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1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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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지주, 조선업 비중 확대…신용도 빨간불 [대우조선해양 M&A]업황부진·수주절벽에 수천억 손실…자체현금 투입 등도 재무부담 가중

심희진 기자공개 2019-02-07 09:53:06

이 기사는 2019년 02월 01일 12:1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오일뱅크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로 한시름 놨던 현대중공업지주가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다시 재무부담이 가중되는 위기를 맞았다. 그룹 영업이익을 잠식하고 있는 조선업 비중이 높아진다는 점, 중간지주사 설립에 4000억원이 투입된다는 점, 부실 계열사에 대한 지원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 등이 부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신용도 측면에서 아웃룩이 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달 31일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M&A)에 관한 조건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현대중공업을 물적분할한 뒤 일부 사업은 중간지주사인 조선합작법인에 이관하고 나머지 사업은 신설법인인 현대중공업에 맡기는 것이 골자다. 산업은행은 조선합작법인에 대우조선해양 지분(55.7%)을 현물출자하고 그 대가로 조선합작법인의 전환상환우선주(RCPS)와 보통주를 취득할 계획이다.

본계약은 오는 3월 8일로 예정돼 있다. 거래가 완료되면 '현대중공업지주·산업은행→조선합작법인→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구축된다.

시장에선 이번 M&A가 현대중공업지주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업황 회복세가 더딘 조선부문의 매출비중이 확대된다는 것이 가장 큰 부담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크게 현대오일뱅크 중심의 정유·화학부문과 현대중공업 중심의 조선부문으로 나뉜다. 정유·화학부문은 전통적으로 AA급의 안정적 사업구조를 자랑한다. 반면 조선부문은 업황 침체, 저가수주 경쟁, 해양플랜트 시장 붕괴 등으로 여전히 고전 중이다. 현대중공업과 비슷한 덩치를 지닌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경우 그룹 내 조선업 비중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향후 실적개선 여력이 축소될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기준 조선 부문은 9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현대중공업지주 연결 매출(19조8000억원)의 절반가량을 책임진 셈이다. 하지만 일감 절벽으로 수천억원대 영업손실을 낸 탓에 수익성 측면에선 아무런 보탬이 되지 못했다.

시장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지주의 신용도는 자체 현금흐름 외에도 현대오일뱅크, 현대중공업 등 그룹 주력사의 재무건전성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며 "조선 3사의 실적 불확실성 때문에 현대중공업지주가 신용도 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다면 상향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작업에 유동성이 투입된다는 점도 부담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조선합작법인에 들어가는 자금 1조2500억원 가운데 4000억원을 책임질 예정이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중공업지주가 보유한 순현금이 1200억원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과도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구주매입이 아닌 중간지주사 설립 방식으로 대규모 현금유출 사태는 피했지만 향후 산업은행이 현대중공업지주에 RCPS 상환을 요구할 경우 추가 부담이 발생할 수도 있다.

대우조선해양 자체 재무구조가 좋지 않다는 점 역시 악재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대우조선해양의 부채비율은 216%다. 총차입금 약 3조3705억원 가운데 55%가 단기차입(1조8500억원)이다. 산업은행으로부터 추가 지원을 받는다 해도 영업활동을 통한 내부 현금창출력이 개선되지 않는 한 유동성 위기는 언제든 불거질 수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계열사 신용도가 저하되거나 자회사에 대한 직접적 재무부담이 가중될 경우 현대중공업지주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과거 현대자동차가 기아자동차를 인수했을 때와 유사한 상황"이라며 "과열경쟁 완화, 규모경제 효과 등의 이점을 기대해볼 수 있지만 조선업황이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 구조조정 이슈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는 점, 마찰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등이 신용등급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금부담을 최소화했다고는 하지만 투기등급인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는 건 재무적 측면에서 부정적 이벤트"라고 덧붙였다.

현재 현대중공업지주의 신용등급은 'A-'다. 2018년 9월 말 기준 자체 차입금이 2조5000억원에 달하는 데다 이중레버리지가 140%라는 점에서 재무건전성이 우수한 상태는 아니다.

신용도에 청신호가 켜진 건 지난달 28일 현대오일뱅크 지분 중 19.9%를 아람코에 매각하겠다고 밝히면서다. 시장에선 이번 거래로 현대중공업지주가 1조8000억원가량을 확보할 경우 재무구조가 상당부분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지분매각 대금을 전액 부채상환에 사용하면 차입금의존도는 30%에서 13%로, 이중레버리지는 111%까지 하락한다.

당시만 해도 재무개선 정도에 따라 현대중공업지주의 'A0' 진입을 점치는 의견이 대두됐다. 하지만 이번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그 가능성은 현저히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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