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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어드바이저 수익률 산출 수수료 '논란' 하나펀드서비스 부과 앞두고 업계 '불합리' 주장

이돈섭 기자공개 2024-04-11 08:19:16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5일 10:25 theWM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펀드서비스가 조만간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RATB·Robo Advisor Testbed) 수익률 산출 업무를 유료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 업체들의 저항감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도입한 RATB 제도 운영을 민간 업체가 대신한다고 해서 수수료 부과를 합리화할 수는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펀드서비스는 지난해 말 한국예탁결제원의 RATB 수익률 산출 업무 전체를 이관받았다. 예탁결제원이 과거 일련의 사모펀드 사태 이후 펀드 사무관리 업무의 민간 환원을 결정했고, 이에 따라 RATB 수익률 산출 업무도 지속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면서 민간 펀드 사무관리업체를 모색해 온 결과다.

예탁결제원은 RATB의 정책적 성격 등을 고려해 그간 관련 수익률 산출에 따른 비용을 사업자 측에 부과하지 않았다. 하나펀드서비스도 'RATB 수익률 산출업무를 위한 협약서' 상에 수익률 산출 업무수행기간을 연장하는 경우 수수료 지급이 필요할 순 있어도 기본적으로 별도 수수료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로보어드바이저 업계에선 하나펀드서비스가 민간기업인 만큼 RATB 수익률 산출에 들어가는 제반 비용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 지난해 말 하나펀드서비스가 개최한 로보어드바이저 사업자 대상 업무 설명회에서 향후 수수료 산출 업무 유료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언급들이 오갔다.

당시 하나펀드서비스 측은 로보어드바이저 업체에 각 알고리즘당 수수료를 매길지, 각 계좌당 수수료를 부과할지 정하지 못한 상태이지만 현재 진행 중인 제22차 RATB가 끝나는 올 상반기 말까지 입장을 확정해 안내를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하나펀드서비스 측이 상정한 수수료 금액은 연 10만원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개별 업체들은 수수료 금액의 절대규모와 상관 없이 제도의 성격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선 RATB 운영 자체를 안 하는 곳들도 적지 않은데, 우리나라에서는 정책적 판단에 따라 RATB 운영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으면서 "이를 유료화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RATB 제도는 2016년 금융위원회가 도입해 올해로 8년째 운영하고 있다. 개별 업체들이 개발한 알고리즘이 사전심사와 본심사, 최종심의 등의 과정을 거쳐 RATB를 완전히 통과하면 해당 알고리즘 기반의 자문 및 일임 서비스로 발전시킬 수 있게 했다. 현재 RATB 절차 전반은 코스콤 내 별도 전문조직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현재는 RATB 신청 과정에서 계좌 개설 등 초기 절차를 밟을 때 알고리즘 당 50만원의 심사 수수료를 코스콤에 납부하게 된다. 향후 하나펀드서비스가 RATB 수익률 산출 수수료를 요구하면 RATB 참여 업체는 예탁금과 함께 해당 수수료도 함께 지불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없던 비용을 내는 만큼 심리적 저항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하나펀드서비스 측은 아직 결정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입장이다. 하나펀드서비스 관계자는 "RATB 수익률 산출 업무를 5개월여간 해오면서 이제 수수료 부과에 대한 논의를 내부적으로 시작하는 단계"라며 "지금 시점에서 정확한 부과 기준이라든지 부과 시점 등에 대해서는 외부에 공표하기 조심스럽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해 퇴직연금 시장 내 일임형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규제 샌드박스 상정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각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은 코스콤 테스트베드에 참여해 알고리즘 심사 절차를 통과하면 해당 알고리즘을 퇴직연금 일임 상품으로 출시할 수 있게 한다는 내용이다. 현재 심사 절차를 밟고 있는 알고리즘은 187개다.

그간 매회 RATB에 참여한 알고리즘은 수십 개 정도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신청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한 셈이다. 그만큼 퇴직연금 적립금 일임에 대한 관심도가 크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로보어드바이저 퇴직연금 일임 정책이 자리 잡으면 RATB 수익률 산출 업무 규모가 더 커질 수 있어 첫 단추가 중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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