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12(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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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지주, BBB급 직전서 배수진…신용도 반등? [현대오일뱅크 프리IPO]1.8조 유입·순차입 4조대 감축 전망…한기평, '긍정적' 아웃룩 조정

심희진 기자공개 2019-01-29 10:04:09

이 기사는 2019년 01월 28일 17:2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지주가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의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에 힘입어 신용도 반등을 이뤄낼지 관심이 쏠린다. 그룹 핵심 축인 조선산업 침체로 2014년부터 실적 부진, 재무건전성 악화 등에 시달린 탓에 'AA+'였던 분할 전 신용도는 'A-'까지 떨어진 상태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지주는 현대오일뱅크 지분 19.9%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에 매각키로 결정했다. 해당 거래로 현대중공업지주가 손에 쥐게 될 자금은 1조8000억원이다.

최근까지 국내 증권업계에선 현대오일뱅크의 지분가치(100% 기준)를 7조5000억~8조원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아람코의 생각은 달랐다. 아람코가 책정한 기업가치는 9조원이다. 국내 굴지의 정유사인 에쓰오일보다 현대오일뱅크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한 셈이다. 현재 에쓰오일의 주가순자산비율(P/B)은 1.5배다. 현대오일뱅크의 예상 P/B는 2배 안팎이다.

이번 자본유치로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해 말 시작된 국제유가 하락과 그에 따른 현대오일뱅크 실적 감소 등 여러 악재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시장에선 현대오일뱅크가 지난해 8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17년(1조1380억원) 대비 26% 감소한 수치다. 시황 악화로 수익성이 크게 훼손됐지만 아람코가 현대오일뱅크의 성장성에 대한 확신을 심어줬다는 분석이다. 덕분에 IPO 공모가 하향조정 등의 우려도 상당부분 해소됐다.

재무구조도 한층 개선될 전망이다. 지난해 3분기 말 연결기준 현대중공업지주는 6조3460억원의 순차입금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지분 매각대금이 유입될 경우 순차입금은 4조원대로 감소한다. 2017년 4월 그룹 지주사 체제 구축 이후 2년 만이다. 부채비율도 지난해 3분기 말 110%에서 100% 안팎으로 하락한다.

재무건전성에 긍정적 변화가 감지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현대중공업지주의 신용도 향방에 쏠려 있다. 현재 현대중공업지주의 신용도는 A-로 BBB급 추락의 벼랑끝까지 몰렸었다.

분할 전인 2009년만 해도 현대중공업지주는 신용평가사들로부터 AA+를 부여받은 초우량 기업이었다. 이후 조선업 침체에 따른 운전자본 확대, 하이투자증권·현대종합상사·현대오일뱅크 인수로 인한 대규모 자금소요 등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신용도가 'A-, 부정적'으로 하향조정됐다.

업계에선 이번 프리IPO가 그룹 채무상환 능력을 높인다는 점에서 현대중공업지주의 신용도가 'A0'로 반등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 한국기업평가는 현대오일뱅크의 IPO 작업이 회계감리 이슈로 지연되는 과정에서도 현대중공업지주의 아웃룩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조정한 바 있다.

시장 관계자는 "작년부터 업계에서 예상한 현대오일뱅크의 IPO 규모와 아람코 지분투자 간에 큰 차이가 없어 만약 이번 거래가 성사될 경우 현대중공업지주 신용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아직 프리IPO가 최종 확정이 아닌 확약 단계기 때문에 세부 계약조건에 따라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도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대중공업지주가 그룹 전체를 총괄하는 중추라는 점에서 다른 자회사들의 영업환경 및 신용도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중공업지주는 현대오일뱅크 외에 현대중공업,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현대글로벌서비스 등을 거느리고 있다. 조선업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 현대일렉트릭과 현대건설기계의 경우 시장 개척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 등이 개별기업의 실적 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이로 인해 현대중공업지주의 연결 영업이익도 정체된 상태다.

현대오일뱅크의 배당이 줄어드는 데 따른 수익 둔화도 고려해야 한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아직 이렇다 할 독자사업이 없어 수익의 대부분을 현대오일뱅크 배당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3분기 말 기준 현대중공업지주에 배당금을 안겨준 곳은 현대오일뱅크뿐이다. 당시 현대오일뱅크는 3130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현대중공업지주에 지급했다. 이번 프리IPO로 현대중공업지주의 보유지분이 91%에서 71%로 감소하는 만큼 배당수익도 축소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지주를 별도기준으로 보면 1조8000억원 유입될 경우 총차입금의 80%가 감축되지만 말 그대로 '지주사'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며 "이 경우 연결실적 및 재무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프리IPO는 분명 긍정적 신호지만 전체 그룹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현대오일뱅크 외에 다른 계열사들이 처한 상황도 나아지고 있는지 등을 함께 점검해야 현대중공업지주의 신용도 향방도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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