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11월 23일 07시40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투자 포트폴리오 관리는 최고재무책임자(CFO) 관할이다. 다만 보험사는 좀 다르다. CFO가 경영기획과 전략, 경영관리 업무를 하고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 및 운용은 최고투자책임자(CIO)의 손에서 이뤄진다.보험사는 고객 보험료를 받아 운용해 얻는 이익이 주요 수입원 중 하나다. 그래서 재무총괄 임원과 투자담당 임원이 별도의 C레벨로 존재한다. 누가 누구 위에 있는 게 아니라 거의 비슷한 위치에서 공존한다.
그렇기에 재무와 기획, 관리를 총괄하는 CFO와 보험사 자산의 90% 가량을 굴리는 CIO 사이는 미묘할 수밖에 없다. 후선에서 돈을 관리하는 사람과 일선에서 돈을 굴리는 사람, 지향하는 바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보험사는 보험계약을 선별, 위험관리를 통해 얻는 이익(보험손익)과 자산운용 이익(투자손익)이 양대 축이다. 작년부터 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운용자산의 절반가량을 장기채권으로 두고 있던 보험사들은 평가손실이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최고경영자가 안전경영보다 수익성을 더 중시한다면 CIO가 좀 더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설 공산이 크다. CFO는 후선에서 자금 조달과 재무기획, 관리 등의 백오피스 업무에 충실한다.
반대의 경우에는 CFO가 관리에 좀 더 초점을 맞춘다. CIO가 너무 고수익 고위험 투자에 나서는 것을 통제하려 한다. 이 역할을 하는 또 다른 C레벨 임원이 위험관리책임자(CRO)다. CRO는 보험계약의 위험도를 파악하고 통제하는 것은 물론 자산관리와 투자업무의 리스크 관리도 담당한다.
상당수 보험사들은 CRO가 CFO 산하에 있다. CRO는 특정자산의 투자한도를 설정하고 고수익 자산 비중을 조절하며 수익률 대비 리스크를 따져 가이드라인을 세운다. CIO가 자산운용 사업의 일선(프론트)에 서있다면 CRO는 후선(백오피스)에서 대척점에 있다.
큰 틀에서 재무와 기획을 담당하는 CFO, 재무적 자산을 굴려 수익을 내는 CIO, 이를 후선에서 컨트롤하는 CRO. 보험사의 투자 거버넌스는 이 삼각구도를 통해 서로 견제와 균형을 이룬다.
이를 통해 안 사실은 CFO뿐만 아니라 이를 둘러싼 C레벨 임원간의 관계구도 역시 집중해서 봐야할 부분이란 점이다. 이는 결국 지배구조로 이어진다. CFO를 보면서 거버넌스도 같이 봐야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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