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0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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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M&A]덩치 절반으로…제주항공 부담 덜어준다인력 45%·기재 43% 감축 추진…제주항공 "이스타항공의 경영 판단"

유수진 기자공개 2020-04-03 08:14:19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2일 15:5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저비용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이 제주항공에 인수되기에 앞서 자체적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한다. 코로나19 사태로 회사가 셧다운되며 발생한 유휴인력을 정리하고 기재도 반납해 덩치를 줄이기로 했다. 이를 두고 제주항공의 부담을 덜어줘 인수의지를 꺾지 않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전날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경영상 어려움이 가중돼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공지했다. 사측이 지난달 31일 노사 회의에서 현재 1680명 수준인 인원을 930명으로 줄이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구조조정이 공식화된 것이다. 대상은 전체의 45% 가량인 750명이다. 일단 4월 중 희망자들의 신청을 받되 목표 미달시 구조조정 대상자를 확정해 통보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보유 항공기 대수도 줄이기로 했다. 23대 중 절반 수준인 10대를 리스사에 반납한다. 아직 리스 계약기간이 남아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운항 자체가 불가능한 만큼 미리 반납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항공기를 띄워 돈을 버는 항공사가 기단 축소에 나선다는 건 그만큼 사업 규모가 쪼그라든다는 걸 의미한다. 추후 다시 비슷한 수준으로 원상복귀하려면 적잖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하지만 지금은 일단 최대한 조직을 효율화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이 같이 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항공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이 제주항공의 인수 작업에 협조하는 차원에서 조직 슬림화를 추진한다고 보는 시각이 짙다. 최근 항공업계 전체가 고사 위기에 놓인 만큼 사정이 여의치 않아진 제주항공이 마음을 바꿔 인수의사를 접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좀처럼 진척이 없는 아시아나항공 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의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건 지난달 2일이다. 이미 코로나19가 한창 확산돼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던 때로 양 측은 그로 인한 파장 등을 고려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도장을 찍은 SPA 계약서에 이스타항공 구조조정 등과 관련된 내용이 실제 포함됐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 하지만 인력과 기재 감축은 추후 사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당연히 이와 관련된 논의가 선행됐을 거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 전까지 최대한 리스크를 털어내라는 주문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자체적인 구조조정 등을 통해 조직 규모를 줄이고 효율성을 높인 상태에서 자금을 수혈해야 빠른 경영정상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스타항공은 2월에 직원 월급을 40% 밖에 지급하지 못하는 등 SPA 체결 전부터 이미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였다.

실제로 그동안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이 자체적으로 경영정상화에 힘써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아직 기업결합심사 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를 들어 현재 이스타항공이 겪고 있는 경영 위기가 제주항공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경영에 관여할 수 있는 법적인 자격이 없다”며 “최종 인수 전까지 이스타항공의 경영진 책임 하에 당면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이스타항공 현 경영진에게 경영 위기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라는 시그널을 보낸 걸로 볼 수 있다.

구조조정과 관련해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회사 측이 근로자 대표와 규모 등을 놓고 협의 중인 단계”라며 “공식적으로 인사 공지가 나오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의 구조조정 및 위로금 지급, 퇴직자 관련 처우 등은 이스타항공의 경영적 판단”이라며 “제주항공은 이에 대해 판단하거나 의결을 제시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항공은 현재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해 국내 공정거래위원회와 태국, 베트남 등 주요 국가의 경쟁당국에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해 놓은 상태다. 산업은행은 제주항공에 2000억원의 인수금융을 지원해 이스타항공 인수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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