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3월 20일 07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의 오피스텔 시장은 비정상적이다. 1인 가구 증가로 임대수요가 몰리면서 임대료는 계속 오르는데 매매가격은 침체돼 있다. 디벨로퍼 사이에서는 오피스텔 개발사업이 지역을 가리지 않고 망하는 지름길로 꼽힌다."다수의 오피스텔 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한 금융기관 관계자와 식사 자리에서 나온 이야기다. 그의 설명대로 현재 국내에서 오피스텔 개발은 쉽지 않은 프로젝트다. 취재 과정에서 서울 핵심지 오피스텔 개발사업도 좌초되는 것을 수도 없이 목격했다.
오피스텔 개발사업의 어려움이 임대수요 부족에서 기인한 것은 아니다. KB부동산통계를 보면 서울과 수도권은 물론 5대 광역시와 세종시가 포함된 종합지역의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2022년 1월 이후 3년 넘게 상승세를 지속하는 중이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임대료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임대수요 증가로 인해 공급은 필요한데 이를 매입해줄 투자수요가 부족하다는 의미다.
세법이 문제다. 현행 세법은 오피스텔을 주거용으로 사용할 경우 이를 주택으로 간주해 다주택자 중과세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중과세 대상이 되면 양도소득세는 20~30% 중과되고 8~12%에 달하는 취득세 등을 납부해야 한다. 사실상 오피스텔을 매입하지 말라는 수준이다.
다만 현재는 이들 중과세가 적용되지 않는다. 부동산경기 부양을 위해 정부가 한시적으로 중과세 적용을 유예하고 있다. 그럼에도 세법이 오피스텔 매입수요 부족의 원인일 수밖에 없는 까닭은 '한시적'이라는 표현이 가지는 리스크 때문이다. 언제든 중과세가 다시 적용될 수 있는 리스크가 있는데 오피스텔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늘어날 리 없다.
2월 기준 종합지역 오피스텔의 평균가격은 2억6092만원이다. 임대수익률은 5.29%로 대출을 전혀 일으키지 않고 매입했다고 가정하면 세전으로 한달에 115만원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 정도의 수익을 투기로 간주해 중과세를 부과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
최근 건설부동산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원인은 자금흐름의 문제다. 미분양으로 인해 자금이 유입되지 않으면서 이미 적잖은 시행사와 시공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분명한 수요가 있음에도 세법 리스크로 인해 투자가 억제되고 있는 오피스텔 부동산에 대한 세제 개편은 무엇보다 확실한 경기 부양책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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