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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최대수출' KG모빌리티의 투자 [thebell note]

이호준 기자공개 2024-05-10 11:06:01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9일 07: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 업계에서 KG모빌리티는 대규모 투자가 우선 요구되는 기업으로 꼽힌다. 신차 개발을 위한 투자 혹은 경쟁사들과 비교해 더딘 전동화 사업에 관한 투자 등. 여러 차례의 손바뀜과 법정관리의 역사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알 만한 부분이다.

그런데 곽재선 KG모빌리티 대표이사 회장은 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최근 통화를 하며 준비된 투자 계획이 있는지를 물었더니 "투자는 충분히 다 했고, 신규 투자가 정답이 되는 상황도 아니다"라고 했다.

안 그래도 돈 넣어야 할 곳이 많아 보이는데 왜 이런 말을 했을까. 자본집약적 산업에서 나올 말로는 아이러니지만 처한 상황을 보면 곱씹어볼 만한 답이다.

KG모빌리티의 마지막 신차는 2022년 7월 신형 토레스 출시였다. 해가 두 번 바뀌었으니 신형이라는 표현이 더는 어울리지 않는다. 차량 전동화 추세에도 빠르게 올라타지 못하면서 친환경차 포트폴리오(코란도 이모션·토레스 EVX)는 두 개 뿐이다.

다만 KG모빌리티의 올해 1분기 보유 현금은 2080억원(단기금융상품 포함)에 그친다. 최근 영업이익 흑자를 이어가고 있으나 부지 확보 등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신차 개발은 물론 생산능력 확대에 과감히 방점을 찍기 아직 어려운 상황이다.

이래도 저래도 걱정을 비껴갈 수 없는 처지다. 다만 이 회사 이래도 괜찮을까 하는 우려가 무색하게 올해 1분기 수출 물량(1만7114대)이 2014년 1분기 이후 10년 만에 최대치를 찍었다. 당연히 이런 성과는 저절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먹는 것처럼 현지 조립생산(KD) 사업에 무게를 실은 덕이다. KD 사업은 자동차를 부품이나 반조립 형태로 수출한 뒤 현지 업체를 통해 조립하고 판매하는 방식이다. 공장 건설 비용을 해외 업체에 전가해 비용 부담이 덜하다.

그만큼 투자금도 줄어 해외 진출에 용이하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베트남, 멕시코 등에서도 KD 사업을 모색 중이다. 또한 아프리카와 독립국가연합(CIS) 등에서는 토레스 론칭·시승 행사를 열며 적극적인 글로벌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결국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의 결과물을 잘 내고 있는 셈이다. 곽 회장은 끝으로 "나도 사실 KG모빌리티에서 월급 받는 직장인"이라며 "(흑자 전환은) 뼈를 갈아 넣은 결과"라고 했다. 직장인 곽재선의 의지와 판단이 어떤 회사를 만들지 계속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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