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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 Tracking]IR 우등생 KT, '사상 첫' 실적발표 IR 중단지배구조 리스크에 올해 2월 실적발표 IR 못 열어..."주주소통 노력 지속·강화할 것"

양도웅 기자공개 2023-03-02 07:41:27

[편집자주]

IR은 기업가치를 적정하게 평가받기 위해 펼치는 주요 경영 활동 중 하나다. 하지만 '의무'가 아닌 '선택'의 영역에 놓인 활동이라 기업과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따라 성과는 천차만별이다. 과거 실적을 돌아보는 데에서 그치는 기업이 있는 반면 시장 전망과 사업계획 등을 풍성하게 제공하는 곳도 있다. CFO와 애널리스트 사이 이견이 담긴 질의응답(Q&A)을 여과 없이 공개하는 상장사도 있다. THE CFO는 주요 기업들의 IR 활동을 추적해 공과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4일 13:1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는 실적발표 기업설명회(IR) 부문에서 '우등생'으로 꼽힌다. 매분기 빠짐없이 실적발표 IR을 진행했을 뿐 아니라 공개 방식의 컨퍼런스콜로 진행해 KT에 관심 있는 투자자라면 누구나 정보를 받아볼 수 있도록 했다.

사후 정보공개 측면에서도 KT는 남다르다. 자사 홈페이지에 약 20년 전인 2003년 7월에 열린 그해 2분기 실적발표 IR도 음성으로 들을 수 있도록 파일을 올려두었다. 단순히 실적발표한 대목만 들을 수 있도록 한 게 아니라, 시장 관계자들과의 질의응답까지 들을 수 있도록 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2008년 4월 개최한 그해 1분기 실적발표 IR부터는 음성뿐 아니라 자막으로 실적발표 IR에서 다뤄진 정보를 받아볼 수 있도록 했다. 자막 제공은 투자자가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찾아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는다. 정보 검색 측면에서 효율성을 높여준 것이다.

최근 개인 투자자들이 급증하면서 여러 기업에서 이제서야 실적발표 IR을 음성과 자막으로 다시 접할 수 있도록 하는 점을 고려하면, 정보제공 노력에서 KT는 10년 이상 앞서 있는 셈이다. 국내 기업 가운데 국내외 투자자로부터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삼성전자가 올린 최신 실적발표 IR 음성자료는 2009년 1월에 연 2008년도 4분기 실적발표 IR이다.

하지만 이처럼 실적발표 IR 부문에서 선도적인 모습을 보여온 KT도 최근 벌어지는 '지배구조 리스크'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매년 2월이면 열었던 전년도 4분기 실적발표 IR을 이번에 개최하지 못한 것이다. KT 홈페이지에는 IR에서 발표자료로 쓰이는 PDF파일 등만 올라와 있다.

(출처=KT 홈페이지)

회사 관계자는 "실적발표 IR 개최가 법적 의무사항은 아니다"라며 "이번에는 열지 않고 홈페이지에 자료를 올리는 방식으로 대체했다"고 설명했다. KT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25조6500억원, 영업이익 1조690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3.0%, 1.1% 증가한 실적을 냈다.

KT가 실적발표 IR을 개최하지 않은 건 2002년 민영화 이후 처음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결정을 내린 배경엔 지난해 12월부터 본격화된 '지배구조 리스크'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 측도 이에 대해 딱히 반박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그렇게 볼 수 있는 면이 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12월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은 KT 이사회가 현 구현모 대표(CEO)의 연임을 결정한 데 대해 "CEO 후보 결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경선의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못한다"며 공개 저격했다.

이후 정부와 정치권에서도 KT와 같은 소유분산 기업의 CEO 선임 절차가 불투명하고 불공정하다는 지적이 연이어 제기되면서, KT 이사회는 구 대표 연임 결정을 백지화하고 공개경쟁으로 다시 CEO 후보를 추천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지난 23일 끝내 구 대표는 공개경쟁에 참여하지 않겠다며 연임 의사를 접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KT는 과거처럼 공개 방식의 실적발표 IR을 여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 내부 운영의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CEO가 바뀔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선 투자자의 관심사 중 하나인 미래 전략에 대해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KT는 지배구조 리스크에 지난해 연말 임원 인사도 하지 못했다.

앞선 KT 관계자는 "이번에 실적발표 IR을 열지 못했지만 그간 해온 음성파일과 자막을 제공하는 등의 주주소통 노력을 지속·강화할 것"이라며 "IR부서에서도 개인 투자자들의 문의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KT IR부서는 연락처를 공개하고 있으며 개인 투자자들과 직접 소통하는 인력들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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