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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ESG투자 모니터]구영권 "긍정적 가치 창출 기업, 임팩트 투자 대상"④스마일게이트인베 바이오·헬스케어 부문대표, KVIC ESG가이드 적용 1호 펀드 운영

김진현 기자공개 2023-03-15 08:12:33

[편집자주]

모험자본 시장에도 ‘지속 가능한 투자’ 바람이 불고 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측면에서 지속 가능한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벤처캐피탈(VC)은 저마다 투자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대체로 초기 단계에서부터 잠재적 위험을 바로잡고 장기적 성장을 이끄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더벨이 ESG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VC의 전략과 포트폴리오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3일 08: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을 예로 들면 사람들의 건강이라는 가치를 위해 연구를 하는 일이기 때문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적인 업종이라고 봐야 한다."

2021년을 임팩트 투자 원년으로 선포한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한국벤처투자 모태펀드에서 최초로 출자한 ESG 계정 위탁운용사로 선정됐다. 구영권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바이오·헬스케어 부문 대표(사진)가 그 결과 결성된 ESG펀드의 대표펀드 매니저를 맡고 있다.

국내 벤처 캐피탈(VC) 가운데 ESG에 가장 힘을 싣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왜 첫 ESG펀드의 대표펀드 매니저로 바이오·헬스케어 부문 대표를 낙점했을까. 지난 6일 더벨과 만난 구 부문대표는 "기본적으로 모든 벤처 투자 활동이 다 ESG투자라고 생각한다"는 답을 내놨다.

◇글로벌 투자 리서치 경험, ESG투자 관심 계기

투자2본부는 본래 바이오·헬스케어뿐 아니라 글로벌 투자도 담당하는 부서였다. 해당 부서를 총괄하던 구 대표는 글로벌 투자 리서치를 하며 자연스럽게 ESG투자를 접했다.

그는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가 임팩트투자 철학을 도입하는 데 있어 핵심적 역할을 했다. 해외 선진 사례를 연구하고 분석해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에 임팩트 투자 색을 입히는 중추적 역할을 했다.

구 대표는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가 MVP창업투자이던 시절 합류했다. 쏠리테크(쏠리드)에서 신사업 추진 업무를 맡던 중 쏠리테크가 MVP창업투자를 인수하면서 VC로 오게 됐다. 쏠리테크 합류 전 글로벌 컨설팅 기업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글로벌 투자 분야도 함께 총괄한 배경이다.

구 대표가 생각하는 ESG투자의 정의는 간단했다. 지금껏 해온 모든 투자가 일종의 ESG투자였다고 정의내렸다.

구 대표는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에서 주로 바이오·헬스케어 관련 스타트업에 주로 투자했다. 디엔디파마텍, 퍼스트바이오테라퓨틱스, 알테오젠 등 바이오기업을 초기에 발굴해 투자 지원을 통해 성장하는 데 기여했다.

그는 "바이오·헬스케어 스타트업 투자로 돈을 많이 벌 수 있던 시기에 벤처캐피탈이 주목받았지만 기본적으로 높은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를 해왔던 것"이라면서 "바이오·헬스케어는 모험자본의 특성과 ESG적인 특성이 잘 부합한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오·헬스케어 관련 기업 투자 뿐 아니라 모든 투자 활동이 다 ESG적인 면이 있다고 본다. 다만 ESG투자라는 개념이 적용되면서 과거보다 좀 더 객관적인 기준을 가지고 투자 기업을 선정하는 절차가 생겨났다는 것이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기본적으로 한국벤처투자(KVIC)의 ESG가이드라인에 따라 펀드를 운용한다. 구 대표가 대표펀드 매니저를 맡은 'IBK-스마일게이트ESG펀드1호'는 한국벤처투자의 ESG가이드라인이 적용되는 첫 시범 펀드다. 출자사업을 통해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가 위탁운용사(GP)가 되면서 펀드를 결성했다. 펀드 결성에는 스마일게이트홀딩스와 IBK기업은행이 힘을 보탰다.

구 대표는 ESG기업을 골라 투자 결정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봐야할 것 중 하나로 창업자의 ESG경영 의지를 꼽았다. 그는 "기업이 상장(IPO)할 정도로 크게 되면 창업자들이 그때서야 ESG경영을 준비하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한다"며 "ESG펀드로 투자받게 되면 가이드라인에 따라 모니터링을 받아야하는 등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우리와 함께 연습해 나가자고 권유한다"고 말했다.

ESG펀드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적으로 좋은 기업을 찾는 일이다. 동시에 지속적으로 피투자 기업이 ESG경영을 해나가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때문에 구 대표는 경영진의 ESG 공감도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

구 대표는 "ESG펀드로 투자하기 위해서 회사에 데이터를 요청하면 투자사가 어떻게 투자 이후 대응할지가 보인다"며 "억지로 데이터를 주거나 데이터를 만드는 데 힘들어하는 경우엔 투자 이후 ESG경영 실천을 지속해나가는 데도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투자 결정이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ESG펀드 1호 투자사 폐분리막 리싸이클링 '라잇루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가 ESG펀드를 통해 투자한 1호 ESG기업은 '라잇루트'다. 라잇루트는 2차전지 제조 과정에서 손상돼 쓰지 못하게 된 폐분리막을 활용해 의류용 원단을 만든다.

2차전지 분리막은 작은 스크래치 하나만으로도 배터리 폭발 원인이 될 수 있기에 폐기된다. 이렇게 버려지는 분리막의 수가 적지 않다보니 환경 오염 면에서도 문제가 된다. 라잇루트는 이 필름을 원단에 붙여 의류 소재로 재활용한다. 분리막이 무수히 많은 미세다공형의 기능성 소재이기 때문에 땀은 배출하고 땀보다 굵은 입자는 안쪽으로 스며드는 걸 막을 수 있다. 방풍, 방수 소재와 동일한 효과를 내는 것이다.

라잇루트가 만든 '텍스닉' 소재는 아웃도어 의류에 주로 사용된다. 라잇루트는 텍스닉 소재를 활용한 여성 의류 브랜드 '로어(LOEUR)'도 론칭했다. 일반적인 폴리에스터 소재보다 방풍 및 방수 기능이 뛰어나다는 강점을 살려 레인코트의 일종인 트렌치코트와 같은 아이템을 전개한다.
*라잇루트 '로어' 트렌치코트


구 대표는 "라잇루트는 오랫동안 패션 디자이너들을 연결해주는 플랫폼 사업을 해오다 폐분리막이 버려진다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피봇을 해 새로운 아이템을 창업한 창업했다"면서 "폐분리막이 열에 굉장히 민감한 소재라 이걸 원단에 접착하는 과정에서 방풍, 방수 기능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은 데 이러한 기술력을 가지고 새로운 소재를 발견해냈다는 점에서 혁신적인 회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라잇루트의 기술은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2'에서 웨어러블기술분야 혁신상을 받기도 했다.

라잇루트는 텍스닉 소재 외에도 폐패트병 재활용을 통해 친환경 소재를 개발해 아주대병원, LH한국토지공사, GS글로벌 등에서 사용하는 작업복, 형광조끼 등을 공급하기도 했다.

구 대표는 "2차전지가 성장하는 산업이라는 점에서 앞으로도 폐분리막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는 점에서 라잇루트가 환경 면에서 기여하는 바가 점차 중요해질 것이다"고 덧붙였다.

구 대표는 올해 ESG펀드를 활용해 긍정적 가치를 창출해내는 기업을 찾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펀드가 결성된 지 2개월이 막 지난 상황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ESG 관련 투자 기회를 발굴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구 대표는 "펀드를 통해 투자를 한 이후에는 사실 오너십을 가지고 얼마나 ESG 경영을 잘 실천해나가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모든 포트폴리오사에게 ESG경영을 해야 한다고 매번 이야기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말 ESG에 대해 잘 알고 실천할 의지가 있는 기업을 찾아 투자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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