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 부동산팀을 움직이는 사람들]부동산금융 사회 첫발, 기업위기대응 최일선 '수장'①박영우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전기룡 기자공개 2023-03-23 09:58:16
[편집자주]
대형 로펌들은 부동산 PF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말 새롭게 TFT를 발족했다. 고금리 기조로 대형 건설사마저 휘청이자 전문적인 대응 방안을 찾는 게 필요했다. 기존 조직만으론 새롭게 불거진 리스크의 법률자문을 제공하기 힘들다고 봤다. 이에 맞춰 부동산·금융·구조조정 등 각분야의 핵심 인력을 한데 모았다. 더벨은 주요 로펌 TFT 대표자들을 만나 부동산 법률자문의 현 상황과 앞으로의 전망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0일 15: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법무법인 화우는 8대 로펌 가운데 신생으로 통한다. 각각 송무와 자문에 역량을 지녔던 화백, 우방이 손을 잡아 2003년 본격적인 새 시작을 알렸다. 이후에는 '김·신·유'의 합류로 몸집을 키웠다. 오랜 기간 화우가 '젊지만 강한 로펌'이라는 말을 전면에 내세웠던 배경이다.신생이지만 '맨파워'를 바탕으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했다. 그 중에는 화우에 합류한 이래 줄곧 부동산금융 파트에서 업력 쌓은 박영우 변호사(연수원 32기·사진)가 있다. 현재는 부동산금융팀장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최근 박 변호사는 새로운 중책도 맡았다. 지난해 8월 출범한 태스크포스팀(TFT) 조직인 '기업위기대응팀'의 팀장직이다. 박 변호사를 필두로 부동산금융팀 외에도 건설그룹과 자문그룹 등 다양한 소속의 전문인력들이 모여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
◇부동산금융팀, 에너지·인프라 이어 항공기·선박금융까지 저변 확대
박 변호사는 대전 보문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한 후 2006년 화우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인물이다. 주니어 변호사 시절부터 부동산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업무를 주로 맡았다. 박 변호사 스스로도 부동산금융에 대한 자문 업무를 원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박 변호사는 "부동산 디벨로퍼 전문과정은 서울 시내의 개발사업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수익률은 어떻게 책정하는지 등을 공부할 수 있었던 시간"이라며 "화우에 입사한 이후에도 꾸준히 관심이 갔던 분야였기에 진로를 부동산금융으로 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현 자본시장법)이 2004년 도입된 덕에 부동산금융팀도 빠르게 성장했다. 업무 범위를 △매입 △운용 △매각·청산△재개발·재건축 △신탁일반 △해외부동산투자·거래 △소송중재 분쟁업무 등까지 넓혔다. 사실상 여타 로펌의 대체투자팀의 업무까지 아우르는 구조다.
부동산금융팀은 박 변호사 체제에서 다시 한 번 퀀텀점프를 노리고 있다. 2019년 맥쿼리캐피탈코리아에서 파견근무를 마치고 복귀한 사공대 변호사(변시 2회)에게 에너지·인프라 업무를 맡긴 게 대표적이다. 맥쿼리그룹은 에너지·인프라 영역의 선도 자문사이자 투자사로 통한다.
사공 변호사의 노력 덕분인지 현재 화우는 맥쿼리그룹의 주요 로펌 명단 중 한 곳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항공기나 선박금융으로의 저변 확대도 계획 중이다. 지난해에는 항공기금융 분야의 전문가인 손혜경 변호사(외국)을 영업하기도 했다.
박 변호사는 "이름이 부동산금융팀이지만 전통적인 부동산 업무부터 시작해 에너지·인프라 등 다양한 영역을 아우를 수 있는 조직으로 거듭날 계획"이라며 "국토교통부와 대형 건설사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의 고문을 영입하는 방식 등을 통해 전문성을 높이려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모타워', 매도인·매수인 윈윈 이끌어낸 성공 사례
박 변호사는 인상 깊었던 딜로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이뤄진 콘도미니엄 개발사업인 '378웨스트엔드 애비뉴'을 꼽았다. 다수의 국내 금융기관이 주축이 돼 진행했던 사업이다. 당시 박 변호사는 국내 투자사를 대리해 법률자문을 제공했다.
사업은 2018년 현지 부동산을 매입하면서 본격화됐다. 18층 규모의 콘도미니엄을 58가구 규모로 리모델링했다. 한 층에 3~4가구씩만 배치하는 고급화 전략이 적용됐다. 공사 끝에 시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은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창이던 2021년 중순이다.
코로나19로 분양 열기가 사그라졌던 시기였지만 378웨스트앤드 애비뉴만은 순조롭게 분양을 마쳤다. 박 변호사도 미국 현지로 출장길에 올라 사업 종주를 도왔다. 현장 실사를 진행하는 것부터 시행와 시공사를 선정하는 것까지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부분이 거의 없다.
박 변호사는 "부동산 경기 위축에도 순조롭게 개발과 분양을 마쳤던 사업"이라며 "현지 현장에 방문해 사업 파트너로서 자문과 지원을 맡아 거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꼈다"고 전했다.
지난해 초 키움자산운용을 대리해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왕십리 코스모타워'를 매각한 인물도 박 변호사다. 코스모타워는 지하 6층~지상 14층, 연면적 2만502㎡ 규모의 오피스 빌딩이다. 당초 키움자산운용이 2015년 제이알투자운용으로부터 695억원에 인수했던 오피스 빌딩이기도 하다.
인수전에는 교원공제회를 비롯해 다수의 운용사들이 참여했다. 접전 끝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따낸 건 매입가 전액을 현금으로 지불하겠다고 밝힌 교원공제회다. 덕분에 키움자산운용도 업황이 부진해지기 전에 안정적으로 엑시트에 성공할 수 있었다.
박 변호사는 당시를 매도인과 매수인 모두의 이익을 도모할 수 있었던 딜이라고 회상했다. 그는 "매각 자문사 지위에서 매도인 자문을 하면서도 매수인에게 소유권이 원활히 이전되도록 법률자문을 제공했다"며 "양측이 윈윈할 수 있도록 원만한 자문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기억에 남는다"고 소회를 밝혔다.
화우도 박 변호사가 그간 쌓은 수많은 프랙티스를 근거로 기업위기대응팀의 팀장직이라는 중책을 맡겼다. 기업위기대응팀은 경기와 금리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업황에 대응하고자 부동산금융팀과 건설그룹, 자문그룹이 한 데 모인 게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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