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대는 사모대출펀드 시장]'선봉장' 한국·삼성증권, 고금리채권 수요 흡수②국내 채권 대비 비교우위, 고객 맞춤형 전략으로 빠른 성장
황원지 기자공개 2025-05-07 10:34:54
[편집자주]
사모대출펀드(PDF)가 리테일 시장으로 확장하고 있다. 원래 기관들의 전유물이었지만 고금리 환경에 높은 이자수익률이 리테일에서도 인기를 끌면서다. 지난해부터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선두에서 시장을 개척했고 최근 판매사 전반으로도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다. 더벨은 커지는 사모대출펀드 리테일 시장과 각 사별 전략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5일 07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대출펀드(PDF) 판매의 선봉장에 선 건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다. 지난해 막 라인업을 시작한 타사와 달리 재작년부터 발빠르게 해외운용사와 협업하면서 승기를 잡았다. 2~3년 전부터 고금리 채권에 투자해 이익을 본 고객층에서 PDF의 인기가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두 증권사가 리테일 고객에게 접근한 방식은 다소 차이가 있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인컴형 상품을 선호하는 고객을 겨냥해 분배금을 매월 지급하는 월지급식으로 구조를 짰다. 반면 삼성증권은 시장상황을 모니터링하며 추가로 자금을 투입할 수 있도록 추가형, 개방형 구조를 선택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판매고 수천억원대 돌파, 국내 고금리채권 고객 재투자 많아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사모대출펀드에서는 가장 두각을 드러내는 플레이어”라며 “한국증권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을 통해 다수 해외 운용사와 협업해 상품 개수가 가장 많고, 삼성증권은 한번에 규모가 큰 상품을 소화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의 해외 사모대출펀드 리테일 판매고는 약 40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주로 2~3년 전 고금리 시기 채권에 투자했던 고객층이 재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은 2023년 전후로 고금리 회사채를, 삼성증권은 한전채를 많이 팔았는데 이 상품들이 최근 만기를 맞아 환매되는 게 많은 상황”이라며 “수익을 낸 고객들에게 기대수익률이 높은 해외 PDF를 대안 상품으로 제시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금리가 떨어지는 국내 채권과 비교해 비교우위가 있다는 평가다. 현재 시중은행의 예금금리나 증권사의 발행어음 금리는 2~3%대 수준이다. 국내 금리가 해외 대비 약세를 보이면서 회사채의 경우에도 표면금리가 많아야 5~6%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해외 PDF의 경우 아직 8.5~10% 수준의 수익률을 제시한다. 기준이 되는 미국 SOFR(변동)에 중견기업에 대한 직접대출로 위험 스프레드를 4~6% 가중하기 때문이다.

◇‘월지급식’ 한국증권 VS ‘개방형’ 삼성증권
선두에 선 두 증권사의 고객 맞춤 전략은 다소 달랐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상품의 개수와 다양성 측면에서 우위를 가져갔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을 통해 다양한 해외 운용사와 협업하면서다. 또한 대부분 상품을 월지급식으로 구성해 매월 인컴수익을 원하는 고객의 입맛을 맞췄다.
한국투자증권은 2023년 처음으로 국내에 대출담보부증권(CLO) 펀드를 리테일에 공급했다. 그간 기관투자자 대상으로만 투자가 이뤄지던 상품이었으나 칼라일그룹과 협업을 통해 리테일 고객 맞춤으로 상품을 재설계했다. CLO는 해외의 기업담보대출채권을 200~300개 넘게 엮어 하나의 펀드로 만든 상품이다. 23년 9월 1호 펀드를 시작으로 후속 펀드를 꾸준히 출시했다. 올해 1월 5호 펀드 설정에 성공하면서 누적 판매고 1500억원을 돌파했다.
이외에도 골드만삭스, 아폴로, 블랙록, 베어링자산운용과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Business development company) 펀드를 내놓기도 했다. BDC는 미국에서 1980년 벤처기업 투자 확대 목적으로 도입한 제도로 거래소에 상장되는 펀드다.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법인세를 면제받기 때문에 매년 평균 9~10%대의 높은 배당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CLO나 BDC 모두 기업에 대한 대출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사모대출펀드다.
주로 월지급식 상품을 공급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출시한 ‘한국투자글로벌월지급식베어링BPCC’, ‘한국투자글로벌월지급식블랙록BDEBT’ 모두 월지급식으로 설계됐다. 올 2월 내놓은 ‘한국투자글로벌월지급식아폴로ADS’ 또한 월지급식 펀드다.
이는 퇴직으로 인출기에 접어든 고객을 겨냥한 한국투자증권 상품부의 전략 중 하나다. 인출기 고객은 매월 이자를 지급받는 인컴형 상품을 선호한다. 사모대출펀드의 경우 대출에 따른 이자를 매 분기 지급받는데, 이를 매월로 나눠 지급하는 상품 구조를 만든 것이다.
삼성증권의 경우 대부분 사모대출펀드를 추가형이면서 개방형으로 설계했다. 삼성증권이 판매한 ‘KB글로벌슈로더GPE1호’ 펀드나 ‘KB글로벌아폴로ADS1호’의 경우 모두 추가형이면서 개방형이다. 에이리스와 협업한 ‘KB글로벌에이리스1호’도 마찬가지다. 한번에 전체 자금을 투입하기보단 시장상황을 보고 추가로 자금을 넣거나 뺄 수 있도록 했다는 분석이다. 리스크 분산을 원하는 고객의 수요를 맞췄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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