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샌드박스 통과 못한 '택시 배송' 딜리버리티 파산 3년전 AC 컴퍼니에이·SID파트너스 시드 투자…최종 심의 세차례 무산, 펀딩 실패
김진현 기자공개 2023-11-06 08:26:16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2일 14시4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택시 배송' 사업을 하려던 딜리버리티가 결국 파산했다. 해외에서는 택시를 통해 화물을 운송하는 유사한 스타트업 서비스가 존재하지만 국내에선 이러한 사업 자체가 규제로 인해 불가능했기 때문에 추가 투자 유치를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2일 모험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최근 딜리버리티의 파산을 선고했다. 딜리버리티는 2018년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택시를 활용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아이템으로 모험자본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딜리버리티는 초기에는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라 20kg 미만, 4만㎥ 이하 물건이 화물로 취급되지 않는다는 틈새시장을 노렸으나, 서울시 등에서 행정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공식적으로 규제샌드박스 절차를 밟기로 했다.
딜리버리티는 2019년 4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규제샌드박스를 접수한 후 2년간 차례나 최종 심의까지 갔으나, 결국 규제샌드박스를 통과하지 못했다. 지난해 6월 규제샌드박스 최종 심의 탈락 후 사실상 폐업 절차를 밟은 것으로 전해진다. 용달협회, 퀵서비스협회 등 기존 물류사업자들과의 충돌이 규제샌드박스 문턱을 넘지 못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딜리버리티가 샌드박스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한때 택시를 활용한 배송 서비스를 검토했던 카카오모빌리티도 화물운송서비스 카카오T퀵을 별도로 출시하며 사업 방향을 튼 상태다.
개인 택시 기사 외에 택시회사들의 의견을 한 데 모으지 못했던 것도 딜리버리티의 파산 배경으로 풀이된다. 딜리버리티는 개인택시 종사자 모임인 전국모범운전자연합회, 서울개인택시지부 등과 손을 잡았으나 택시회사 확보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택시회사 입장에선 택시배송이라는 신사업이 대형 택시 플랫폼 카카오T, 우티 등이 제공할 수 있는 혜택보다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공차 시간에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도 택시 기사들에게 심리적 저항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 기존 투자 유치금을 모두 소진하면서 신규 자금 유치에도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딜리버리티의 규제 샌드박스 통과 가능성을 점쳤던 모험자본의 투자금도 이번 파산으로 회수에 난항을 겪게 됐다. 딜리버리티는 2020년 액셀러레이터 컴퍼니에이, SID파트너스 외에도 기술보증기금 매칭 등을 통해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남승미 딜리버리티 대표는 지난달 18일 파산 신고를 접수했다. 같은 달 21일 심문을 통해 31일 최종 파산 선고 결정이 내려졌다. 주요 채권단은 우리은행, 기술보증기금, 중소기업은행 등이다.
향후 파산 법인의 재산에 대해 채권조사를 거쳐 현금화, 변제, 파산 채권 배당 등을 진행하게 된다. 오는 29일 채권자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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