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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입경영 고려아연, 차입금 5배 늘린 이유는 300억원 규모서 1900억원으로…3세 최윤범 부회장 자회사 경쟁력 강화 의중 반영

이우찬 기자공개 2021-10-08 07:23:07

이 기사는 2021년 10월 06일 14:4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려아연은 재계에서 손꼽히는 현금 부자다. 올 6월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1조8893억원으로 차입금(1945억원)보다 현금성자산이 많은 사실상의 무차입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무차입 경영을 지속하고 있으나 자금조달 방식에 일부 변화도 감지된다. 보유 현금으로 충당하던 투자에서 벗어나 차입 활용을 조금씩 늘리는 모습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2021년 반기 기준 차입금은 지난해 말 1366억원에서 42.4% 늘어난 1945억원을 기록했다. 단기차입금 1349억원, 장기차입금 545억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1년 이내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 비중이 69.4%다.

고려아연의 최근 5년 차입금 규모를 보면 자금 조달 방식에서 변화가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차입을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다. 2017, 2018년 말 차입금은 338억원, 305억원이었으나 지난해 말 1000억원을 돌파한 뒤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다. 2010년대로 넓혀 보면 2014년 말 1720억원 이후 지난해 말 처음 차입금 1000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차입금 증가 요인은 종속기업에 있다. 고려아연 별도 기준 차입금은 2019, 2020년 말 179억원, 213억원에서 올 6월 말 201억원으로 큰 변화가 없다. 다만 사업보고서에는 종속기업별 구체적인 차입금 규모는 나오지 않는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신사업인 동박사업 등에서 일부 차입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종속기업별 구체적인 차입금 규모를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3월 동박 사업을 위해 케이잼을 100% 자회사로 설립했다. 온산제련소 부근 공장 건설에 1500억원가량이 투자된다.

고려아연은 그동안 신규 시설 투자를 자체 보유 현금으로 충당해왔다. 2018년부터 3년간 약 2150억원이 투자된 울산 LNG발전소의 경우 전부 자체 현금으로 조달한 게 대표적이다. 회사채 발행은 찾기 어렵다. 1998년(6회 무보증 사채), 2001년(7, 8회 무보증 사채) 공모채를 발행해 540억원가량을 조달한 기록이 있을 뿐이다.

차입금 규모가 늘어나는 것은 오너십 변화와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은 최창걸 명예회장, 최창근 회장 등 2세 경영인 체제에서 벗어나 3세 경영으로 무게 중심이 빠르게 이동 중이다. 지난해 말 승진한 오너가 3세 최윤범 대표이사 부회장이 재무, 사업 등에서 회사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최 부회장은 회사를 새로 만들고 성장시키려면 일부 금융차입을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고려아연의 자체 현금 여력이 충분하지만 자회사가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모기업에 의존하지 않고 금융차입을 활용해 독립적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2차전지 소재사업 확대, 수소사업 진출 등 신사업 강화를 천명한 고려아연의 향후 자금조달 방식에도 차입 활용 확대를 중심으로 한 변화가 예상된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최 부회장은 부채 없는 게 반드시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최 부회장이 2세 경영인과 재무 측면에서 다른 방향성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고려아연의 차입 규모가 늘어났으나 여전히 재무안정성은 뛰어나다. 부채비율,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21.4%, 2.2%에 불과하다.

2021년은 6월 말 기준. 출처=한국기업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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