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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ESG전략 점검]금융지주계열 저축은행의 한계…독자 행보 '미진'⑥은행·금투·캐피탈보다 ESG경영 뒤쳐져, 그룹 기조 편승 '보여주기식'

류정현 기자공개 2021-07-14 07:29:19

이 기사는 2021년 07월 13일 14:2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저축은행업계도 최근 일부 대형사를 중심으로 서서히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강화 바람이 불고 있다. 자금력이 풍부한 대형사가 선두에 나서기 시작하면서 점차 ESG경영이 확산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업계의 또 다른 핵심 축인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은 여전히 ESG 경영에 소극적인 모양새다. 그룹의 ESG경영 기조가 은행, 카드, 캐피탈에만 집중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사내 캠페인 등으로 전체 흐름은 따라가고 있으나 독자적인 ESG 행보에 나서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업계 핵심 하우스로 성장, ESG '하세월'

저축은행 업계에서 금융지주 계열의 위상은 하루가 갈수록 달라지고 있다. 2011년 저축은행 부실사태 이후 반강제적으로 인수를 추진했던 탓에 한동안 애물단지 역할에 불과했다. 하지만 최근 수익성이 가파르게 성장하며 그룹 내 입지도 점차 탄탄해지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금융지주 계열 5개 저축은행(신한․KB․하나․우리금융․NH․BNK)의 순이익 총합은 224억원이다. 2020년 1분기 87억원보다 2.6배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자산 규모도 약 7조9759억원에서 10조5251억원으로 약 32% 성장했다.

출처=각 저축은행 기간별 감사보고서

이처럼 가파른 성장세에도 업계에 휘몰아치고 있는 ESG경영 면에서는 아직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다. 자산규모 10위권 안에 드는 저축은행들이 ESG경영 기조 강화를 차츰 밝히고 있는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대체로 과거에도 진행하던 사회공헌 사업을 최근 ESG경영으로 부르는 정도에 불과하다.

일례로 KB저축은행은 지난해 자체 뱅킹 플랫폼인 ‘키위뱅크’ 경영 전략이 대표적이다. 타사 대출로 갈아탈 때 각종 증빙문서 첨부 과정을 자동화했는데 불필요한 종이 사용이 줄어들어 환경에 도움이 된다며 이를 ESG 경영 강화 일환으로 밝혔다.

정작 이면에는 다른 그림이 담겨 있다. 키위뱅크는 지난해 7월 출시했는데 애초부터 금융서비스 전 과정을 디지털화하는 것이 목표였다. ESG경영의 유행과 때가 맞물렸을 뿐 저축은행에 특화한 ESG경영이라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평가다.

BNK저축은행도 비슷하다. 과거부터 부산․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사회공헌활동을 꾸준히 해왔는데 지난달 5월 나눔행사부터 ESG경영이라는 키워드를 대입시키기 시작했다. KB저축은행과 BNK저축은행 사례는 새롭게 제시한 전략은 없고 과거부터 구상해왔던 사업안에 단순 ESG 개념을 대입시켜 알린 것에 불과하다.

반면 같은 금융지주 계열사더라도 은행이나 카드사, 캐피탈사 등은 일찌감치 특화된 ESG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대부분의 시중은행이 탈석탄 선언을 필두로 친환경 금융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일부 은행은 ESG위원회와 같은 조직을 신설했다. 캐피탈사의 경우 ESG채권 발행에 활발하다.

시중은행들은 하반기에도 주요 경영 키워드 중 하나로 ESG를 꼽으며 관련 전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금융권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은행권을 중심으로 한 ESG열풍이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은 허울뿐인 ESG경영 강화를 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계열사 ESG전략 순위 '뒷전'…저축은행업 한계 뚜렷

지주계열 저축은행 경우 ESG경영이 부진할 수밖에 없는 사유는 분명 있다. 은행에 비해 수신과 여신 고객이 적기 때문이다. 아울러 저축은행을 이용하는 고객은 특정 유형에 국한돼있다는 점도 함께 이유로 꼽힌다.

다만 금융지주 계열이 아닌 저축은행들은 그 한계 속에서도 자체적인 ESG경영 전략을 수립해 이를 꾸준히 강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이 갖는 한계에서 비롯된 문제란 해석이 나온다. 바로 지주사에서 짠 ESG 전략에 맞춰 모든 걸 결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독립적인 ESG경영 전략 수립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의 경우 홈페이지에 ESG경영 현황을 게시하고 있지만 대체로 그룹 차원의 기조를 소개하는 정도에 그친다. 저축은행에 특화된 부분은 햇살론이나 사잇돌 대출 등으로 서민금융을 안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정도다.

문제는 지주회사의 ESG전략은 규모가 큰 은행이나 채권 발행 및 펀드 개발이 용이한 캐피탈, 금융투자사 등에 집중하는 경향이 높다는 점이다. 금융지주사 차원에서 ESG전략 우선순위가 다른 계열사에 먼저 맞춰져 있고 저축은행 계열사들은 뒷전에 놓여 있는 모양새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은행이나 금융투자사의 경우 ESG채권, ESG펀드부터 친환경 업체에 대한 여신 등을 제공하고 있다”며 “저축은행은 펀드를 발행하는 것도 아니고 친환경 업체와 접점이 넓지 않아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다만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도 ESG경영을 보다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는 벌이고 있다. 일례로 NH저축은행은 이달 9일 가진 자체 비전 선포식에서 4대 핵심가치 가운데 하나로 ESG경영을 선정한 바 있다. 다른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도 향후 비슷한 방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주사는 물론이고 그룹 전체와ESG경영의 중요성과 방향성은 꾸준히 공유하고 있다”며 “ESG를 주제로 열리는 회의나 포럼에도 꾸준히 참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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