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 내려놓은 박찬구 회장 "역할 생각해보겠다" 37년간 금호석화 대표직 역임 후 '미등기임원 총수'로, "구체적 계획 없다"
박기수 기자공개 2021-06-16 16:10:04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5일 15: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석유화학의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미등기임원'이 된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이 향후 역할에 대해 입을 열었다. 장기간 대표직을 이어오다 사임한 뒤 어떤 역할을 맡는 것이 최선의 선택일지 아직 결정하지 못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15일 금호석유화학 임시주주총회가 열렸던 서울시 중구 소재 시그니쳐타워에서 기자와 만난 박 회장은 미등기임원으로서 향후 어떤 역할을 맡을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다"면서 "앞으로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올해 5월, 37년 동안 지켜왔던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직에서 스스로 사임했다. 이날 임시주총도 박 회장의 대표직 사임에서 비롯됐다. 임시주총은 박 회장이 사임하면서 그를 대체할 사내이사 2인을 선임하기 위해 열렸다.
금호석유화학은 박 회장의 대표직 사임 배경으로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거버넌스 전환 및 이사회 중심 경영 강화'를 들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취업제한'이라는 법률 리스크를 안고 있던 박 회장이 더 큰 리스크를 지지 않기 위해 자진 사임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2018년 말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은 박 회장은 선고 직후 법무부로부터 사내이사 취업제한 처분을 받았다. 박 회장은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지만 올해 초 최종 판결에서 패소했다.
박 회장은 1984년부터 금호석유화학 이사회를 이끌었던 인물이다. 약 37년의 기간이다. 어려웠던 시기에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고 현재의 탄탄한 기업을 만든 장본인이 바로 박 회장이다. 그런 회사에서 대표이사직을 사임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라는 게 업계 공감대다.
장기간의 세월을 뒤로 하고 그룹을 위해 어떤 역할이 최우선일지 정하는 것도 단순한 일이 아니었을 테다. 그래서였을까. 향후 역할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앞으로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며 조심스럽게 답한 우산 밖 박 회장의 얼굴에는 무게감이 느껴졌다.
업계는 박 회장이 다른 기업의 총수들처럼 '숲(그룹)'을 보는 관점에서 전체적인 그룹 경영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다만 이전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처럼 권한과 책임소재가 분명했던 때와는 분명 선명함에서 차이가 느껴진다.
박 회장은 이와 함께 금호타이어 인수설에 대해 "전혀 가능성이 없다"라고 일축했다. 2010년대 자율협약을 거치면서 금호석유화학과의 지분관계는 사라졌지만 같은 금호그룹에 뿌리를 두고 있는 곳이고 여전히 금호석유화학과의 거래 관계도 공고하다는 점에서 인수 가능성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한편 이날 열렸던 임시주주총회는 15분 만에 종료됐다. 사내이사 선임(고영훈 부사장·고영도 전무) 건도 별 탈 없이 통과됐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우리금융 "롯데손보 M&A, 과도한 가격 부담 안한다"
- 신한캐피탈, 지속성장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체계 강화
- 하나금융, ELS 악재에도 실적 선방…확고한 수익 기반
- 하나금융, 자본비율 하락에도 주주환원 강화 의지
- 국민연금, '역대 최대 1.5조' 출자사업 닻 올렸다
- [도전 직면한 하이브 멀티레이블]하이브, 강한 자율성 보장 '양날의 검' 됐나
- [퍼포먼스&스톡]꺾여버린 기세에…포스코홀딩스, '자사주 소각' 카드 재소환
- [퍼포먼스&스톡]LG엔솔 예견된 실적·주가 하락, 비용 절감 '집중'
- [퍼포먼스&스톡]포스코인터, 컨센서스 웃돌았지만 주가는 '주춤'
- 신한금융, ‘리딩금융’ 재탈환에 주주환원 강화 자신감
박기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K-배터리 파이낸스 분석]동화일렉의 보물 '중국', 유럽·미국 확장 기반
- [K-배터리 파이낸스 분석]엔켐, 운전자본 '다이어트'…투자 재원 마련 묘수
- 'IFRS'라는 시스템
- 스마일게이트RPG, 기업가치 '7조' 추산…IPO 전망은
- 'K-GAAP과 IFRS 사이' 스마일게이트의 CB 스토리
- 스마일게이트, CB 전환권 만료 덕 순이익 '8512억'
- [K-배터리 파이낸스 분석]'롯데·SK·솔루스' 재무 한눈에 보니…CAPA가 실적 갈라
- [K-배터리 파이낸스 분석]후발 주자 케이잼의 든든한 버팀목 '고려아연'
- [K-배터리 파이낸스 분석]롯데 전지박 큰그림 속 조용히 힘 키우는 '롯데정밀화학'
- [K-배터리 파이낸스 분석]'재무체력 우수' 롯데EM, 배터리 캐즘 극복 청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