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12월 04일 07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전 국민에 가장 큰 관심을 받은 이슈로는 2030 엑스포 개최지 선정이 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파리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진행된 2030년 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 결과 부산은 29표를 얻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119표)에 밀렸다.엑스포 유치가 무산된 뒤 패배의 이유, 원인을 분석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 엑스포 유치 불발을 자양분으로 활용하기 위한 냉정한 복기는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그 과정에서 사력을 다해 뛰었던 기업인들에게는 화살이 돌아가지 않기를 바란다.
재계에서 엑스포 유치를 가장 간절히 바랐던 곳이 있다면 아마도 SK그룹일 것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작년 5월 민간유치위원장을 맡았다. 그 후 70만km, 지구 둘레로 약 17바퀴에 해당하는 거리를 오갔다.
최 회장은 올 6월에는 발목 부상을 입은 상태에서 목발을 짚고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이런 물리적, 신체적 부담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뛰었다. 최 회장이 보여준 행보들은 그가 분명 부산 엑스포에 '진심'이었다는 결론으로 귀결된다.
간과해서는 안 되는 사실은 최 회장은 말 그대로 민간유치위원장이다. 그의 본업은 '오너 경영자'이다.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온 등 굵직한 글로벌 대기업들이 포함된 그룹을 이끄는 수장이다. 엑스포를 유치하는 건 그에게 업무 외에 주어진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 회장, SK그룹 계열사 임직원들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인간이라면, 그리고 어떤 조직이건 승부욕이 있는 만큼 아쉬울 수는 있겠지만 죄스러운 감정을 스스로가 갖거나 요구받는 것은 과도하다고 본다.
한국이 엑스포 유치전에 뒤늦게 뛰어들고도 기대감을 갖고 분투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부산이라는 도시의 매력과 강점, 국가경쟁력 등 여러 요인들이 있겠지만 자기 일인 것처럼 총력을 다해 뛰어줄 우리나라의 든든한 글로벌 대기업들이 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이번 엑스포 유치 과정에서 SK그룹뿐 아니라 4대그룹에 속하는 삼성그룹, LG그룹, 현대차그룹 모두 국내외 곳곳에서 지원사격을 했다. 이재용 회장, 구광모 회장, 정의선 회장 모두 분투했다. 이들 외에도 수많은 기업인들이 힘을 보탰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소란했던 엑스포 유치전이 지난 지금 최소한 기업인들에 대해서는 격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SK그룹도 좌절의 분위기를 키울 시간이 없다. 분초를 다투는 글로벌 경제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경영 상황을 다시 다잡아야 한다.
이는 SK그룹, 최 회장만의 얘기는 아니다. 2030 엑스포 유치전은 하나의 소실점을 통과했을 뿐이다. 이와 유사한 글로벌 이벤트는 앞으로도 있다. 또 다른 과제들은 계속 찾아오고 그때마다 한국경제의 든든한 선봉부대인 재계는 숙명처럼 역할을 요구받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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