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5월 25일 08: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너무 힘든 한해였지만 죽지 않고 살아났다."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지난 2월 진행된 2022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한 말이다. 게임하면서 돈도 벌 수 있는 플레이투언(P2E)의 대표주자였으나 가상자산 '위믹스'의 국내 거래소 상장폐지로 위기를 겪었던 그는 올해 블록체인, 게임, 중국 사업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하지만 시련은 혼자 오지 않는다고 했던가. 올해는 정치권발 일명 '코인게이트'로 인해 P2E 시장이 더 얼어붙을 상황이다. 게임·블록체인 업계에선 사건 사고가 연발인 P2E 게임사들을 둘러싸고 "고사라도 지내야 하는 거 아니냐", "사옥 터가 안 좋은가"라며 웃픈(?) 소리가 나온다고 한다.
정치적 이슈가 되다보니 첨예한 정파갈등으로 분위기가 달아오르면서 보도도 과열됐다. 마케팅 프로모션 개념인 '에어드랍'을 오해해 공짜돈이나 로비자금으로 치부하고 유동성공급자(LP)에 대한 몰이해로 배당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 쓴 웃음이 나온다.
이때다 싶어 자신의 입지와 발언권을 강화하려는 잡상인들이 튀어나오고 고소전으로 치달으면서 혼전 양상이다. 가상자산 커뮤니티 몇몇 곳만 둘러봐도 곡해된 보도와 정치인들의 발언 등을 공유하며 한숨 쉬는 광경을 자주 볼 수 있다. 지난해 크립토 윈터로 냉각됐다 이제 좀 풀리는 듯한 가상자산 시장이 다시 경색될까봐 우려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이번 일로 인해 P2E뿐만 아니라 국내 가상자산 업계 대부분이 사정권에 들어왔다. 대체불가토큰(NFT), 블록체인 등 가상자산 관련 규제나 업권법에 대한 의견을 전달하기도 조심스럽다고 한다.
솔직히 이번 건은 김남국 국회의원이 아닌 누굴 대입해도 본질은 하나다. 가상자산 제도의 미비다. 미공개정보 활용 규제가 없고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항목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그간 게임·블록체인 시장 관계자들은 업권법 미흡으로 인한 문제점을 수십여 차례 지적했으나 법제화는 더뎠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부랴부랴 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으니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지만 그나마 다행이다.
개인적으로 '검은돈'이란 말은 틀렸다고 생각한다. 돈은 검거나 희지 않다. 그걸 둘러싼 이들의 마음이 검거나 흰 거지. 가상자산이나 금융상품을 둘러싼 사건 사고도 마찬가지다. 시장은 욕망을 동력원으로 움직인다. 감독이 소홀한 신종자산이 나타나면 그 취약점을 파고드는 손길이 있기 마련이다. 막을 수 있었지만 막지 못했다. 결국 미흡한 제도가 불러온 사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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