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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PF유동화 긴급점검]브릿지론 비중 높은 한국증권, 우발채무 '고공행진'3분기 상위 20개 딜중 10건이 부동산PF...대형사중 우발채무 비율 최고 수준

이지혜 기자공개 2022-09-20 13:33:20

[편집자주]

증권사 IB에게 부동산PF는 금싸라기로 여겨졌다. 전통적 DCM·ECM만으로는 성장에 한계를 느끼던 상황에서 부동산PF는 비즈니스의 돌파구가 됐다. 여기에 NCR 규제 완화 등 정부의 암묵적 지원까지 더해지자 증권사들은 유례 없는 성장을 구가했다. 하지만 불황없는 호황은 없는 법.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부동산 경기에 적신호가 켜졌다. 어느덧 부동산PF 시장의 주축으로 자리잡은 증권사도 타격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더벨은 부동산PF의 주요 수단인 유동화증권을 중심으로 증권사의 리스크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14일 10:54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의 부동산PF 비즈니스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3분기 들어서도 1조원에 가까운 유동화증권 신용보강을 단행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규모가 대형사 가운데 가장 높다. 유동화증권 신용보강, 이른바 채무보증은 증권사들이 부동산PF사업을 진행하는 대표적 방법으로 여겨진다.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에서 우발채무로도 불린다.

문제는 한국투자증권이 브릿지론 등 리스크 높은 초기단계의 부동산PF 딜에 다수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브릿지론 단계의 부동산PF 딜에 참여하면 협상력이 좋아지고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그만큼 리스크가 커진다. 브릿지론 딜은 주로 후순위로 참여하게 되는데 부동산 경기가 꺾였을 때 원금을 잃을 수도 있다.

◇유동화증권 신용보강 ‘견조’…우발채무 지표 ‘예의주시’

1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이 3분기 들어 신용보강을 진행한 유동화증권이 모두 892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들긴 했지만 결코 적은 수치로 볼 수 없다. 아직 3분기가 끝나지 않은 데다 예년에 비해 견조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런 기조는 올해 내내 지속됐다. 한국투자증권의 유동화증권 신용보강 시작금액은 올 1분기 1조6175억원, 2분기 2조8997억원에 이른다. 지난해보다 줄어들긴 했지만 절대적 규모로 따지면 적잖은 수치다.


유동화증권 신용보강 금액을 모두 부동산PF 관련 우발채무로 볼 수는 없다. 그러나 부동산PF 관련 채무보증이 상당수를 이룬다는 점에서 유동화증권 신용보강은 증권사의 부동산PF 사업 향방을 가늠하는 지표로 여겨진다.

한국투자증권이 올 3분기 진행한 유동화증권 신용보강 프로젝트 가운데 절반 이상이 부동산PF 관련 딜인 것으로 파악됐다. 금액 기준으로 상위 20개 프로젝트 가운데 10건이 한국투자증권의 사모사채 인수확약 등으로 신용위험을 통제하는 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한 건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수도권 및 지방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다.

신용보강을 적극 진행하는 기조가 이어지면서 한국투자증권은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율이 가장 빨리 늘어난 증권사로 꼽혔다. 올 상반기 말 기준으로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는 94.2%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이 비율이 67.4%인 점을 고려하면 불과 반년 사이에 26.8%포인트(p) 상승했다.

자기자본은 지난해 말 대비 1100억원가량 줄었지만 우발채무가 오히려 증가한 탓이다. 한국투자증권의 우발채무는 같은 기간 1조6000억원 가까이 불어났다. 상반기 말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6조2099억원, 우발채무는 5조8484억원이다.

한국투자증권의 우발채무 비율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다. 미래에셋증권을 포함해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증권사의 우발채무 비율은 평균 72.2%인 것으로 집계됐다.

◇"브릿지론 등 리스크 높다"…그룹 연계 영업 이뤄질까

한국투자증권의 우발채무는 규모뿐 아니라 질적으로도 리스크가 크다는 지적을 받는다. 브릿지론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기업평가가 집계한 결과 한국투자증권은 AA급 증권사 가운데 후순위 부동산PF 익스포저가 세 번째로 높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이 브릿지론 등 리스크 높은 단계의 딜에 참여하는 경향이 있다”며 "부동산PF 익스포저는 내부적으로 만기 연장 등 조치를 취할 수 있어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는 좀처럼 외부로 드러나지 않아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본PF 단계에서 단순 주관사로 참여하거나 대출 및 채무보증 등 신용공여를 제공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브릿지론 등 사업초기 단계부터 참여를 확대했다. 브릿지론 단계에서 딜에 참여하면 협상력과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리스크도 커진다. 브릿지론의 경우 증권사들이 대체로 후순위로 참여하는 경향이 높다. 한국투자증권의 부동산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 가운데 후순위 비중이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브릿지론 후순위 딜은 일반적인 LTV 수준을 넘어서기에 크레딧 이벤트가 발생하면 원금을 회수하기가 어려워진다.

문제는 그룹 차원에서 부동산PF 사업을 확대하면서 한국투자증권이 우발채무를 줄이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신용평가는 “한국투자금융그룹 전체적으로 부동산 관련 자산과 수익의 비중이 높은 편”이라며 “아직 계열 내에서 유기적 연계영업이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증권-캐피탈-저축은행-신탁사 사이의 부동산 연계영업을 통한 그룹 내 부동산금융 익스포저 확대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우발채무 관련 내용을 다시 살펴보고 문제가 있을 만한 딜은 집중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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