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er Match Up/태광 vs 성광벤드]마진 꺾인 태광, '현상유지' 성광벤드①이종산업 영위 자회사 유무에 갈려, 본업 성장 둔화 흐름은 동일
김소라 기자공개 2025-02-18 14:03:11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2일 07시06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주요 플랜트 기자재 생산업체 '태광'과 '성광벤드'는 최근 수익성이 역전됐다. 앞서 마진 우위에 있던 태광이 큰 폭으로 내려 앉았고 반면 성광벤드는 현상 유지하며 결과가 사뭇 다르게 나타났다. 이익 확보 작업에서 태광이 평년과 달리 고전했음을 알 수 있다.세부적으로 보면 종속법인의 부진이 당락을 갈랐다. 현재 여러 자회사를 거느리며 이종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태광이 산업 변동성에 더 크게 영향을 받은 모습이다. 2차전지 장비 부문을 산하 법인을 통해 추진 중이다. 동 법인의 마진율이 근래 눈에 띄게 위축되며 태광 수익성 확보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태광은 영업이익률 유지 작업에 고전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가파른 상승 흐름을 보였던 마진율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년 3분기 말 연결 영업이익률은 직전년도 대비 6%포인트 이상 내린 12.2%를 기록했다. 원가구조가 다소 악화된 상황이다.
◇2차전지 자회사 부진 충격파 흡수, 투자성과 '아직'

연결 법인의 영업 둔화 영향이 컸다. 2차전지 장비 제조 사업을 영위하는 '에이치와이티씨' 손익 기여도가 당해 크게 위축됐다. 매출 자체가 쪼그라들었고 원가율 부담이 고조되며 영업이익 확보분이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3분기 에이치와이티씨 연결 영업이익률은 1%에 채 못 미쳤다. 1년 새 8%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사업 다각화를 위해 추진한 인수합병(M&A) 작업이 마진 면에서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태광은 2021년 초 에이치와이티씨 지분 50.81%를 신규 확보하며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 과정에 약 350억원을 투입했다. 다만 이듬해 코스닥 시장 기업공개(IPO)를 진행하며 이와 맞먹는 자금을 다시 보충했다.
에이치와이티씨는 이후 수익성이 들쭉날쭉 한 흐름을 보여왔다. 인수 직후 연결 영업이익은 70% 이상 감소, 둔화세로 전환됐다. 이듬해 다시 회복 추이를 보였지만 이를 계속 유지하지 못했다. 2차전지 시장 수요 부진으로 신규 수주 확보 등에 어려움을 겪은 탓이다. 결과적으로 이는 태광 연결 마진 개선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플랜트 업황 자체가 위축된 영향도 있었다. 태광은 지난해 수주 지연으로 인해 매출 인식이 둔화됐다. 기준 금리 인상 흐름이 지속되며 고객사인 설계·조달·시공(EPC) 업체들의 파이낸싱 부담이 커진 탓이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신규 수출을 제한한 정책도 한몫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별도 손익이 쪼그라들었다.
◇성광벤드, 단일 사업 영위 덕 업황 변동성 최소화
반면 성광벤드는 비교적 마진 유지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3분기 말 연결 영업이익률은 직전년도 온기 수치와 비슷한 수준인 17.2%를 기록했다. 운송보관료 증가 등으로 분기 누적 판매관리비는 직전년도 대비 늘었으나 원가를 평년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마진 변동을 최소화했다. 중동 지역 내 플랜트 투자 확대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현재 성광벤드는 플랜트 기자재 단일 사업을 영위하며 불확실성을 제어하고 있다. 종속법인으로 마찬가지로 관 이음쇠 제조 사업을 영위하는 '화진피에프'만 단일하게 거느리고 있다. 앞서 2014년 당시 비지배지분 35.57%를 추가 취득하며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주식을 전량 보유하고 있다. 화진피에프는 당해 순익이 다소 위축됐으나 여전히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다만 성장 속도만 따지면 성광벤드 역시 주춤한 상태다. 2022년 연결 영업이익률이 기존 마이너스에서 11% 수준까지 크게 뛰어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마진 개선 작업이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 당시 이러한 마진율 반등은 태광과 성광벤드 양사 모두에서 동일하게 관측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노후화 된 정유석화 플랜트 기자재 정비 수요가 높아진 동시에 LNG 신규 수주가 집중되며 매출이 반등한 것이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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