자본과 비교하면 78%에 육박한다. 단 한 건의 M&A를 성사시키기 위해 모 회사의 기업 가치에 상응하는 비용을 지불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비가 감내해야할 재무 리스크를 감안했을 때 회사의 명운을 걸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인수 후 회사 경영 성과에 따라 회사의 희비가 극명히 엇갈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비는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해 총 195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600억원이 넘는 인수비용을 지불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에 금비 측은 삼화왕관의 기업 가치를 담보로 우리은행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인수자금의 상당액을 차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결국 차입매수를 통해 경영권을 확보한 만큼 삼화왕관의 경영 성과에 따라 금비의 재무 건전성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납세 병마개 시장의 환경 변화로 업체 간 경쟁이 보다 치열해지면서 삼화왕관이 예전 수준의 영업이익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국세청은 최근 25년 동안 삼화왕관과 세왕금속공업이 과점해 오던 납세 병마개 시장에 신규 진출(CSI코리아)을 허용했다.
이 때문에 연간 700억 원에 달하는 납세 병마개 시장의 과점 사업자로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 받던 삼화왕관은 신규 사업자의 등장으로 향후 시장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경쟁 심화 여파로 삼화왕관 수익성에도 적지 않는 타격이 예상되는 만큼 전문가들은 삼화왕관의 실적 부진이 금비의 재무건정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대규모 외부 차입으로 기업을 인수한 후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다가 해당 회사는 물론 피인수 기업까지 덩달아 망가지는 경우가 M&A 업계에서는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조 단위의 메가딜에 나선 기업만이 '승자의 저주'에 빠지는 것은 아니다"며 "인수 여력을 간과한 체 무리하게 M&A를 추진한 기업들이 불상사를 겪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금비 측은 "내부적으로 삼화왕관 인수구조를 짜놓은 상황"이라며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한 자금 확보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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