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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두달새 3배 뛴 자람테크놀로지, 반도체 팹리스 '존재감'이틀 연속 상한가, 사측 "작년 계약 물량만으로 올해 흑자 전환 유력"

성상우 기자공개 2024-03-18 07:56:02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3일 15:3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자람테크놀로지는 이달 코스닥에서 가장 핫한 종목 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이제 막 중순으로 접어들었지만 그 사이 주가는 4만1000원대에서 8만3000원대로 2배를 넘어섰죠. 단 8거래일 만에 일어난 일입니다.

지난해까지는 줄곧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이어온 곳이라 올해 반등세에 더 눈길이 갑니다. 지난해 연말 주가는 상장 이후 최저 수준인 2만2000원대까지 내려가기도 했죠. 그러던 주가가 올해로 들어섬과 동시에 거짓말처럼 반등세로 돌아섰습니다. 1월초 주가인 2만7000원대를 기준으로 하면 2개월 남짓 만에 주가가 3배 뛴 셈입니다.

1월 말부턴 거래량도 꾸준히 터져주는 모습입니다. 25일 올해 들어 처음으로 100만주 단위의 거래량이 나온 것을 시작으로 2월 13일 126만주, 21일 110만주, 23일 240만주 거래량이 연달아 나왔습니다. 이번 달엔 8거래일동안 200만주 이상 거래량만 네 번이 나왔네요. 이 기간 20%대 상승률 두 번, 상한가 두 번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지난 11일부터 이어 온 연속 상한가 행진이 눈에 띕니다. 오늘(13일) 역시 장 초반 상한선인 29.9%를 터치하기도 했죠. 오후 들어선 3%대로 어느 정도 조정됐지만 말입니다. 이날을 기점으로 다시 조정 국면을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최근 주가 상승세가 폭발적이었던 건 사실입니다.


◇Industry & Event

자람테크놀로지는 통신반도체 팹리스(Fabless) 기업입니다. 통신 반도체 칩을 설계만 하고 제조하지 않는 사업이죠. 특히 직접 설계 및 개발한 통신반도체 XGSPON칩을 2020년도에 출시하면서 주목을 받은 바 있습니다.

2000년도에 설립된 자람테크놀로지는 그동안 몇 번의 사업 영역 변경을 거쳤습니다. 초창기엔 반도체 설계자산(Intellectual Property) 사업과 디지털 신호 처리 프로세서 설계을 영위하다가 2015년에 1Gbps 속도 지원 폰스틱(PON Stick)을 개발했죠. 그러다 2017년에 라이트웍스(광통신 부품사)를 흡수합병하면서 통신용 반도체 사업에 본격 발을 들였습니다.

2019년에 작동 속도 10Gbps의 PON 시스템온칩(SoC)을 개발했고 2020년엔 PON 칩을 광트랜시버와 결합한 스틱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전력 소모를 국제 표준(2W) 대비 낮은 0.9W로 구현하면서 인텔, 브로드컴 등 글로벌 경쟁사 대비 앞서는 저전력 기술과 가격 경쟁력을 보유했다는 평가도 나오죠. 지난해 해외 광부품 통신 장비 기업 H사와 10Gbps SPON 반도체 대규모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시장에서 다시 한번 회자되기도 했습니다.


상한가 행진을 포함한 최근의 주가 상승세는 국내에서 개발된 ‘뉴로모픽 컴퓨팅’ 기술과 연관이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뉴모로팅 컴퓨팅은 뇌의 신경세포와 그 연결을 모방한 회로를 사용해 전통적인 컴퓨팅시스템보다 에너질 효율을 높여 데이터를 처리하는 방식입니다.

앞서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한 연구팀이 개발한 초저전력 AI 반도체 ‘상보형-트랜스포머’ 개발과정에서 이 기술을 활용했다고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죠. 자람테크놀로지는 현재 뉴로모픽 컴퓨팅과 관련한 국책과제를 수행 중입니다. 다양한 온디바이스 AI에 적용시키기 위한 단계인 듯합니다.

국내 증시에선 반도체 관련 업체 중 뉴로모픽 관련주 전반에 관심이 쏠리는 양상입니다. 자람테크놀로지 뿐만 아니라 에이직랜드, 앤씨앤, 네패스아크, 오픈엣지테크놀로지 등이 올해 들어 함께 수혜주로 거론되며 주가 상승기를 맞고 있죠.

◇Market View

시장의 뷰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우선 시기마다 꾸준히 증권가 리포트가 나오는 걸로 봐선 증시 내 관심도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되고 있는 듯합니다. 주요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치를 봐도 준수한 수치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내 증권사들은 자람테크놀로지가 국내 유일의 RISC-V 기반 팹리스 업체라는 점에 초점을 두고 있네요. RISC-V 지난 2010년 미국 UC버클리대학교에서 개발이 시작된 반도체 설계 기술입니다. 관련 협회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퀄컴, 삼성전자 등 글로벌 굴지의 대기업들이 속해있죠. ‘반도체의 리눅스’라 불리며 향후 각 산업군의 반도체 생태계를 빠르게 대체할 것으로 보이는 영역입니다.

현대차증권도 RISC-V 기반의 SoC의 적용처 확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올해 흑자 전환에 이어 내년엔 양산매출 본격화에 따른 실적 개선세가 가팔라질 것이란 관측입니다.

IBK투자증권 역시 최근 보고서에서 RISC-V를 키워드로 뽑았습니다. RISC-V 설계 자산을 축적하고 관련 경험을 보유한 기업들에 대한 시장 평가가 높아지는 추세에서 자람테크놀로지의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죠.

한국투자증권은 자람테크놀로지가 올해부터 본격 성장 궤도에 접어들 것으로 봤습니다. 지난해엔 계약 체결에 집중했다면 올해부턴 XGSPON 시장이 개화기를 맞고 있는 만큼 레퍼런스와 가격 경쟁력·기술 내재화 등 강점을 기반으로 통신 사업자 및 장비 업체와 장기 공급 체제로 들어설 것이란 전망이죠.



◇Keyman & Comments

자람테크놀로지의 키맨으로는 백준현 대표와 서인식 사업총괄 사장을 꼽을 수 있습니다. 백 대표는 현대전자산업(구 LG반도체)을 거쳐 2000년도에 자람테크놀로지 연구소장으로 합류했고 2005년부터는 대표이사를 맡아 회사를 이끌어오고 있습니다.

서 사장은 삼성전자와 KT를 거쳤습니다. 2006년부터 라이트웍스 대표를 맡고 있었는데 2017년 자람테크놀로지에 인수되면서 경영진에 같이 합류하게 됐죠. 이때부터 백준현 대표·서인식 사장 체제가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습니다.

사실 두 사람 인연은 더 오래됐습니다. 두 사람 다 1969년생으로 동갑에 고려대학교 전자공학과를 같이 나왔죠. 전자공학 석사 과정 역시 동 대학원에서 같이 거쳤습니다.

더벨은 자람테크놀로지 측 임원과 전화 연결을 시도했지만 닿지 못했습니다. 대신 서면으로나마 최근 주가 추이 및 사업 현황에 대한 약간의 입장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상장 이후 주가가 한번도 공모가 아래로 떨어지지 않을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 회사 측은 “회사의 반도체 칩 설계능력에 대해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가졌다고 인정해주는 것 같다”면서 “AI반도체나 차량용 반도체 등 확장성이 큰 RISC-V 설계 기술과 지난해 글로벌 대형 고객사들과 맺은 공급 계약건들이 시장에서 좋게 평가되는 것 같다”고 코멘트했습니다.

지난해 적자 전환 배경과 올해 이후 실적 전망에 대해선 “지난해 반도체와 통신 두가지 전방산업이 모두 어려운 시기여서 목표 매출을 달성하지 못했다”면서 “올해의 경우 작년에 확보한 계약 물량만으로도 큰 폭 성장 및 흑자 전환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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